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원전 건설비 절반 넘는 12조원 대출 약속"

오마이뉴스

UAE 원전 수주 관련, '이면계약'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지난2009년 12월 27일, 이명박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힐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전컨소시엄의 UAE 원전사업수주 소식을 전하며 UAE 원전을 턴키 방식으로 수주했다 고 밝혔다.

UAE(아랍에미리트)원전 수출과 관련한 의혹들이 공식적으로 제기되면서 파장과 함께 충격을 주고 있다. 정부와 한국전력이 UAE 원전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이면계약을 맺었다는 지적과 함께 사업비의 절반가량을 대출해주기로 한 사실이 그것이다. 사실상 UAE 원전 건설에 소요되는 비용의 절반을 우리 정부가 대출 형식으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와 한전은 UAE 원전 수주 이후 계약내용 공개 요구에도 불구하고 일절 함구해왔으며, 건설비 대출 조건 등은 일절 밝힌 바 없어, 향후 이를 둘러싼 논란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부와 한전은 2009년 12월, UAE 원전수주 발표 당시 “UAE 원전을 턴키 방식으로 수주했다”고 밝히면서 이 같은 계약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30일, 문화방송 ‘시사매거진2580’ 전격 공개
민주당 · 자유선진당, “국정조사 요구”

이같은 사실은 30일 방영된 <문화방송> ‘시사매거진 2580’ 프로그램을 통해 공식 제기됐다. 문화방송 ‘시사매거진 2580’은 2009년 12월 아랍에미리트와 원전 수출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전체 수주액 186억달러 가운데 100억달러(약 12조원)가량을 한국 정부가 수출입은행을 통해 대출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효선

30일, 문화방송 ‘시사매거진 2580’은 2009년 12월 아랍에미리트와 원전 수출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전체 수주액 186억달러 가운데 100억달러(약 12조원)가량을 한국 정부가 수출입은행을 통해 대출해주기로 했다.며 수주를 둘러싼 의혹을 공식 보도했다.

또 대출 상환기간은 28년이며,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이 아랍에미리트보다 낮아 결국 비싼 금리로 돈을 빌려다가 싼 금리로 빌려줘야 하므로 손실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시사매거진 2580’은또 “정부가 약속한 100억달러 대출 조달에 난항을 겪으면서 지난해 연말로 예정됐던 UAE 원전 건설 기공식이 늦춰지는 등 공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고 보도했다. 실제 한전 컨소시엄은 당초 지난 해연말 140만KW급 원전 1호기 기공식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모두 4기의 원전 건설을 마칠 예정이었다.

이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시민사회는 “ UAE 핵발전소 계약내용 전체를 파헤쳐야 한다”며 “국정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또 민주당 등 야권도 일제히 ‘수주 내용 전면 공개 요구’와 함께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31일, 에너지정의행동은 ‘베일에 가린 UAE 핵발전소 수주. 국정조사로 “계약내용 전체”를 파헤쳐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MBC 보도를 계기로 국회가 UAE 핵발전소 수주 의혹에 대해 국정조사에 착수할 것”을 요구했다.

에너지정의행동은 성명에서 "MBC 시사매거진 2580 - 'AE 원전수주의 비밀, 미공개 계약 조건'편은 매우 충격적이었다"고 전제하고 "한국수출입은행이 대출키로 한 100억달러 규모의 금액이 28년 간 장기 대출되며, UAE와 한국의 신용등급 차이로 인해 우리나라가 고금리로 외국에서 대출해서 UAE에 저금리로 다시 대출하기 때문에 손실(역마진)이 발생한다는 사실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에너지정의행동은 “UAE 핵발전소 수주 당시부터 계약내용 전체를 공개할 것을 주장해 왔다”며 “결국 (정부가 밝힌)400억 달러의 수주금액은 186억 달러였음이 밝혀졌고, 군사적 협력수준으로 이야기되던 내용은 지난 연말 UAE 특전사 파병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실제 UAE원전 수주 이후, 파병 댓가 의혹 등 이를 둘러싼 의혹과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었다.

에너지정의행동 “수주 둘러싼 의혹 드러나...국정조사 촉구”
정부 “국제적 관례...이면 계약 없다”

에너지정의행동은 또 “정부는 그동안 UAE 핵발전소 수주를 통해 거대한 공사대금이 국내에 유입될 것”이며 “이명박 정부는 정부의 주요 성과 중의 하나로 UAE 핵발전소 수출을 선전해 왔다”고 적시하고 “ 그러나 정부는 공사금액의 절반을 우리나라가 장기간 대출해 주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고 정부의 행태를 비난했다.

이들 시민단체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결정짓는 일이 이면계약과 혈세 투여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이 드러난다면, 이로 인한 국민적 손실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 하루빨리 국회가 국정조사에 착수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당을 비롯 자유선진당도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요구하면서 자체적으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린다는 입장이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31일 “참으로 엄청난 거짓말이 탄로 나고 있다”며 “정부는 UAE 원전수주 내용을 숨김없이 밝히라”고 촉구했다.

전병헌 민주당 정책위의장은"UAE원전 문제와 관련, 거래 형식 자체는 관행이라고 볼 수 있지만 액수의 규모와 내용 관련해서는 이상한 거래임이 분명하다"며 "우리는 이 문제와 관련해서 당 차원의 진상 조사단을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선진당도 31일 논평을 내고 "감사원은 즉시 UAE 원전수주에 대한 직권감사에 착수하라"고 요구하고 "필요하다면 국정조사도 실시해 거짓말을 밝혀야 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같은 의혹이 공식적으로 제기되자 지경부와 한전은 해명자료를 내고 "우리나라 수출입은행이 대출을 하더라도 OECD 가이드라인이 요구하는 금리 수준 이상으로 대출을 해야 하므로, 저금리 대출에 의한 역마진 발생 우려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 “(수주 관련) 이면계약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원전 등 해외 플랜트 수주에 대한 수출금융 지원은 국제적인 관례”라며 “대출 규모와 금리 등 조건은 향후 아랍에미리트연합 쪽과 협의를 통해 확정되겠지만, 대출금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해 우리 쪽이 손해를 볼 여지는 없다”고 밝혔다.

남효선 기자

남효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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