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민주주의 개혁블럭이 당 흐름 주도해야 대선승리”

천정배 대통합민주신당 의원 정리=이재환l승인2007.08.2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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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와 ‘사회적 대연대’로 수구 반격을”
개혁비전 마련 위한 당내 ‘소통위’ 구성 촉구

한미FTA 반대 단식농성을 끝낸 지 4개월여가 지났지만 천정배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원래 몸무게에서 여전히 6kg이 빠진 다소 수척한 모습이었다. 그런 그가 얼마 전 ‘시민사회에 드리는 글’을 공개 발표했다. 핵심은 시민사회의 적극적 참여를 바탕에 둔 ‘민생개혁블럭’ 형성 촉구였다. 개혁세력 내 ‘운동권 연고주의’와 ‘패거리 정치’에 대한 날선 비판도 함께였다. 손학규 전 지사나 정동영 의원에 대한 견제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지난 13일 만난 그는 “협력관계 유지와 정책적으로 뚜렷한 차이를 가지는 입장의 차별은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높지 않은 대선후보 인지도를 민생민주주의 개혁세력 이미지 부각으로 반전시키겠다는 의지도 엿보였다. /편집자

김상택 기자

-대통합민주신당이 대선 항로에 나선다. 통합과정과 내용에 대한 논란이 만만치 않은데.
▲큰 틀로 봐서는 분명 전진이지만 걱정이 많다. 그렇다고 열린우리당 출신의 배제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새롭게 가기 위해서는 특히 열린우리당이 어떤 점에서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부진했는지, 신뢰 상실의 원인을 따져 봐야 한다. 3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 한나라당 중심 수구세력의 집요한 저항과 공격이다. 또 민생문제를 비롯해 각종 국정문제에 있어 분명한 비전과 정책을 개발하고 제시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마지막으로 추진력의 문제다. 좋은 정책이 있더라도 이를 제대로 추진하려면 국민적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어느덧 우리의 자세는 오만과 독선에 빠져있었다. 특히 청와대 극소수 측근 몇 사람만 독주하는 모습에서 많은 국민들이 실망했다. 그런 점을 국민들은 지방선거 등을 통해 수시로 경고하고 변화를 요구했음에도 스스로 변화 노력을 보이지 않은 게 가장 심각한 문제였다.

첫 번째 문제는 한나라당과의 갈등이지만 나머지 문제들은 열린우리당이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해야 한다. 그 토대 위에서 새 변화를 추구하는 틀로 신당에 참여해야 한다.

-그렇다면 신당은 어떤 비전을 국민들에게 제시해야 하나.
▲아직까지 비전 설정에 있어 매우 미흡한 점이 있다고 본다. 이 점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앞서 말한데로 열린우리당의 통렬한 반성의 전제 위에 정치적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신당 내에서 특위를 만들어서라도 전국 순회 비전·정책 토론회를 가져야 한다. 대선주자들끼리의 정책토론회도 빨리 시작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 자신들이 갖추지 못하는 정치력과 국민과의 유리 원인에 대해 신당 내 확실한 ‘보안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가칭 ‘국민소통위원회’를 만들자는 제안을 하고 싶다. 당 대표 직속으로 소통위를 만들고 대선주자 등 핵심인사들이 여기에 참여해 어떻게 국민을 받들고 봉사하며 함께 가야 할지에 대한 분명한 모색이 있어야 한다.

-대선 일정상 제시한 소통위 마련이나 전국순회 국민토론회를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순회 토론 자체가 대선 준비라고 할 수 있다. 경선과도 결합해서 후보간 토론회를 진행할 수 있다. 선거 끝나고 해체하는 당을 만들 순 없지 않은가. 항구적으로 가는 당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비전이 명확해야 한다. 창당과정에선 이런 과정이 필수적이다.

-최근 ‘시민사회에 드리는 글’을 발표하며 민생개혁블럭 구성 등 개혁진영의 단결을 호소한 바 있다. 거기에 운동권 연고주의와 패거리 정치를 비판했는데.
▲시민사회가 직접 참여 하지 않더라도 한국정치가 민생평화개혁세력의 공동모색을 통해 민생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한 전략을 짜야할 시기다. 정치적·절차적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달성됐다면 이제 대다수 시민에게 희망을 안겨 줄 정치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민생민주주의 비전과 정책을 새 정당이 이루도록 음으로 양으로 돕는 것이 시민사회진영의 임무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 내부적으로 중도실용이니 신종 패거리 정치 등 비전과 정책을 무원칙하게 제시하고 과거 청산의 노력도 없이 개인적으로 친하다고 끌려가는 것에 대해 연고주의라고 비판한 대목이 있었다.

