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발전을 외면하는 역외 자본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습니다.” 롯데ㆍ신세계 등 부산지역에 진출한 대형 백화점들이 지역사회의 현지 법인화 요구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히자 부산경실련이 대대적인 범시민 운동에 나서기로 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6.2지방선거를 앞두고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선거 공약 채택 등 정치문제로 확산될 가능성도 높아 귀추가 주목된다.

부산경실련에 따르면 지난달 2일 롯데쇼핑과 신세계 부산지사에 현지 법인화 전환 여부와 지역민 채용 등 지역공헌도 관련 사안을 공통 질의했다. 또 롯데 측에는 4개 점포(부산본점, 동래점, 해운대점, 광복점)의 등기 여부 및 지방세 납부 실적을, 신세계 측에 대해서는 센텀시티점 지하 식품관의 용도변경 의혹에 대해서도 각각 문의했다.

신세계백화점

롯데ㆍ신세계 등 부산지역에 진출한 대형 백화점들이 지역사회의 현지 법인화 요구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히자 부산경실련이 대대적인 범시민 운동에 나서기로 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양사 모두 ‘현지 법인화 불가’ 입장을 전했다. 롯데 측은 나머지 항목에 대해 해명자료를 경실련에 제시했으나 신세계는 공식 답변 자체를 거부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부산지역 별도 법인화 운영과 통합 운영은 세금 등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할 때 현행과 거의 차이가 없으며, 통합 운영을 통해서도 대규모 투자 및 효율적인 인력 운영 등 시너지 효과가 가능해 별도 법인화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영도대교 복원, 오페라하우스 건립 약속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며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신세계 센텀시티점 관계자는 “문의사항에 대해 일일이 해명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지역 사회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만 구두로 전했다”며 “지난 1995년 광주 신세계가 현지 법인화를 통해 입점했을 때와는 여건 자체가 다르다”고 모호하게 밝혔다.

하지만 부산경실련을 중심으로 한 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부산 시민을 상대로 엄청난 수익을 거두고 있는 대형 백화점들의 현지 법인화는 시민들을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양 사는 기업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사회공헌에 적극 나서지 않을 경우 큰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부산경실련은 이달 중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범시민 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가두 홍보활동을 통해 시민들에게 실상을 널리 알리고, 현지 법인화를 촉구하는 서명을 받아 양사에 ‘시민 엽서’를 지속적으로 보낼 계획이다.

부산경실련 관계자는 “매일 부산에서 엄청난 돈을 벌어 오후에는 서울 본점 등에 입금하는 식의 현행 백화점 운영방식은 지역 사회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광주 신세계와 대구 현대백화점 사례를 볼 때 현지 법인화는 부산경제를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기업들이 의지만 있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양병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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