자전거이용활성화법 시행 1년 5개월, 경찰청은 자전거 교통사고가 급증하고 있는데도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자전거와 관련해 도로교통법에 명시된 경찰청의 책임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정보공개 청구를 실시한결과,경찰청은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에는 무대책인 것으로 확인됐다.

‘바퀴 달린 탈 것’

경찰청장은 도로 상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의 모든 위험과 장해를 방지, 제거해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할 책무를 지고 있다.

대표적 것이 △자동차등의 안전운전에 관한 사항 △교통사고의 예방과 처리에 관한 사항 △보행자의 안전한 통행에 관한 사항 △그 밖에 교통안전에 관한 교육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 등이 포함된 교통안전수칙 및 교통안전교육지침을 마련해 보급하도록 한 조항이다.

2006년 6월 작성한 교통안전지침은 자전거에 대한 허술한 인식을 보여준다. 이 지침에 의하면 자전거는 찬밥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이 교통안전지침에는 자전거를 인라인스케이트, 킥보드 등과 같은 범주의 ‘바퀴 달린 탈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횡단보도에서는 보행자에게, 도로에서는 자동차에게 우선 교통권을 내줘야 한다. 자전거 교통사고 발생 책임도 “타는 사람, 자전거 구조, 도로상황 등과 관련되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며 자전거 타는 사람에게 최우선 책임이 있는 것처럼 지도하도록 하고 있다.

더욱이 자전거가 도로교통법상 ‘차’로 분류되어 있는데도 “자전거가 단순히 즐기기 위한 레저수단이 아닌 교통수단이라면 도로를 이용할 수 있다”고 이상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자전거 애호인 이 아무개(경기도 원당, 42)씨는 “현행법상 자전거를 차에 포함시켜놓고 레저수단과 교통수단으로 구분하는 기준이 이해하기 어렵고 자전거 교통사고의 주된 원인이 미흡한 인프라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전거 타는 사람에게 있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사전예방의지도 없어

운전면허 취득 희망자는 ▲운전자로서의 기본예절 ▲도로교통에 관한 법령ㆍ지식 ▲안전운전능력 ▲그 밖에 교통안전의 확보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 등에 대한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고 이는 운전면허시험으로 연결된다.

그렇다면 자전거이용활성화법 제정 후 면허시험에서 자전거 운행 등에 대한 비중은 높아졌을까.

운전면허 필기시험의 경우 문제은행 1,200문항 중 단 10.9%만이 보행자 안전을 포함한 자전거 관련 사항이었고 기능 및 도로주행시험도 횡단보도 일시정지 의무, 보행자 보호의무위반 등에 불과해 자전거 안전 사항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은 자전거이용활성화법 제정 전후~2009년 7월 20일 현재까지 일선 경찰서에 자전거와 관련해 지시한 사항은 전혀 없었고, 자전거 전담부서이나 자전거 전용 교통안전교육시설도 없는 실정이다. 다만 교통안전교육시설의 경우 기획재정부와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교육기자재 확보를 위한 예산을 협의 중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경찰청은 자전거 운전 중 사고를 내면 운전면허 소지자는 벌점이나 면허 취소를 당하는 반면 미소지자는 해당사항이 없는 역차별 조항에 대해 “자전거 이용 활성화, 운전면허 미소지자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자전거 운전자의 법규위반과 교통사고 시 벌점이 부과되지 않도록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시행 중”이라고 답변했지만 확인 결과 그러한 내용은 없었다.

박신용철 storyrang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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