모두가 ‘개혁’이 아니다

-지금 시점에서 ‘시민사회에 드리는 글’을 쓴 이유는.
▲올해 대선은 다수 중산층·서민 대변 개혁세력과 극소수 기득권 세력과의 일대 결전이 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 한나라당의 ‘정글의 법칙’에 근거한 시장전체주의 관철 움직임을 대다수 개혁세력이 방임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불러일으킨 데는 나를 비롯한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 그럼에도 사정은 급박하다. 시민사회진영의 개혁적·양심적 세력이 나서줘야 한다. 사회적 대연대, ‘그랜드 솔리데리티’(Grand Solidarity)를 이뤄야 한다. 시민사회가 현재 상황이 썩 좋지 않고 의욕도 떨어진 것 같지만 위기가 깊을수록 더 힘을 모으고 원칙을 지켜 민생민주주의 완성을 위해 조금 더 적극성을 가지고 발언을 해야 한다. 신당 내부의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지지할 것은 지지해야 한다. 특히 엉뚱한 방향으로 신당 내 연고주의, 패거리 정치가 횡횡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주길 바란다. 그래야 3기 민주정부 또는 1기 민생정부를 만들 수 있다. 시민사회의 협력과 분발을 간곡히 요청한 것이다.

-시민사회내 상당수는 신당에 지지 또는 기대를 걸고 있진 않다.
▲시민사회진영이 군대식으로 일사분란한 세력도 아니고 그동안의 실망 때문에 소극적 무관심으로 돌아서거나 냉소적 자세를 보낼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 결국 정권은 수구세력에게 넘어간다. 지금은 사회적 대통합을 통해 한국사회가 후퇴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희생과 노력을 통해 확보했던 성과마저 후퇴할 수 있기 때문이다.

1기 민생정부 수립을

김상택 기자
-한미FTA 반대 등을 통해 여권 내 대선주자 중에서도 개혁적 성향으로 뚜렷한 선을 긋는 것 같다.
▲사실 많은 여권 내 대선주자들이 한나라당의 정책 프레임에 접근해 있다. 경제대통령이나 선진강국 등 이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누구를 위한 성장이고 경제인지 논의가 부족하다. 이번 대선에서는 극소수 세력을 대변하는 한나라당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분명한 차별점을 가진 개혁세력이 주도해야 승리한다. 그런 점에서 신당 내 개혁블럭의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 개혁블럭이 대통합민주신당 내부에서 주도권을 잡고 이에 맞는 후보를 내야 한다. 물론 균형있는 사고를 해야 한다. 개혁블럭의 완전한 독립으론 한나라당에 맞설 큰 힘을 구축하긴 힘들 것이다. 전체가 대통합을 하고 그 안에서 더 개혁적인 사람들이 구심점을 형성해 끌고가는 게 이상적이면서 현실적인 방안이다.

한미FTA 반대를 기준으로 통합 여부를 결정하기엔 현실적이지 못하다는게 솔직한 생각이다. 일단 차기 정부에서 비준 문제를 결정하는 게 민주적이고 합리적이다.

-대선주자로서 묻는 질문이다. 지지율이 아직까진 저조하다.
▲그동안만 묵묵히 일해온 내용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 소홀했다. 시간이 얼마 없지만 대선 국면에서 국민들은 후보들에게 집중하게 된다. 국민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경쟁력이 있다. 민생민주평화개혁세력의 정통성을 지키고 정치적 성과를 이뤄온 게 사실이다. 광주학살의 원흉 전두환의 판검사 임용을 거부하고 재야의 길을 걸은 후부터 지난 대선에서 정권재창출의 희망이 없다고 할 때도 노무현 후보라는 새로운 인물을 도와 정권 창출에 누구보다 기여했다. 대선과 총선에서 불패의 역사를 쓰기도 했다.

무엇보다 현재 범여권 후보 중 가장 뚜렷한 개혁적 입장을 가지고 있다. 거꾸로 되묻고 싶다. 여권 후보들이 진정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가. 21세기 한국의 지도자는 아무리 강조해도 민생을 제대로 보듬는 이가 돼야 한다. 시장만능주의를 극복하고 기득권 구조를 혁파해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적임자다.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과의 연대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문 사장과 함께한 이들이 앞서 말한 개혁연대의 중요한 파트너라고 생각한다. 그런 인식하에 이미 정책적으로 연대하고 있고 앞으로 정치적 연대 가능성도 열려있다.

-2차 남북정상회담의 대선 영향력에 대한 견해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발표 이후 국민들의 성숙한 자세를 보면 대선정국에서 정상회담 자체가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다. 당리당략적 접근은 옳지 않다. 다만 상호주의나 대결적 관점이 아닌 포용정책의 진전이 필요하며, 특히 군축문제를 풀어 그 재원을 민생문제에 쏟을 수 있는 틀을 마련할 수 있길 기대한다.

진행=설동본 편집국장 seol@ingopress.com
사진=김상택 기자
oopsfeel@ingopress.com
정리=이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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