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예산 삭감하고 사회서비스 확대해야”

내년도 사회적 일자리 사업들이 심사 과정에서 대거 탈락하며 민생예산 삭감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실업극복단체연대,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인력개발센터연합, 한국지역자활센터협회, 한국YMCA전국연맹 등이 참여하는 ‘돌봄노동네트워크’는 지난 10일 “노동부가 2010년 사회적 일자리 예산을 40%(2009년 대비 947억원) 삭감하는 안을 제출하며 이달부터 진행 중인 심사와 재심사 과정에서 사회적 일자리 사업이 대폭 탈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트워크가 지적하는 대표적 사례 유형은 2년 지원으로 계획된 사회적 일자리를 1년 마무리 시점에서 탈락시키거나 지원 인원을 대폭 축소하는 것이다.

네트워크는 “실업 해결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현실에서 사회적 일자리의 일방적 축소는 주요 참여 계층인 저소득층과 여성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것”이라며 “다른 대안 없이 일방적으로 사회적 일자리 사업을 축소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로 예산 복원 및 안정적 일자리 대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네트워크의 문제제기는 예산감축 뿐만 아니다. 심사기준을 갑자기 바뀌거나 적용해 예산에 사업을 끼워 맞추려는 점을 지적했다. 네트워크는 “지난 10월 갑자기 계속 사업의 평가기준을 재심사 신청 직전월까지로 바꿔 전남 광주지역의 경우 해당되는 절반 이상 단체가 재심사 신청조차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구성원 60% 이상이 취약계층 중장년 여성으로 이뤄진 돌봄서비스사업단(산후관리, 가사관리, 베이비시터)을 운영하는 광주의 한 실업단체는 원래 지침에 나온 평가시점보다 2달여 앞당긴 실적 평가로 계획대비 매출액 목표 50%에 미달한 44%를 기록, 재심사에 탈락했다.

네트워크는 “예산이 국회를 통과하기도 전에 현장에선 감축 예산 기준에 따라 올해에 이어 내년도에 진행돼야할 사회적 일자리 사업들이 부당하게 탈락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내년도 4대강 사업 예산으로 인한 민생예산 삭감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며 “정부는 내년에도 서민들이 실감할 만큼 경기가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2010년 예산을 일자리 만들기와 민생지원에 우선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11월 통계청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 중 하위 20%는 월평균 소득 93만원에 월 41만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 적자비율은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상위 20%와 하위 20%의 소득격차는 7.5배에 달했다. 사회양극화 심화가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대책의 한 축을 차지했던 사회적 일자리 사업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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