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언론매체가 사양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신문은 이미 수십 년 동안 위기라 했지만 방송의 위협과 질적인 차이가 있는 인터넷 등 즉각적 미디어의 등장은 신문을 풍전등화의 상황에 몰아넣었다. 이제 종이 신문의 수명이 10년 남았느니 20년 남았느니 한다.

심지어 방송도 위기라는 논리적 주장이 심각하게 나오고 있다. 이미 위기 상황을 향해 다가가고 있는 방송의 살아 있는 영향력을 악용하고자 위법, 위헌의 절차 위반을 하면서 미디어법을 통과시키고 지상파와 동일한 효과를 미칠 것이라 예상하는 종합편성채널을 도입하려는 이상한 정권도 있지만!

게다가 인터넷의 발전은 ‘본방사수’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다양한 방식의 재방송을 통해 방송을 시청하는 시청자들을 늘리고 있다. 방송의 경영적 위기는 눈앞에 있다. 물론 방송은 위기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으로 선정적 경쟁이라는 이전투구로 치달을 것이고, 이는 곧 수용자에게 엄청난 해악을 끼칠 것이다.

이런 기존 매체의 위기 상황에 기름을 끼얹는 새로운 매체의 등장이 SNS다. 원래 현대사회에서 점차 개인으로 고립되는 대중의 숨겨진 욕구인 사회적 관계망(Social Network)을 만들어주는 서비스(Service)로 시작하여 성장하였지만 최근 돌풍처럼 유행하기 시작한 페이스북이나 특히 트위터의 존재는 기존 SNS와 그 질을 달리한다.

기존 오프라인 친구들의 자발적 선택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친구(관계)를 찾아 주고 그들 사이의 대화 가능성을 높이는 정보를 제공(담벼락에 글을 남긴 사실이나 생일을 공지해주는)하는 페이스북의 확산은 물론 불특정다수가 한 사람의 발언에 접속할 수 있는 트위터의 등장은 저널리즘 차원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기존 언론보다 더 빠른, 더 중요한 그리고 숨겨져 있는 소식을 전파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천정배 의원의 트위팅으로 알려진 헌정회육성법 개정안 소식, 해운대 화재 사건 등 그 사례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트위팅은 1차로 받은 사람들이 적더라도 이를 급속도로 확산시켜(리트위팅) 사회의제화할 능력이 있다.

또 사건 현장의 생생한 화면과 동영상의 신속한 제공이 가능하다. 온두라스에서 살인 누명을 썼던 한인 여성의 억울한 사정을 전해 1심에서 무죄선고를 받도록 도운 트위터처럼 인지하기조차 어려운 사건을 현지 언론의 시각이 아니라 우리의 시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SNS 사용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SNS의 위력이 곧 기존 매체의 영향력을 넘어설 것처럼 보인다. 학계도, 시민진영도 모두 막강한 정보 전달력, 신속한 현장성, 모든 수용자가 정보 생산자가 될 수 있는 진정한 쌍방향성 등에 주목하고 하루 빨리 SNS를 선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전문가들이 더 이상 언론에 의해 채색되지 않은 전문적인 정보와 의견을 통해 이상향의 언론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SNS에도 밝은 부분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 부작용이 있다. 그리고 한계도 있다. 이미 실명을 전제로 하지 않는 트위터에 가짜가 등장하고, 전문성을 이용한 왜곡된 주장도 있고, 정치인을 비롯한 이해당사자의 자기 이익챙기기도 존재한다. 수용자 각자가 이 모든 것을 다 알아서 방어할 수 없는 것이다. 장밋빛 미래만 강조하면, 이 막대한 피해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우리는 새로운 매체의 미래를 모두 예측할 수 없지만 가능하면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현명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크라우드소싱 저널리즘이라는 개념은 매우 유용하다. 언론이 대중의 도움을 받아 더욱 풍부한 정보를 가지고 더욱 심층적이고 전문적인 유용한 기사를 생산하여 제 기능을 수행한다는 개념이다.

예산문서와 같은 방대한 자료의 협업적 분석, 수용자가 제시한 수 많은 정보의 조직화, 제보성 소식에 대한 심층적인 취재 등 많은 부분 수용자와 언론이 함께하는 저널리즘의 가능성은 넓어지고 있다. 조중동 같은 수구언론이 지배하는 현실에서 SNS는 우선 기존 언론을 대체하는 매체로서 희망을 준 것이 사실이지만 정상적인 언론환경이라면 SNS가 기존 언론을 대체하는 방식은 매우 위험하다.

SNS 충격으로 기존 언론의 변화를 꾀하면서 동시에 궁극적으로는 기존 언론과 SNS의 적절한 결합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바람직한 저널리즘의 구축이 정답이라고 본다. 즉 SNS 광풍을 염려한다.

김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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