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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식아동돕기 ‘이문 착한 이웃잔치’ 한주희l승인2009.11.09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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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선 고가의 명품 목걸이가 단돈 1만원에 팔려나가고, 봉지도 뜯지 않은 새 헤어핀이 1천원에 팔린다. 그런가하면 한 편에선 제기를 차고, ‘달고나’를 굽고, 김치를 담근다. 7080풍의 교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가하면 늦가을의 싸한 공기를 잊게 해줄 따끈한 어묵 꼬치를 입에 물고 통기타 선율과 사물놀이 선율에 어깨를 들썩이기도 한다.

‘이문 착한 이웃잔치’, 지난달 31일과 지난 1일 양일간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 소재한 동안교회에서 열렸던 새로운 형태의 결식아동을 돕기 위한 이웃돕기 행사 정경이다. 교회에서 주관하는 결식아동돕기 운동은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행사이지만 이문 착한 이웃잔치가 특별한 것은 그 안에 시민사회와 종교공동체가 지역사회와 공존하는 해법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펼쳐진 서울 동대문구의 ‘이문 착한 이웃잔치’ 모습.

이문 착한 이웃잔치는 옷, 생활용품, 도서 등의 중고물품을 나눌 수 있는 ‘나눔 장터’, 연극놀이, 미술놀이, 도예체험, 김치 담그기, 7080 추억의 포토존이 구비된 ‘나눔체험장’, 효(孝) 잔치, 기발한 퍼포먼스, 가을밤 콘서트 등 다양한 레퍼토리의 ‘착한이웃공연’으로 구성되어 진행되었다.

더욱이 이문 착한 이웃잔치는 종교와 시민사회와의 교류의 장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이문 착한 이웃잔치에는 동대문구에 소재한 푸른시민연대, 청소년 멘토링, 열린사회 동대문시민회 등 4개의 다양한 결사체와 지역 기반은 아니지만 결식아동 사업이라는 취지에서 초대된 세이브 더 칠드런(Save the Children)과 같은 NGO들을 초대하여 지역주민에게 소개하고, 그들 간 네트워크를 가능케하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였다.

이주노동자 가정을 위한 활동(푸른시민연대), 결식아동을 위한 활동(세이브 더 칠드런의 ‘착한 도시락 사업’), 어린이 도서관 사업(열린사회 동대문시민회), 저소득층 청소년 과외(청소년 멘토링) 등 그 내용은 각기 다르지만 각 결사체별로 부스를 형성하고 부스를 방문한 지역주민에게 각 결사체의 활동을 소개하며 안내하는 역할과 더불어 각 결사체가 지역에 기반한 다른 결사체를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이는 단순한 화합의 장으로써의 역할뿐 아니라 민주주의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담당하는데, 미국의 사회과학자이자 시민운동가인 벤자민 R. 바버(Benjamin R. Barber)는 사회에 다양한 공동체와 결사체들, NGO들을 연결시키는 ‘전국적 시민포럼’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이러한 시민사회 여러 단체들의 네트워크가 사회의 민주주의를 강화시키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담당함을 지적한바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클린턴 전 대통령 재임시절 의도적으로 시민사회의 네트워크화를 추진하기도 했다. 다양한 NGO들 간의 네트워크와 이를 통한 시너지 작용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문 착한 이웃잔치는 지역주민들이 축제의 장에 자연스럽게 참여하면서 NGO나 결사체들에 대한 정보를 얻고, 더불어 결식아동을 돕는 등의 활동을 통해 공공선을 추구하였으며 동시에 민주주의에 대한 학습의 기회가 될 수 있는 행사가 되었다. 이것이 이번 행사가 지속성을 가지고 지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을지 지켜보게 되는 이유이다.

한주희 시민기자

한주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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