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 이익보전·대운하 사전포석까지 의구심

‘세종시 논란’으로 잠시 주춤해진 ‘4대강 사업 논란’이 또다른 전환점을 맞고 있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4대강 주변 개발로 이익을 보전해주기 위한 특별법 제정에 나서자 시민환경단체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2일 “경제성 없는 4대강 사업의 보 공사 대부분을 수자원공사에 떠넘기더니 최근 한나라당 국토해양위 의원 12명이 4대강 사업 대상지가 포함돼 있는 국가하천 주변 2km 개발을 가능하도록 한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해 국회에 제출했다”며 “이 법안은 4대강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국가하천 주변의 개발권을 보장, 일대를 난개발해 수질과 생태계의 심각한 파괴를 부추기는 한편 대운하 주변 개발 계획과도 흡사해 추진의도가 매우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친구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은 국가하천 주변의 난개발을 방지하기 위해 국가하천의 하천구역 양안 2km를 친수구역으로 지정하고, 주거, 상업, 관광 시설 등을 조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담고 있다. 사업 시행자로 수자원공사를 우선 지정하고 개발이익으로 8조원을 충당하겠다는 계획이다.

환경운동연합은 “22조원의 4대강 사업 예산 중 8조원을 수자원공사에게 넘겨 사업비가 줄어든 것처럼 눈속임을 한 정부가 8조원을 거둬들일 방법이 없는 수자원공사의 이익 보전을 위해 만든 법”이라며 “법 위의 법인 특별법으로 4대강 주면 개발의 걸림돌을 제거할 수 있는 이른바 ‘4대강 특별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또 이 ‘4대강 특별법’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는 허가를 받지 않고도 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고 명시해 대통령이 뜻하는 친수구역 내 사업은 제어장치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며 “국가재정법 시행령을 바꿔 온갖 평가와 절차를 뛰어넘어 전광석화처럼 추진되고 있는 4대강 사업과 매우 닮았다”고 꼬집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명박 대통령의 숙원사업인 한반도대운하의 사전 포석임이 의심스러운 부분”이라며 “이 특별법으로 운하를 위한 터미널 설치와 주변 개발사업 등은 문제없이 건설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은 “4대강 사업의 비경제성을 정부 스스로 인정하며 자칭 ‘4대강을 살리는 사업’을 위해 4대강을 파괴하는 사업들을 추진하는 것은 사업의 목적과 타당성이 다시 의심되는 부분”이라며 “더이상 강 살리기란 표현으로 국민을 현혹시키지 말 것과 함께 4대강 사업을 위한 토목 특별법이 될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 입법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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