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한나라당이 군의 아프가니스탄 파병 기간을 내년 7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2년6개월로 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하고 이에 대한 동의안을 마련주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정부는 군의 해외파병 동의안에 활동기간을 1년으로 명시하고 국회에 제출해 왔다. 필요할 때 1년 단위로 연장해왔던 것이다. 파병 동의안에 대한 논리가 미흡하다는 점이 지적될 수 밖에 없는 사안이다. 정부는 이와함께 테러집단이 파병기간을 연기할 시점에 파병부대에 대한 도발을 강행하는 등 파병국내 갈등을 불러온다며 매년 아프간 파병기간을 연장할 경우 치안상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보고했다고 한다. 또한 정부는 아프간의 재건 활동을 돕기 위한 지방재건팀(PRT)의 경호 경비에 주력할 파병부대의 규모를 340∼350명으로 하고, UH-40 헬기 4대, 열상감시장비(TOD), 공중에서 탄환이 폭발하는 K-11 차기복합소총 등을 배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누차 강조했듯이, 정부의 이러한 계획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침략전쟁을 뒷받침한다는 것에서 아무런 명분이 없음을 상기해야 한다. 대미 군사적 종속 심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역행한다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지난날 파병이 한국이 미국을 위해서 하는 것으로 인식됐다면, 앞으로는 한국의 국제적 군사 기여는 자신의 안보와 핵심적인 국가이익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인식해야 한다”라는 말은 미국이 진행하고 있는 전쟁 참여가 마치 한국의 국익인 것처럼 규정하고 있음을 살펴야한다. 미국은 동맹국의 인적 물적 자원을 통해 쇠퇴하고 있는 자신의 패권을 지키기 위해 전략동맹에 매달리고 있을 뿐이다.

이는 PRT 파병과 관련해 문제점을 지적한 국제NGO보고서에도 잘 나타난다. 정부가 PRT를 파견해 재건지원사업을 한다지만 이는 실효성이 검증되지 않았고 오히려 아프간 재건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보고서는 밝힌다. PRT 문제점으로는 군 주도의 PRT가 근본적으로 개발 사업을 수행하는데 적합하지 않고, 아프간의 독특한 문화와 외국 군대를 불신하는 관습을 생각할 때 PRT는 개발에 대한 지역사회의 참여와 주인의식을 이끌어 낼 수 없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또한 아프간 민간 개발 과정과 민간 기관에 쓰일 수 있는 자금이 PRT로 쓰이고 있고, PRT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조직이므로 일관성 있게 아프간 개발 계획을 수립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PRT가 개발원조 활동에 관여하는 것은 비효과적이고 지속불가능하다는 내용이다. 즉 PRT의 원조활동을 확대하거나 PRT를 신설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나타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1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프간 출구전략을 야심차게 밝혔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일반 여론은 물론 의회도 비호의적이다. 아프간 현지에서조차 8년간 못푼 문제를 18개월만에 풀 수 있겠느냐는 비아냥이 쏟아진다. 현재 아프간에서는 국제적인 철군의 흐름이 어느 정도 형성돼 가고 있다. 캐나다와 네덜란드는 이미 철군을 발표했고 나머지 나라들도 명분 있는 철군을 위해서 서로 눈치를 보고 있다. 따라서 한국군의 파병은 국제사회의 철군 흐름에 명백히 역행하는 처사다. 한국군이 탈레반의 주요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정부가 군 파병을 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이유다.

시민사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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