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이번 ‘8.8개각’은 지난 6.2지방선거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쇄신요구를 반영하지도 않았고 친서민 중도실용 정부라는 주장이 허구라는 것을 보여준 개각이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면 ‘정권 실패를 불러올게 뻔한’ 개각이었다.

청와대는 ‘39년만의 40대 총리’라는 이미지로 소통과 통합을 내세웠다. 그러나 젊은 나이는 소통 통합을 하는데 오히려 부정적 요소다. 중앙정치에 대한 경험도 없고 정치적 능력에 대한 검증도 제대로 안된 ‘인턴 총리’로는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이 대통령은 자신이 저지른 국정난맥, 즉 4대강 사업과 천안함사건, 친재벌 정책을 일삼은 외교-안보라인과 경제관료, 국토해양부, 환경부 장관 등을 유임시켰다. 국민을 무시한 오기에서 나온 인사였다. 이 대통령은 또 3기 내각을 자신의 친위대로 강화했다.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 이주호 교육과학, 신재민 문화, 박재완 노동, 진수희 보건복지 장관 내정자 등 대통령 당선을 도와준 친이계 의원들과 수석비서관, 차관들을 장관으로 전면 배치했다. 이같은 인사조치는 자신과 내각의 ‘실정’을 사과 반성하기는커녕 강경보수 세력들을 배경으로 한 독선적 국정운영을 계속 밀어붙이겠다는 오기다.

그동안 친(親)재벌 정책을 펴온 경제팀이 요즘 갑자기 말을 바꿔 ‘친서민 정책 운운’ 한다. 이렇게 말을 갑작스럽게 바꾼다고 해서 그들의 발언과 행동, 정책에 대해 믿음을 주는 국민은 많지 않다. 친서민정책을 제대로 하려면 국민들에게 피부로 와 닿는 ‘세금 혜택, 물가안정, 자영업 지원, 일자리 창출정책’등 말로가 아닌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 공공요금 등 물가인상을 억제하고 중소기업과 영세사업자들을 위한 특단의 경제정책도 구체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번 개각과 관련해서 국회의 청문회를 통해 엄정하고 철저한 검증과정을 거쳐야 한다. 내정자들의 자질과 도덕성, 직무수행 능력을 제대로 밝혀내야 한다. 야당의 분발을 촉구한다. 시민단체들의 검증도 장관내정자들을 제대로 걸러내는데 일정부분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국민도 더욱 눈을 크게 뜨고 정권의 잘못된 국정운영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한다. 세금을 쓰는 장관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 된다.

소통과 통합을 내세운 내각의 특임장관이 ‘재수 삼수생은 농촌이나 공장으로 보내 일하게 해야 한다’고 발언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소통 통합을 맡은 정치인이 해야 할 일은 여야 정치인이나 계파정치인들 보다는 서민과 중소기업인, 영세사업자들을 만나야 한다. 그리고 입보다는 귀를 크게 열고 자주 많이 들어야 한다. 잘못된, 정권실패가 예견되는 개각인사이지만 청문회를 제대로 해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은 국회와 시민단체, 국민들이 나서서 할 일이다.

시민사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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