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민주당 대전시당은 “정 총리 내정자의 세종시 및 4대강 살리기 사업 등 현안에 대한 견해 표명에 대해 기대감이 일시에 무너졌다”고 비판하는가 하면 자유선진당도 “정 총리 내정자가 세종시를 축소 변질시키려는 이명박 정부의 구원투수가 아니고서는 그처럼 무책임한 발언을 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충청권 국회의원들도 “정 총리 후보자가 세종시 건설의 수정 추진을 언급한 것은 충청지역을 볼모로 총리직을 구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공격하면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인준 반대는 물론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특히 시민사회는 분권균형발전 정책의 상징이었던 행정중심복합도시가 폐기될 상황에 처해있다며 분노를 삼키고 있다. 이들은 지난 7월 세종시특별법 무산, 최근 대통령에 이어 정 총리 후보자마저 행정도시를 원안대로 추진할 수 없다고 공식적인 반대 입장을 표명한것은 결국 본래 계획했던 행정도시 정상 추진을 포기한다는 것과 같은 말이라고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의 지방죽이기가 도를 넘어섰다고 했다.
이와함께 시민사회는 정부의 주장대로 국민통합형 총리라면 이명박 정권의 잘못된 정책과 직무유기로 인한 민심이반에 대해 최소한 정책 추진과정을 검토하고 해당 지역주민의 여론을 들어 갈등을 해소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되레 ‘세종시 수정’을 외친다면 총리내정은 최악의 인선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렇듯 임명전임에도 불구하고 사회통합을 위한다는 정 총리 후보자의 위신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왜 그럴까.
주지하다시피 정 총리 후보자는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와 상대할 후보자로 거론되던 인사였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에는 경제학자로서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과 대운하 사업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온 사람이다. 특히 지난 1월, 이명박 정부가 대표정책으로 내세운 녹색뉴딜과 관련 토목건설과 눈에 보이는 성과 중심의 과거 패러다임에 가깝다고 비판하며 패러다임의 전환을 촉구한 적도 있다. 그래서 현 정부의 국정운영방향이나 구체적 정책에 대한 다른 의견을 밝혀온 정 총리 후보자에 대해 기대치가 높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의 지방분권에 대한 생각과 4대강 살리기 긍정론 입장을 보면 벌써부터 실망이 앞선다.
더욱이 국민들은 정 총리 후보자가 학자적 양심과 열정이 있는 사람으로 기억한다. 그러기에 경제정책 전반에 균형점을 잡아주고 문제점을 시정해 주길 바라고 있다. 영세자영업자, 중소기업, 실업자, 비정규직 등 서민들을 위해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해 줄 것도 고대한다. 또한 금산분리원칙 유지, 금융감독기구 강화, 부동산 버블에 대한 우려, 재벌의 경제력 집중 우려 등 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이끌 ‘희망인’으로 보고 있다. 당장 총리내정을 거두라는 시민사회의 주장은 차치하더라도 정 총리 후보자가 평소의 소신을 지켜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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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가 날자 배 떨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