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생명보다 돈벌이 급급” 지적

보건복지부가 신종플루 치료 거점병원 실태조사를 벌였지만 일부 병원에서는 여전히 치료 수준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거나 진료비를 부당 청구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신종 플루 진료비의 건강보험 적용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사진=교육희망 유영민 기자

신종플루 진료비 부당청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신종플루 백신을 맞고 있는 한 초등학교의 모습.

박 아무개 씨(충남 보령시, 60)는 최근 갑작스런 고열로 자정을 넘긴 시간에 집 근처 신종 플루 치료거점병원인 'ㅈ'병원을 찾았다. 체온은 40도였다. 'ㅈ'병원은 “(우리 병원에서는) 치료할 수 없다”며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또 다른 ‘ㅎ’치료거점병원(3종 종합병원)으로 갈 것을 요구했다. 박씨는 ‘ㅎ’ 치료거점병원에서 신종플루 감염이 의심되지 않는다는 진단과 함께 간단한 해열 치료를 받고 귀가했다.

그러나 박 씨의 증상은 완화되지 않았다. 다시 집 근처 치료 지정병원을 찾은 후 '신종 플루가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고 격리병실로 입원했다. 박씨가 ‘ㅈ’ 치료거점병원을 재방문한지 4일만이었다.
박 씨는 입원 당일 신종플루 감염 검사를 받고 ‘타미플루’를 처방받았다. 해당 병원은 입원 후 11일이 경과한 후에도 환자 본인에게 검사결과를 설명하지 않다가 가족이 검사결과를 묻자 ‘음성’이라고 확인해 주었다.

박 씨의 진료기록부를 확인한 결과, 입원 당일 기준으로 4일 후 신종 플루 검사결과는 이미 ‘음성’으로 확인된 후에도 타미플루는 계속 처방되었다.

게다가 'ㅈ'병원은 질병관리본부의 ‘의료기관 내원 발열 환자 관리 방안’에 따른 별도의 격리공간을 마련해 진료하라는 정부 권고도 따르지 않고 있는 상태였다.

신종플루가 전염병 경고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된 상황에서 임시적 규정으로 신종인플루엔자 검사 인정기준은 ‘열성호흡기증상이 있는 경우와 의료진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보험급여를 해 줄 수 있다고 되어있다.

신종플루 진료비가 제대로 청구됐는지 확인하려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진료비 확인신청을 하면 된다. 검사비 등이 부당하게 청구된 것으로 확인되면 병원으로부터 진료비를 돌려받을 수 있다.

우선 보건복지부 129 콜센터로 박 씨의 진료비, 병실료 등에 대한 의료급여 적용이 가능한지를 문의해 보았다. 박 씨는 건강보험 상 ‘의료보호’ 대상자다.

보건복지부 129 콜센터 한 상담원은 “신종플루 확정 판정을 받거나 고위험군 중 의사로부터 신종플루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의료급여 대상이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박씨의 진료비가 과다, 부당청구된 것인지를 문의했다. 심평원 한 관계자는 “기본 사항은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다만 진료 시 처방되는 약품 중 비급여 약재가 있을 수 있다”며 “갑자기 신종플루가 확산되어 별도의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심사를 해봐야 건강보험 적용여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심평원이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국회 보건복지가족위)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10월 두 달 동안 접수된 신종 플루 진료비 중 38%가 부당 청구로 환불 조치되기도 했다.

보건의료단체 한 관계자는 “보건복지부가 신종플루 치료거점병원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고는 하지만 별도의 격리실이나 진료실 확보 등 하드웨어적 점검일 뿐이었다”며 “일부 병원에서 국민의 생명보다 돈벌이에 급급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그는 “신종플루가 단기간에 사라질 전염병이 아니기 때문에 진료비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환자가 심평원에 부당청구 여부를 확인하는 불필요한 수고를 덜 수 있고 거점병원에서도 혼란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신용철 객원기자

박신용철  @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