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목동공영개발사업에서부터 본격화된 세입자 대책문제는 이후 철거민운동의 핵심쟁점이 되었으며 사당3동, 상계동 합동재개발사업 등을 거치면서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된다. 이 시기에는 기존의 빈민지역 조직화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각 재개발지역에서 주민조직화가 본격화되었으며 일부 지역 간에는 연대투쟁도 시작된다. 또 사회운동권에서도 민주화운동의 전선을 확장하는 차원에서 철거민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87년 민주항쟁은 우리사회의 억압된 모든 욕구들이 분출되던 시기였다. 철거민들도 87년 민주항쟁을 계기로 서울시철거민협의회라는 공개적인 연대조직을 구성한다. 서울시철거민협의회의 등장으로 철거민운동은 더욱 조직화되고 체계화되었으며 민주화운동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하게 된다.
철거민운동이 상당한 사회적 공감대를 얻게 된 배경에는 1980년대 후반부터 폭등하기 시작한 집값상승이 있다. 또한 87년 민주항쟁은 노동자들을 비롯한 서민들의 사회복지욕구가 분출되는 시발점이었고, 서민주거문제에 대한 사회적 목소리들이 터져 나오던 시기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87년 민주항쟁으로 시민의식과 권리의식이 높아진 노동자들을 비롯한 서민들은 다양한 사회복지욕구를 분출하는데, 서민들의 다양한 사회복지욕구의 분출이 철거민운동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의 기반이 되었다. 이런 철거민들의 저항과 저렴주택에 대한 노동자를 비롯한 서민들의 욕구에 대한 노태우 정부의 대응이 바로 주택200만호 건설계획이고, 영구임대주택 25만호 건설계획이다.
이렇듯 철거민운동은 1989년 노태우 정부가 25만호 영구임대주택 정책을 도입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며 세입자 대책 역시 이주비에서 방 한칸 입주권을 거쳐 사업구역 내 재개발임대주택 건립으로까지 발전한다. 그러나 세입자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은 역설적으로 철거반대운동의 동력을 떨어뜨리게 된다. 따라서 이 시기는 종전의 투쟁일변도 철거반대운동에서 영구임대주택이라는 ‘전리품’을 얻은 뒤의 모색기이며 보다 일반적인 주거권 보장 문제가 제기되는 시기이기도 한다.
2002년 서울시장 이명박에 의해 도시계획을 해체하는 수준의 뉴타운 사업 시작되었다. 뉴타운은 지난 30년간 서울시 재개발 면적(약 400만평)의 2배 가량의 면적(약 800만평)을 지정하였는데, 이러한 면적은 서울시민에게 엄청난 영향을 주는 면적이다. 2007년 4월 토지보상법 시행규칙(54조 2항)의 개정으로 재개발(뉴타운)지역의 세입자들에게 임대주택 입주권과 주거이전비 둘 다 보장하는 제도가 정착 중이나 광범위한 개발로 인해 주거안정성에 심각한 위협 요인으로 발생하였다. 이렇듯 정부의 적극적인 주거복지정책에도 불구하고 개발압력과 개발사업으로 주거복지정책이 실효성을 상실하고 있다.
그러나 용산참사에도 불구하고 현행 주거이전비와 임대주택 입주권을 동시에 지급하는 정책으로 인해 재개발(뉴타운)지역의 세입자들이 쉽게 조직화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현재 재개발(뉴타운) 사업에 가장 큰 저항세력은 재개발사업으로 진행하더라도 재산손실이 우려되는 가옥주들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가옥주들이 철거민이 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옛 판자촌은 공동체가 살아있었고, 희망이 있었다. 허나, 뉴타운은 공동체가 붕괴되고, 절망만 쌓이고 있다.
이주원 나눔과 미래 지역사업국장
이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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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가 날자 배 떨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