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와 나눔을 함께 실천해요”

책 읽기의 새로운 패러다임 ‘나눔의 책’ 김이슬l승인2010.02.0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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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재단’ 인세 기부받아 기금배분

당신의 1%를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눠 이웃을 돕고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오랜 추위 뒤에 반짝 찾아온 따뜻했던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위치한 아름다운 재단에 찾아가 1% 사업팀의 임오윤 간사를 만났다. 후덕한 풍채를 지닌 임 간사에게 아름다운 재단이 시행하고 있는 ‘나눔의 책’ 프로그램에 관해 들어봤다.

‘나눔의 책’ 프로그램은 아름다운 재단 식구인 박원순 변호사를 필두로 시작됐다. 박 변호사는 9년 전 일본의 시민단체를 둘러본 후 이를 바탕으로 공익활동과 관련된 내용의 책을 낸 적이 있는데, 상업성을 목적으로 한 책이 아닌 만큼 이 책으로 인한 수익 전부를 재단 사업 관련 기부금으로 사용했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여러 작가나 출판사를 대상으로 출판되는 책의 일부 인세를 기부하는 특별한 방법을 제안함으로써 이 프로그램이 추진되었다. 임 간사는 나눔의 책 프로그램이 재능 나눔 프로그램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유에 대해 “작가는 글이란 재료를 통해 번 돈의 1%를 기부하는 것이므로 이는 글재주의 기부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모인 1%의 수익금은 과연 어디로 가게 될까? 임 간사는 “수익금의 전부는 아름다운 재단이 후원하는 불우한 환경의 아이들, 독거노인을 위한 국 배달 등 약 200개가 넘는 단체에 골고루 배분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작가가 특정 단체를 지정하여 기부하는 등 예외도 있다고 한다. <엄마를 부탁해>로 지난해 베스트셀러의 영예를 얻은 신경숙 작가의 경우 가입 첫 해부터 ‘김근주할머니기금’(시설 퇴소 대학생들을 위한 기금단체)에 기부를 해 오고 있다.


올해로 9년째 시행되는 ‘나눔의 책’ 프로그램으로 얻은 가장 큰 성과에 대해 임 간사는 “책 인세도 나누어 질 수 있다는 특별한 생각, 나눔과 기부는 결코 여유 있는 자들만의 몫은 아니라는 점을 사람들이 깨닫게 된 것”이라고 대답했다. 돈 대신 시간을 투자한 봉사활동, 불우한 이웃의 말벗 되어주기와 같은 방법도 일종의 기부라 할 수 있듯이 그는 ‘나눔의 책’ 프로그램이 기부와 나눔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데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내가 필요하고 혹은 좋아하는 작가여서 사게 된 책이 좋은 일에 쓰여 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독자는 이에 보람을 느낄 것이고, 그 책을 읽는 독자의 수만큼 나눔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들은 점점 더 확산될 수 있다는 점 또한 ‘나눔의 책’ 프로그램이 맺은 중요한 결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눔의 책’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항상 즐거운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좋은 책들은 너무 많은 반면 출판업계의 불황으로 책값이 상승함에 따라 사람들이 책을 덜 찾게 되면서 나눔의 책 수익도 줄어드는 현상이 가슴 아픈 일입니다. 사람들이 책을 많이 살수록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는 것인데, 안타까울 수 밖에 없네요.” 임 간사의 말이다.

이쯤 되면 ‘나눔의 책’의 홍보활동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 궁금해지는데, 재단의 여러 홍보 루트 중의 하나 또는 포스터, 캠페인 등 어찌 보면 조금 지엽적인 방식을 통해 이뤄짐에도 불구하고 많은 작가들과 출판사가 먼저 알고 연락을 해 준다는 놀라운 사실을 전한다.

임 간사는 올해 ‘북 페어’(도서 박람회)를 열 생각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얼마 전 참여한 서울 국제 도서전은 여러 출판사에 ‘나눔의 책’ 프로그램을 알릴 수 있었고 더불어 출판사에 책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이 프로그램을 염두에 두고 제작 될 수 있도록 홍보하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고 한다. 도서전은 일반적으로 책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오기 때문에 독자들에게도 역시 좋은 취지인 ‘나눔의 책’ 프로그램을 쉽게 알릴 수 있을 것이라는 그의 바람을 엿볼 수 있었다.

나눔과 기부에 대한 얘기를 하다 보니 임 간사와의 대화는 우리나라 기부문화의 현실로 까지 번지게 됐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기부하는 법을 모르는 것이 아니지만 기부할 의사가 있어도 이를 쉽게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제도나 바탕이 많이 부족한 것이 문제점이라고 밝혔다. 기부를 받는 단체는 기부와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모색하고 개발해야 하며 우리나라의 세법제도도 기부하는 사람들에게 편한 쪽으로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이야기이다.

마지막으로 임 간사가 ‘나눔의 책’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는 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남겼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착한 매체인 ‘책’을 좀 더 착하게 만드는 방법 중 하나가 ‘나눔의 책’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는 나누고자 하는 생각, 지식, 감정을 자신의 글을 통해 독자에게 전달함으로써 작가와 독자 개인 간의 소통을 넘어서 독자들이 책을 통해 배우고 느낀 것을 자기 생활 주변에 실천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빈곤’에 관한 책을 읽고, 빈곤에 처한 이들을 안타까워만 할 것이 아니라 자기 주변의 어려운 사람을 찾아 솔선수범으로 돕는 등 행동으로 실천하며 그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의 방안을 생각해보는 것이 고급 독자가 되는 지름길이 아닐까요?”

내가 지불한 책값이 남을 돕는데 쓰여 질 수 있다고 느끼며 책을 읽을 때 더 큰 보람을 느끼고 싶은 독자들, 나눔과 기부에 동참하고 싶은 작가 및 출판업자는 지금이라도 ‘나눔의 책’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2001~2009년 사이의 ‘나눔의 책’ 목록과 참여 방법은 아름다운 재단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 할 수 있다.


김이슬 인턴기자

김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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