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것도 하지마”

[편집인 레터] 김주언l승인2009.12.02 13:34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오오 워워 아무것도 하지 마셈/오오 워워 아무것도 하지 마셈/너무 잘난 대통령 이제 그만 집에 가세요/당신이 했던 약속 모두 그림의 떡/당신이 하는 말은 아주 속빈 강정/경제를 살리겠다 함께 잘해보자/국민을 섬기겠다 나를 믿어 달라/아 그러나 당신 모두 거짓말이었네요/사람들의 입과 눈과 귀를 틀어 막으려/신문 방송 인터넷 학교까지 제 맘대로/아 당신의 욕심 정말 너무 한심하네요/…/멀쩡한 강 파헤치고 땅 부자들 배불리고/빼앗기고 억울해서 우는 사람 죽여 놓고/아이들도 줄 세워 지옥으로 밀어 넣네요.’

지난 해 촛불집회 현장에서 무대를 달구었던 록 밴드 ‘더 문’이 부른 ‘2MB 블루스’의 일부이다. 지난 해 불렀던 노래의 가사를 현재의 상황에 맞게 바꿨다. 지난 24일 열린 전국언론노조 21주년 행사에서도 이 노래를 불러 관객의 열띤 호응을 얻었다. 이 노래를 만든 ‘더 문’의 리더 겸 보컬인 정문식은 “이명박 대통령은 나에게 창작욕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2MB 블루스’에서 지적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매우 직설적이고 신랄하다. 이 대통령의 실정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정문식의 예술가적 감수성이 짙게 묻어난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과 표현의 자유 억압, ‘4대강 살리기’로 포장된 환경 파괴, ‘강부자’와중심의 경제정책, 용산참사와 인권 침해, 경쟁에 내몰린 학교 교육 등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이 모두 비판대상이다. 그가 내린 결론은 ‘아무 것도 하지 말고 집에 가서 편히 쉬세요’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막무가내식 밀어 붙이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내년도 예산이 확정되지 않았는데도 법을 어겨가며 4대강 사업 착공식을 가졌다. 환경영향 평가는 그저 흉내만 내면 된다. 시민단체와 야권의 반발쯤은 무시해버린다. 자신은 앞으로 치러야 할 선거가 없으니 국민여론은 참고사항도 아니다. 토건족과 땅 부자의 이익을 보장하면 여론은 금방 돌아설 것이라고 믿는다. 오로지 이 대통령의 불도저식 추진 의지만이 최고이다.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세종시 문제도 예외는 아니다.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 법을 만들고 도시 기반시설을 닦고 있으나 예산낭비 따위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국가균형발전은 안중에도 없다. 오로지 세종시에 정부 부처가 이전하면 안 된다는 확고한 신념만 있으면 된다. 야당과 여당 일부 세력의 반대는 그저 ‘반대를 위한 반대’일 뿐이다. 그들은 대통령의 진정성으로 설득하면 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세종시를 행정중심도시에서 교육, 연구 중심도시로 변경하려 한다. 원칙과 기준은 필요없다. 세종시에 더 커다란 혜택을 주면 된다. 파격적으로 싼 값에 땅을 공급하고 세금 혜택과 재정 지원으로 기업과 대학을 세종시로 끌어 들이면 된다. 여기에 들어가는 엄청난 비용은 국민 혈세로 충당하면 된다. 이로 인해 발생한 재정적자는 차기 정권이 감당할 몫이지 현 정부와는 상관없다.

정부의 파격적인 특혜로 다른 지역에 투자하려던 기업들이 일제히 세종시로 관심을 돌렸다. 호남과 충북, 강원은 물론, 이명박 정부의 지지기반인 영남에서 조차 “대한민국엔 세종시밖에 없느냐”며 일제히 반발하고 있지만, 그들에게도 떡 하나 더 주면 된다. 대한민국엔 왜 서울대가 하나밖에 없고 대기업 수가 이렇게 적은 지 모르겠다. 대한민국 전체를 세종시처럼 교육, 연구 중심도시로 조성하면 반발이 없을 텐데. 지역여론이 ‘반정부’로 돌아섰다고?대통령은 앞으로 치를 선거가 없으니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반대여론은 언론특보였던 김인규 사장이 KBS를 장악하면 쉽게 해결될 것이다. 언론노조와 시민단체,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사장 임명을 강행한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TV을 통해 지속적으로 ‘MB어천가’를 내보내면 여론은 금세 돌아설 것이다. 눈꼴 사납던 MBC도 친여 이사들이 장악한 방문진을 활용하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노조에서 파업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지만, 제스처에 불과할 뿐이다. 김사장이 출근해서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 않은가. 주동자 몇 명만 지방으로 쫓아버리면 수그러들 것이다.

국제 인권단체들이 용산참사 등 이명박 정부의 인권후퇴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용산참사에 대해 정중히 사과하라고 권고하기까지 했다. 유엔 경제사회문화 권리위원회는“강제이주 및 철거대상자들에 대한 충분한 보상 및 이주 대책을 결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아이린 칸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도 “당사자들의 의견을 묵살한 채 오직 개발만 추구하다 벌어진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제단체들의 지적은 국내 실정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그들에게 잘 설명하면 되므로 문제 삼을 것이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정책에 대한 야당과 국민의 반발이 극에 달해 있다. 어쩌면 야당의 표현대로 “한국사회의 병이 MB정권의 병균 때문”일지도 모른다. ‘2MB 블루스’에 나온 것처럼 이 대통령에게 “아무 것도 하지 마세요”라는 목소리가 튀어나올 지경이다. 국민만 서럽다.


김주언 편집인

김주언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주언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여백
시민사회신문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8288 서울특별시 구로구 새말로 93, 신도림태영타운상가2동 B105  |  대표전화 : 02-3143-4161  |  팩스 : 02-6737-1115  |   ingopress7@naver.com
등록번호 : 서울 아 02638  |  등록일자 : 2013년 5월 8일  |  회장 : 이정우  |  대표 : 윤순철  |  발행인 : 설동본  |  편집인 : 강상헌  |  편집국장 : 양병철
후원계좌 : 국민은행 7788-01-04-375819 (시민사회신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영일
Copyright © 2007 시민사회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