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서번트십’이 진보가치 실현 참 지성…시장 대항 새 가치 창출할 것
민주대학 컨소시엄 상지대 내홍 유감…정부 강력한 개입으로 빨리 정상화돼야
행동 독선적이고 말 급진적이지만 삶이 소인배인 진보는 ‘입술과격주의’에 불과
해방된 인간이 가야할 곳은 기술 아닌 인문학…전 영역 인문학적 소양 갖춰야
협동과 배려·소통과 참여·평등과 차이 존중·절제와 공공성이 하나의 대안가치
조건없는 나눔·빈곤극복과 평화·인도주의적 지원이 진정한 ‘글로벌 서번트’
‘인간화’를 위해 일하는 시민사회단체 생활 안정에 정부·시민 적극 지원 절실
35만 기장 성도와 총동문회 중심 향후 한신 70년 초석 놓을 모금운동 준비
채수일 한신대학교 총장.
“한신은 위대합니다. 크고, 부유해서 위대한 것이 아닙니다. 한신을 나온 인물들이 한신을 위대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한신은 암울했던 시대 민주화, 인권운동을 통해 시대의 진리를 외쳤고, 시대적 사명을 성실히 수행했습니다. 가시밭길을, 고난의 길을 걸어온 한신은 역사 그 자체로 평가되어 왔습니다. 고난을 함께 나누면 강해진다는 말이 있는데 또 하나 꿈을 나누면 하나가 된다는 말을 꼭 하고 싶습니다.”
지난해 한신대학교 총장에 취임한 채수일 총장의 취임 일성이었다. 특히 올해 한신대 개교 70주년을 맞이해 대한민국 진보신학의 모태이자 요람으로서의 자부심과 함께 새로운 비상을 꿈꾸고 있다. 진보가치를 실현할 ‘글로벌 서번트십’이 참 지성이라고 말하는 채수일 총장을 특별인터뷰 했다.
총장 취임 두 학기가 지났다. 특히 올해 개교 70주년을 맞아 더욱 의미 있는 나날을 보내고 있어 감회가 남다를 것으로 안다.
“최근 사람들이 기피하는 가장 힘든 세 가지 CEO가 있다고 하는데, 종합병원원장, 대형교회목사 그리고 대학총장이라고 한다. 내 생각에는 이 세 가지 가운데 가장 힘든 것이 대학총장인 것 같다. 그것은 지식사회인 대학이 가지고 있는 특성 때문일 것이다. 정말 힘들다고 말 하면 자기가 하고 싶어서 나선 일인데 뭐가 힘드냐고 핀잔하는 친구도 있다. 그러니 힘들다고 말할 수도 없고... 그러나 정말 기쁜 일도 많다. 학내 분위기, 특히 교직원들과 학생들의 표정이 달라지고, 한신에 대한 자긍심이 점차 커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큰 즐거움이다.”
독일에서 유학을 했다. 선교사이자 학자로서 한국교회와 독일교회, 한국민주화와 독일민주화의 숨은 공로자이자 산증인으로 잘 알려지고 있다. 우리에게는 특히 진보와 평화, 그리고 민주의 표상으로서 큰 자부심이다. 이런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 일에 비해 과분한 평가다. 내가 속한 한국기독교장로회와 독일 교회 사이의 에큐메니칼 파트너십에 의해 독일교회에서 일하는 동역자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 80년대 한국사회와 한국 교회의 민주화와 인권을 위한 투쟁을 독일 사회와 교회에 소개하고, 고난받는 이들을 위해 독일 그리스도인들의 연대를 모색하고 도우라고 독일교회가 초청했고 한국교회가 파송한 것이고, 그래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다. 내 아주 작은 일이 참으로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 고난 받았던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다면 나에겐 더없이 큰 영광이고 기쁨이다.”
개신교 비판 귀 기울여야
요즘 기독교장로회(기장)가 진보측면에서나 여러모로 과거보다 약해졌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총장께서 한국개신교의 새로운 충전이자 정체성, 즉 아이덴티티를 재정립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데.
