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원칙 세워 최소생활보장 목적 이뤄야”

함께하는 시민행동의 제36회 ‘밑 빠진 독 상’에 ‘헌정회 연로회원 지원금’이 선정됐다. 지급기준이 상식을 벗어나는데다가 내역조차 헌정회 내부규정만으로 정해지는 등 치외법권적 예산사용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헌정회 연로회원 지원금은 만65세 이상 전직 국회의원들에게 국회활동지원단체의 역할을 기대하며 최소한의 생활보장 및 복리향상을 위해 지급되는 것이다. 2010년 예산안에는 연로회원지원 106억원, 단체지원 10억3천600만원이 지원토록 돼 있다. 내년에 약 780명 헌정회 회원들에게 매달 110만원씩 약 87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시민행동은 지난 24일 “우선 문제는 지급대상자, 지급액 등이 국가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헌정회 내부규정만으로 정해진다는 것”이라며 “더욱 놀라운 것은 현재 헌정회가 규정한 연로회원 지급기준에 따르면, 단 하루라도 국회의원을 한 자, 선거법 위반으로 국회의원 자격을 박탈당한 자, 비리에 연루된 자 등도 모두 지원을 받게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현재 법규상 헌정회에 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대한민국헌정회육성법’ 제2조로 헌정회가 국회 활동의 지원단체로서 구체적 활동을 할 때 단체를 지원할 수 있다는 단서가 된다”며 “그러나 헌정회 관련 예산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연로회원 지원금’은 지원금을 받는 자가 스스로 지원금 규정을 만드는 꼴이 되고 있어 어떠한 국가적 감시나 통제가 허용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연로회원 지원금은 최소 생활보장과 복리향상이 그 목적”이라며 “현 지급규정에는 개개인 재정상황이나 소득수준에 대한 기준 없이 국회의원 경력만 가지면 무조건 주어지는 지원금처럼 돼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민행동은 “국회는 이해당사자여서인지 매년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는 지원금 사안을 다루지 않고 있다”며 “국민들은 이해관계의 문제로 해석하는 것이 사실인 만큼 법 규정의 정상화와 국민세금의 올바른 사용을 위한 심도있는 심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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