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노릇 하기

[편집인 레터] 김주언l승인2009.09.0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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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화술을 ‘DDO-Lie’ 화법으로 정리했다. Deception(기만), Duty Evasion(책임 회피), One Way Communication(일방 통보), Lie(거짓말)의 약자이다.” 참여연대가 발행하는 월간지 ‘참여사회’ 8월호에 실린 시사평론가 김용민씨의 ‘달변가? 대통령 반대로만 하라!’의 요지이다. 김 씨가 분석한 ‘DDO-Lie화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Deception-‘눈 가리고 아웅’ 화법: “대운하를 안 하되 4대강 살리기는 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연설은 조삼모사와 같다. 한강과 낙동강을 잇지 않을 뿐 나머지는 달라질 게 거의 없기 때문이다. 국토를 공사판으로 만들어 건설업자의 이득을 배가시키고 강바닥을 파고 흐르는 물을 막아 식수대란을 부르는 역효과는 그대로이다.

Duty Evasion-‘방귀 뀐 놈이 성 낸다’ 화법: 이명박 대통령은 “중도 실용주의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극우 편향적 국정운영을 펼치면서 “극우도 극좌도 옳지 않다”고 주장하는것은 적반하장이다. 이 대통령은 자신이 ‘이상 없음’이라며 발탁한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를 교체하면서도 ‘거짓말을 했다’며 천 후보에게 화살을 돌렸다.

One Way Communication-‘독불장군’ 화법: 이명박 대통령은 라디오 연설, TV 인터뷰 등을 통해 열심히 ‘소통’하지만 “소통은 ‘말하기’에 앞서 ‘듣는 것’으로 시작된다”는 충고는 무시한다. 자신의 ‘왕년’ 일화를 들추며 주장하려는 내용의 당위성만을 강조한다. ‘나는 성공했다. 그러니 너희는 나의 생각에 동의해야 한다’는 말은 없었지만, 골간은 항상 그렇다.

LIE-‘청개구리’ 화법: 이명박 대통령의 거짓말은 어록으로 정리해도 책 한 권이 될 것 같다. 협상 및 투자 당사자들이 인정하지 않는데도 청와대는 ‘한-EU FTA 타결’, ‘에릭슨, 한국에 2조 투자’ 소식을 떠벌렸다. 지난 해 8월 “아프가니스탄 문제는 한미 정상이 논의하지 않았다”는 발언은 부시 미국 대통령의 부인으로 1초만에 거짓말로 탄로났다.

화려한 화법, 내실은...

김 씨는 이밖에 ‘이 대통령의 외양 및 목소리를 들으면 소름이 돋는다’는 비호감 때문에‘소름돋는(Gooseflesh) 화법'를 더 꼽았으나 끝내 ‘G'만은 뺐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의 이러한 화법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끝난 뒤 있은 라디오 연설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이 대통령은 “역사의 한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직감한다”며 “화합과 통합이 바로 우리의 시대정신”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갈등의 시대와 미움의 시대를 끝내고 통합의 시대와 사랑의 시대를 열자고 강조했다. 그러나 갈등과 미움을 부추기고 통합과 사랑을 깨는 국정운영을 지속해온 이 대통령의 연설에는 진정성이 묻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10년’을 외치며 집권한 이명박 대통령은 ‘고소영’과 ‘강부자’를 위한 정책을 펼쳤다.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면 좌파로 몰아붙여 이념 갈등을 부추긴다. 서민 정책을 내세우면서도 ‘부자 감세, 서민 증세’ 기조는 계속 유지한다. 4대강 사업에 다걸기하면서 복지예산을 삭감해 ‘부자 천국, 서민 지옥’으로 사회갈등을 유발한다. 게다가 용산참사, 방송장악, 미디어 악법 날치기, 집회 및 시위 자유 억압, 인권침해 등으로 사회갈등을 부추겼다. 지난 10년간 이룩했던 남북간 화해협력은 더욱 멀어졌다.

나라꼴은 완전히 가관이다. 정부와 여당은 사사건건 정책 혼선을 빚는다. 여당은 소위 ‘친이’ ‘친박’으로 갈려 신경전을 벌인다. 여당과 야당은 사생결단으로 맞붙는다. 언론계와 노동계, 문화계 우리 사회 어디에서도 평온한 곳이 없다. 정부와 국민 간의 갈등은 물론 이념 갈등, 민족 갈등으로 미움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말로만 ‘화합과 통합’을 부르짖어서는 의미가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다양하게 분출하는 국민의 에너지를 한 곳으로 모으기 보다는 구호만 거창하게 외친다. 50여 년 전 4.19혁명으로 쫓겨난 독재자 이승만 전 대통령의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구호를 다시 듣는 것 같다.

심리적 불건강성 의심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불도저’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좋은 의미에서 강한 추진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추진력은 양면성이 있다. ‘새뜰 심리상담소’는 “심리적으로 건강한 경우 부하들을 아끼는 용감무쌍한 지휘관이 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사람이 죽든 말든 상관없이 밀어붙이는 탱크가 된다”고 분석했다. 심리적으로 건강할 경우 사람들은 ‘시원하다. 말 한번 잘하네’라며 즐거워 하지만, 심리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경우에는 사람들을 화나게 하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안겨준다는 것이다.

새뜰 심리상담소는 “이명박 대통령은 인격적 심리적 불건강성으로 국민은 남은 임기 내내 불도저에 깔려 피 흘리고 언어폭탄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각오를 해두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일기에 썼듯이 ‘국민이 불쌍해서 눈물이 난다.’ 이명박 정부 치하에서는 국민노릇 하기도 힘들다.


김주언 편집인

김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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