“내게는 겉모습과 크게 다른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몸에 대해 둔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별로 의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살아오면서 다른 사람의 평가에 신경 쓰면서 살아오지 않아서 그런지 내게 대한 이런 과대평가가 쑥스럽다. 한국 개신교의 사회적 위상이 오늘처럼 추락한 적은 없다. 개신교에 대한 사회적 지탄이 모두 정당한 것은 아니지만, 또 그런 지탄을 받아야 할 교회도 일부이긴 하지만, 한국개신교에 대한 비판에 겸손히 귀를 기울여야 한다. 민족과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고 희망이 되어야 할 교회가 오히려 사회적 문제 자체가 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한국개신교가 민중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개신교 다움, 곧 개신교의 정체성이라고 할, 끊임없는 자기개혁의 정신을 실천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교회운동이 크게 보이지는 않지만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여기에서 희망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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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 70년 주제를 ‘더불어 가는 실천지성 한신 역사의 새로운 도약’으로 삼고 다양한 기념사업을 펼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모든 사업이 의미 있겠지만, 특별히 총장께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사업은 무엇인가.
“‘더불어 가는 실천지성’은 공부를 경쟁이 아니라 배려와 협동, 소통과 참여, 자유와 의무, 공공성에 대한 존중과 지구의 미래에 대한 책임을 그 내용으로 한다. 문제는 이런 가치를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교과과정, 활동 프로그램인데, 교과과정의 개혁은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우선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활동 프로그램으로 ‘그린 캠퍼스 이니셔티브’, ‘공공성 이니셔티브’, ‘해외봉사단’, ‘지역사회 멘토링’ 같은 것들을 시도하고 있다.”
“모든 형태의 울타리 넘기”
언론과의 인터뷰를 보니까 총장께서 한국 교회의 병폐를 ‘반지성주의’와 ‘성장 지상주의’로 말씀했다. 그러면서 교회의 사회적책임을 강조하셨던데, 요즘 각 분야에서 사회적책임을 대단히 강조하고 있다.
“교회가 사회문제에 책임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것은 교회가 하는 여러 프로그램의 하나이기 때문이 아니다. 하나님의 창조, 성육신(하나님이 인간, 나자렛 출신의 목수의 아들이 된 사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 사건 자체가 사회적 사건이기 때문이다. 이 말은 교회의 사회적책임이 무슨 진보적 교회나 하는 일이라든가, 아니면 인적 자원이 충분한 교회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사회적책임을 외면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교회의 사회적책임은 입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는 이들의 입이 되고,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는 이들의 눈이 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는 이들의 귀가 되는 일, 주변부로 소외된 이들의 벗이 되는 일에서부터 세계시민의식을 가지고 인류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일, 지구의 미래를 위해 생태계를 지키는 일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진보의 가치는 뭐라고 보는지를 진보대학 한신대학교의 가치와 연결시켜 말한다면.
“나는 진보의 가치를 소박하지만 ‘모든 형태의 울타리 넘기’에서 찾는다. 인간 사이, 인간과 자연 사이, 인간과 우주 사이를 가로 막는 모든 형태의 울타리를-인종주의, 성차별, 민족주의, 종교적 근본주의, 계급, 양극화, 지역주의 등등-기쁘게 넘는 자유로운 삶이 진보적 삶이다. 이념적 급진성이나 활동적 참여만이 진보는 아니라고 본다. 행동이 아무리 치열해도 독선적이거나, 말은 급진적이지만 삶은 소인배인 사람들의 진보(?)는 ‘입술과격주의’에 불과하다. 자신은 조금도 손해 볼 생각을 하지 않으면서 시민단체나 운동권의 자리에 연연하는 것도 진보라고 이름붙이기 부끄럽다. 한신이 진보대학이라는 명성을 얻은 적이 있었고, 한신 구성원은 대부분 그런 역사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오늘 우리 시대, 당대의 진보대학이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이냐에 대한 한신 공동체 내부의 활발한 논의를 아직 시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다양한 형태로 논의를 시작할 것이다.”
‘글로벌 서번트십’ 기대하시라
진보대학의 가치 실현을 향한 한신대만의 교육이 있을 것 같다. 진보 평화 민주 등에서 전문성이 요구되고 인문학을 바탕으로 한 지속가능한 학교발전계획이 있다면.
“나는 인문학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질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어느 텔레비전 회사의 광고에서 ‘기술이 인간을 자유롭게 하리라’는 말을 본 적이 있다. 이 카피는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신약성서에서 유추한 것이다. 기술의 비약적 발전과 그것이 인간을 해방하리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해방된 인간이 가야할 곳이 어디인지에 대한 대답은 기술이 아니라 인문학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학문과 학제, 학과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면서도 전 영역에서 인문학적 소양을 갖출 수 있는 교과과정, 예를 들면 ‘글쓰기와 말하기’, ‘고전’, ‘역사탐방’, ‘봉사’, ‘문화예술체험’, 교수들의 복수학과소속과 팀티칭 등을 시도하려고 한다.”
