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예전 같지 않습니다

[국도를 따라 3]- 포항 양포항에서 남효선l승인2007.08.2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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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엔 출어를 포기한 배들만 흔들거리고

바다가 수상스럽습니다. 지구온난화로 동해가 아열대로 변하는 것은 이미 오래 전이며 수 년 전부터 해마다 동해를 찾아오는 적조는 날로 기세를 더해갑니다. 애써 가꾼 어장이 적조에 속절없이 무너져도 수산정책은 그저 황토만 쏟아 부을 뿐, 근본적인 적조 해소책을 속시원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남효선
인간이 저지른 재앙인 적조와 백화현상은 이미 동해를 점령했습니다. 출어를 포기한 어부들은 바다만 쳐다보고, 닻을 내린 배들만 국지성 소나기에 흔드리고 있습니다.

적조는 일조량, 수온, 염분, 영양염류 등 적조생물의 대량번식에 알맞은 해양환경이 조성되면 일시에 나타나며 또 그 확산 속도는 가공할 만큼 빠릅니다. 적조는 뭍의 환경오염이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단언합니다. 때문에 적조발생을 억제하기위해서는 하수종말처리시설이나 산업폐수종말처리시설처럼 환경기초시설을 확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공공수역 관리체계를 구축하여 홍수나, 강우 시 오염된 물질이나 하천물이 직접 바다로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전문가들은 연안 개발로 인한 갯벌의 감소가 적조의 절대적 원인이라고 강조합니다. 갯벌에 서식하는 다양한 생물종이 해양생태계를 유지하는 파수꾼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나 간척사업 같은 개발 우선 정책에 떼밀려 갯벌이 줄고 부영양화가 심화돼 해마다 적조 발생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바다를 죽이는 것은 적조뿐만 아닙니다. 이른바 ‘갯녹음 현상’으로 불리는 백화현상이 그것입니다.
지난 1970년 대 이후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처음 발견된 것으로 보고된 백화현상은 최근 동해안 일대로 확산되면서 동해 연안 저층의 해양생태계를 황폐화시키고 있습니다.

청정해역을 자랑하는 동해도 이미 죽어있는 셈입니다.

적조와 백화는 모두 인간이 저지른 재앙

우리 나라의 갯녹음 발생 현황은 지난 2006년 현재 전국적으로 3만2천여ha의 마을어장 면적 가운데 25%인 9천여7ha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지역별로는 강원도가 전체 마을어장 1만1,215ha중 6.9%인 776ha가 피해를 입었고, 경북과 울산은 전체 마을어장 6,663ha중 31.7%인 2,110ha, 제주는 전체 마을어장 1만4,451ha중 31.4%인 4,541ha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수산당국이나 전문 학계에서는 백화현상의 발생원인조차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다만 지구온난화에 다른 수온 상승, 바다 속 인공구조물에 의한 조류의 불균형한 소통, 육지 오염물질의 무분별한 유입 등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입니다.

최근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 윤장택 박사팀이 해조류 인공종묘 생산 및 양식기술을 해중림 조성사업에 접목해 시험사업을 벌인 결과, 갯녹음 어장의 생태계 복원은 물론 해중림 조성에도 큰 효과가 나타났다고 발표했으나, 이 또한 시험단계에 불과합니다.

미국의 전 부통령이자 환경운동가인 엘 고어가 출연한 지구환경 다큐멘터리 영화 ‘불편한 진실’은 환경오염에 죽어가는 지구 생태계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지구 생태계의 파괴 징후를 사실적 영상을 통해 보여주면서, 바다의 백화현상은 바로 인간이 초래한 환경오염이 원인이라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일찍이 레이첼 카슨 여사가 ‘침묵의 봄’이라는 역작에서 “뭍의 토양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이 농약이나 제조체”라고 단언했듯이 이제 바다는 인간이 저지른 환경오염으로 멍들고 있습니다.

남효선

칠십 평생 ‘물 때(해류의 이동)’를 가늠하며 바다를 지켜 온 양포항의 어부 김씨 할아버지는 포구에 닻을 내려놓은 채 며칠째 빈손으로 포구를 오가며 바다만 쳐다보고 있습니다. 평생 거친 바다 위에서 숱한 곡절을 그물처럼 펼쳐놓던 양포항도 적조와 백화현상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바탕 국지성 소나기가 바다를 퍼 붇고 지나가자 때 아닌 무지개가 걸렸습니다. 바다에 뿌리박고 하늘에 걸린 무지개가 참으로 곱긴했지만, 영 마음은 심란하기만 합니다.

양포항엔 닻을 부린 배들만 가끔씩 쏟아지는 소나기에 흔들리고, 예측할 수 없는 출어에 미쳐 불을 밝히지 못한 200촉 전구만 말갛게 뱃머리에서 흔들리고 있습니다. 포항 구룡포읍 양포항에서 찍었습니다.

남효선 기자

남효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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