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부산시가 올 하반기에 버스요금 인상을 추진한다. 이번 요금 인상은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은 데다 6·2지방선거가 끝난 지 불과 보름만에 추진된다는 점에서 시민사회의 반발이 거세다.

부산시는 지난 16일 부산시의회에서 버스요금 인상안 관련 설명회를 개최했다. 부산시는 설명회에서 일반버스 성인요금 기준으로 교통카드는 현행 950원에서 1080원, 현금은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올리는 계획을 발표했다. 부산시는 다음달 1일 6대 부산시의회가 출범하면 정식으로 인상안을 보고하고 물가대책위원회를 거쳐 인상폭을 확정할 예정이다.

부산광역시

시민단체는 성명을 내고 "버스-도시철도 간 환승제를 실시하고 있는 서울, 인천, 대구, 광주, 대전 등의 도시들은 부산시와 비슷한 요금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추가 환승요금을 따로 받지 않고 있다"며 "부산의 경우 버스와 도시철도 간 200원의 환승요금을 받고 있는데도 버스업계 손실보전용 재정지원금 규모 증가 등을 이유로 버스요금을 인상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시가 요금 인상을 검토하는 것은 준공영제와 버스-도시철도 간 환승제 실시에 따라 버스업계 손실보전용 재정지원금 규모가 2006년 400억원에서 올해 1100억여원 규모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또 지난 4년 간의 버스운송 원가 상승과 물가 인상폭을 요금에 반영해야 한다는 측면도 고려됐다. 이해동 부산시의원은 "설명회 자료만큼 요금을 올리면 부산시의 재정지원금 부담을 500∼600억 원대로 줄일 수 있다"며 "그러나 버스요금 인상은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차기 시의회에서 적정한 인상폭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재정지원금 증가는 결국 시민의 세금 부담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최종 인상 여부는 시민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시의 이같은 버스요금 인상 방침에 대해 시민사회는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특히 매번 선거가 끝나면 공공요금이 인상되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차진구 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은 "올 하반기에 도시철도 요금 인상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불황기에 중산층 이하 서민이 이용하는 교통요금을 올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개발사업 등의 예산낭비 요소를 줄여서 공공요금 인상은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공공요금 인상은 시민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지 선거가 끝나고서야 거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부산시의 버스요금 인상방안 추진과 관련, 시민단체들은 "시민의견 수렴과정을 거친 뒤 인상시기와 폭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경실련 등 시민단체로 구성된 부산시민단체연대는 지난 18일 성명서를 내고 "버스-도시철도 간 환승제를 실시하고 있는 서울, 인천, 대구, 광주, 대전 등의 도시들은 부산시와 비슷한 요금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추가 환승요금을 따로 받지 않고 있다"며 "부산의 경우 버스와 도시철도 간 200원의 환승요금을 받고 있는데도 버스업계 손실보전용 재정지원금 규모 증가 등을 이유로 버스요금을 인상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부산시가 '수익자 부담원칙'을 내세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지만 버스는 서민들의 이동수단이며, 어려운 경제여건 등을 고려할 때 부산시가 추가적인 재정 부담을 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지 않는 시민들 대부분이 자가용을 이용한다고 본다면 이들에 의한 도로건설 및 유지비용과 혼잡비용 증가분을 고려해 버스와 지하철의 요금인상을 억제하는 방법으로 대중교통의 이용을 늘려 교통효율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부산시의 버스요금 인상은 4년 전에도 선거를 전후해 이뤄졌으며, 이번 인상 추진도 지방선거가 끝난 지 채 보름이 되지 않아 나온 것이어서 그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비난했다.

부산시민단체연대는 "다른 대도시들과 비교하더라도 부산시의 버스요금 인상은 시급한 문제가 아니며, 서민경제와 직결된 문제인 만큼 서둘러 진행할 사안도 아니다"면서 "버스요금 인상방안은 보다 많은 논의와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시민들의 이해를 구한 다음 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양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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