시장근본주의에 사로잡힌 우리 사회의 주류가치에 대항해 새로운 대안가치를 만들고, 그것을 실천하는 데 오늘의 한신의 과제가 있다고 했는데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지.
“나는 경쟁 대신에 협동과 배려, 양극화 대신에 소통과 참여, 차별 대신에 평등과 차이의 존중, 소비 대신에 절제와 공공성이 하나의 대안가치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이런 가치들을 구체적인 교육과정에 내용적으로 실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그 누구도 아닌 교수들 자신의 열정과 교과과정의 혁신이 전제되어야 한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 길이 한신의 한신다움을 돋보이게 하고, 한국사회에서 주목받는 대학으로 만드는 확실한 길이라고 본다.”
특별히 진보가치를 실현할 ‘글로벌 서번트십’을 강조하고 있는데, 민주화와 인권운동, 평화통일운동, 생명운동 가치를 구체화해 그 시각을 지구촌으로 확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지 궁금하다.
“대학마다 다투어 ‘글로벌 리더’를 기르겠다고 하는데, 물론 그런 ‘글로벌 리더’가 우리 사회에서 많이 나오면 좋은 일이다. 그런데 어떤 인물이 ‘글로벌 리더’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UN이나 국제적인 기구에서 일하는 사람인지, 영어 잘하고 다국적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인지, 기술 영역에서 선도적인 기업인을 말하는지 모르겠다. 지도자는 지배자와 다르다. 그런데도 글로벌 리더가 지배자와 동일시되는 사회에서는 역설적으로 ‘글로벌 서번트’(섬김이)를 지향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섬김은 강요된 것이 아니라 자발적인 것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해외봉사에 적극 참여하는 젊은이들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은 정말 기쁜 일이다. 조건 없는 나눔, 세계시민의식과 인간애에 기초한 섬김의 정신으로 빈곤극복과 평화,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해 일하는 수많은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글로벌 서번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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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 모금운동, 향후 70년 한신대 초석
지역의 발전 틀 안에서 산학협력, 관학협력을 강화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있는가.
“이 일을 추진하기 위해 지역발전센터, 평화와 공공성센터 등을 설치했다. 앞으로는 빈곤과 발전연구센터도 만들어서 국내만이 아니라 해외, 특히 동아시아 지역에서도 산학, 관학협력의 틀 안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려고 한다. 지역발전센터는 특히 생태계문제와의 관계에서 ‘그린 캠퍼스 이니셔티브’, 저소득층 주거지에너지복지사업, ‘비무장지대 생태계 연구’, 아시아 지역에 사회적기업을 만드는 일, 아시아 지역 지역발전 워크숍 등을 추진하고 있다. 평화와 공공성 센터는 동아시아 평화문제를 중점적으로 학술대회, 현장연구 등을 실시하고 있다. 해외지역은 일단 인도네시아의 반둥 지역에서 ‘월드 쉐어’와 함께 학생봉사활동을 시작했는데, 점진적으로 자매대학인 반둥의 마라나타 대학과 함께 한국어 교실을 운영하면서 현지 진출 한국기업과의 산학협력 프로그램들을 개발하려고 한다.”
개교 70주년을 시발점으로 매달 7000원씩의 발전기금을 기부하는 7만 명의 한신가족을 모으겠다고 했는데.
“고액기부자들도 있지만, 작은 돈을 많은 사람들이 내는 것이 보다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전망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큰 부담 없이 동참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모금은 가을에 출범식과 함께 구체적으로 시작하려고 한다. 35만 기장 성도들과 총동문회가 중심이 되어 한신이 가야할 앞으로의 70년의 초석을 놓는 이 모금운동이 성공하리라고 확신한다.”
한신대-상지대-성공회대, 민주대학 컨소시엄이 올해로 11주년(교육, 연구, 행정 각 분야에 걸친 공동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 1999년 결성)을 맞았다. 8주년 때 3개 대학 총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시민사회신문>과 대담을 갖기도 했다. '민주'와 '진보'라는 공동의 이념으로 연합했는데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계획인가.
