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의 마음’을 배웁시다

본사 한자교육원 예지서원(叡智書院) 개설의 뜻 강상헌l승인2009.09.28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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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쟁이가 한자교육에 나선 뜻을 밝힙니다. 저는 동아일보(1978~1998년) 등의 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한 경험과 대학 기업연수 등의 강의에서 생각한 바를 토대로 한자(漢字)교육에 뛰어들었습니다. 현재 시민사회를 중점적으로 취재하는 <시민사회신문>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한자교육원 예지서원(叡智書院)’이라는 교육기구를 우리 신문 부속기구로 만들었습니다. 10월에 시작하는 3개월 과정 강의는 초중등학생에게 한자 독서 글짓기 논술 등을 가르치는 학원과 방과후 학급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교사 회사원 등 정년퇴직을 앞두고 한자교육 전문가로서의 인생 2모작(二毛作)을 마련하는 분들도 관심이 많습니다.

곧 자녀에게 직접 한자를 가르치고자 하는 어머니들, 언론사 취업을 희망하는 젊은이들을 위한 강의로도 유용하리라는 생각입니다. 강의 관련 프로그램과 한자 관련 다양한 컨텐츠를 얹은 우리 한자교육원 예지서원의 인터넷 페이지(www.yejiseowon.com)를 따로 만들어 전문적인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대학생이나 대학을 졸업한 지식인들마저도 한자와 한자어(漢字語) 지식이 짧아 애를 먹는 것을 보며 강의 때마다 안타까운 생각이 컸습니다. 출판 부문에서는 이제 한자를 모르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한자 없는 책을 낸다고 합니다. 도서관의 장서 중에서 한자가 들어있는 책은 빌리는 이가 거의 없답니다. 우리 문화의 한자로 작성된 지식과 전통이 죄다 사장(死藏)되고 있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따지면 2천년이 훨씬 넘는 긴 시간입니다. 이 상황을 어찌 지혜롭다 하겠습니까.

한글로만 된 문장이면 충분하지 않느냐고 하는 분도 계십니다. 그러나 그런 문장이라도 한자어가 워낙 많이 섞여있는 터라, 한자의 존재(存在)를 모르는(교육받지 않은) 이들은 문장 속 여러 개념(槪念)을 적확(的確)하고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애를 먹습니다. 한자를 아는 이들은 상대적으로 젊은 후배 세대들이 겪는 이런 난처한 상황을 상상하기 쉽지 않습니다.

언어 부문의 전문가들이 어련히 알아서 할까 하는 생각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분야의 정통한 학자들과 만나면서 우리나라의 혼돈스런 문자 정책이 나라 전체의 지성(知性)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또 한자를 아는 이의 경쟁력이 현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다는 것도 절감하게 됐지요.

심각한 점은 시간이 흐를수록 이런 걱정을 하는 사람들마저 없어져간다는 사실입니다. 한자 급수(級數) 시험이 학생들 간에 유행하면서 그나마 한자에 대한 관심의 ‘불씨’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자의 부재(不在)가 너무 오래였던 까닭에 어떻게 가르치고 배우는지 등의 체계가 어그러져 실은 가르치는 이들이 더 당황하는 기색(氣色)이라고들 합니다.

당연한 일이지요. 외워서만 될 일이 아니지요. ‘한자 공부의 기쁨’을 마음에 새겨주는 새 학습법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처음 배우는 이들을 지도하는 선생님들에게 용기와 구체적인 방안(方案)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령이 아니라, 한자가 만들어진 원리부터 새로 톺아보는 본원적(本源的)인 모색이라야 할 것입니다. ‘한자의 마음’을 배우자는 것입니다.

다행히 저는 어려서부터 서당에서의 교육을 시작으로, 학창시절 내내 한자교육을 비교적 잘 받았습니다. 기자로 또 대학 등에서의 강의와 기고 등 글 쓰는 일을 하는 과정에서도 이 부문에 대한 관심을 버리지 않았지요.

최근 전라남도 농업부문 자문위원과 대한민국농업박람회 추진위원, 농장(農場)과 농식품업계를 돕는 여러 역할을 맡으면서 그 필요에 의해 ‘동의보감(東醫寶鑑)’을 꼼꼼히 독파하는 보람을 가졌습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위원으로 봉사하면서 얻은 지식도 적지 않습니다. ‘한자교육(운동)에서 새로운 보람을 찾아보자’고 나서게 된 배경들입니다.

이 일을 위해 저와 <시민사회신문>은 1년여를 준비했습니다. 이미 특집대담으로 소개된 진태하(陣泰夏) 명지대 명예교수, 전광진(全廣鎭) 성균관대 교수 등 한자교육(운동)에 남다른 열정과 지혜를 가진 분들의 통찰력을 따라 배워보겠다는 노력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현재 한자교육의 상황과 개선점을 두루 살피는 언론인으로서의 노력도 지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첫발을 내디딥니다.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편달(鞭撻) 또한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감히 몇 자 올렸습니다.

*<시민사회신문> 한자교육원 홈페이지(www.yejiseowon.com)


강상헌 논설주간·한자교육원 원장

강상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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