“그 사이에 세 대학이 함께 만들고 운영하는 민사연이 한국연구재단에 낸 프로젝트가 최고의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탈락한 일이 있어 민사연의 활동이 위축되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대학 컨소시엄으로 민사연이 만들어진 것은 한국사회에서 처음 있었던 일이고 그동안 민사연의 사회적 기여를 생각하면 지속적으로 발전해야 한다. 이 일을 위해서는 3개 대학의 보다 큰 관심과 지원, 연구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데, 대학마다 민사연에 대한 평가,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입장 차이가 조금씩 있고, 재정적 기반도 충분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연구소 공간은 일단 한신대 수유리 캠퍼스로 옮겼는데 민사연의 미래에 대해서는 세 대학이 함께 고민하면서 모색할 것이다.”
그런 의미 있는 연대 속에 불행히도 상지대가 구재단문제로 지금 굉장히 어려움에 처해있다. 아시다시피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의 구재단 정이사 선임 결정으로 또 다시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는데 같은 민주대학 컨소시엄 대학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금 상지대학이 구재단의 복귀문제로 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것이 정말 유감스럽다. 상지대학교 문제는 우리 대학과의 컨소시엄 파트너 대학의 문제이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나라 비리사학 전체의 구조적 문제가 집약된 사건이기 때문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사분위의 구재단 정이사 선임도 사태를 더 어렵게 만든 결정이었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현명한 판단과 강력한 개입을 통해서 상지대가 빨리 정상화되어 교직원은 물론 학생 모두가 안정된 분위기에서 연구와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조처하길 바란다.”
현 정권 불소통 원인은 신뢰상실 때문
국제민주연대, 참여연대 등에서 활동했기에 시민단체를 잘 이해하는 학자라고 생각한다. 아시다시피 이명박 정권 들어 진보시민단체가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청와대 사회통합수석도 임명했다. 진보시민단체에서는 반신반의하고 있다. 무늬만 사회통합을 내세우는 게 아닌가라는 지적인데, 현 정권의 불소통의 원인은 뭐라고 보는가.
“현 정권이 지난 정권을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이라고 규정하는데 문제의 발단이 있다. 이전 정권들의 잘잘못이 없을 수 없지만, 전적으로 폐기처분하면서, 특히 색깔론을 가지고 그렇게 하는 것은 현 정권에게도 득이 되지 않지만 앞으로는 더 큰 문제를 야기하지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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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수일 총장은 지난해 10월 취임한 채수일 총장은 일찍부터 진보 신학의 준재였다. 한신대 학부 시절에는 심원 안병무, 연세대 신학대학원에서는 죽재 서남동의 애제자였던 것으로 잘 알려지고 있다. 크리스챤아카데미에 들어가서는 강원용 목사의 지도를 받기도 했다. 1982년 협동목사로 독일에 파송돼 봉사활동을 하는 한편 틈틈이 학업을 쌓아 91년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
최근 교육계에서는 이른바 '진보교육감'들이 도입을 주장해 온 학생인권조례 문제가 뜨거운 쟁점이다. 학생인권조례가 교사와 학생간의 신뢰 회복을 위해 필요하다는 찬성측과 오히려 면학 분위기를 해친다는 반대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데 교육자로서 어떻게 보는가.
“법은 최소한의 장치이지 최대한의 장치는 아니다. 이런 조례가 필요 없는 세상이 가장 좋은 세상이겠지만, 현 단계에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인권조례가 면학분위기를 해친다는 것은 설득력 있는 근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지켜지지 않는 조례는 신뢰관계를 오히려 파괴한다. 만들어서 서로 지키기 위해 노력하면 언젠가 이런 조례가 필요 없는 세상이 올 것이다.”
‘보람된 시민운동가’ 소망
평소 시민사회에 대해 갖고 있는 지론이 있다면?
“오늘 우리 사회가 이 정도라도 민주화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성장해온 다양한 시민단체들의 노력이 있었다. 그런데 정작 세상을 보다 살기 좋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시민단체들 안에서 일하는 식구들은 참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 늘 마음에 걸린다. ‘인간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비인간화’ 상황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다. 시민사회단체에서 일하는 것이 보람도 되고 생활의 안정도 될 수 있는 기반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지원과 시민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앞으로 더 강화되길 바란다.”
대담=설동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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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사하갑 이성권·이갑준 ‘부정선거 혐의’ 고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