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바이러스 좀비사회’

시민사회, 각성 필요한 시점 김주언l승인2011.03.1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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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구제역 대재앙으로 400만 마리 이상의 소와 돼지가 생매장되고 전 국토에 매몰된 동물시체들은 환경대란을 예고하고 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와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집값(전월세난)은 서민의 삶을 위협한다. 먹고 살기 위해 빌린 돈은 빚더미가 되어 어깨를 짓누른다. 일자리가 없어 거리를 떠도는 젊은이들은 생명을 위협하는 배달 아르바이트에 내몰린다.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사태는 언제 전쟁의 참화를 불러올지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오늘날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서민은 우울증과 집단 공황장애로 심기가 불편하고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죽었지만 죽지 않고, 그렇다고 살아 있는 것도 아닌, 아무런 생각없이 그저 하루하루 거리를 배회하며 살아간다. 살아 있는 시체의 집합소인 ‘좀비사회’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우울한 미래사회를 그린 영화 ‘둠스데이-지구 최후의 날’에 나오는 버려진 땅이 연상된다. 좀비를 양산하는 치명적 바이러스의 창궐로 인류는 생존의 위협을 받는데….

빵·민주주의·평화 위한 민중불만 폭발할 지경

한국사회를 좀비사회로 만드는 치명적 바이러스는 ‘MB 바이러스’로 명명해도 좋을 것 같다. 이명박 정부 3년 동안 한국사회는 피 흘려 쌓아온 민주주의 기본가치들이 무너졌다. 소수 부자들과 재벌들을 위한 경제성장 정책으로 민생은 더욱 피폐해졌다. 경실련은 이명박 정부의 지난 3년을 ‘독선, 독주, 독단 등 3독’으로 일관했다고 평가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민교협, 교수노조, 학단협 등 교수 3단체는 이명박 정부 3년을 ‘아집과 독단, 퇴행의 3년’으로 규정하고, “모든 방면에서 역주행했기 때문에 빵과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민중불만이 언제 폭발할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MB 바이러스’는 이들이 지적한 대로 자신에 대한 비판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소통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부치는 이 대통령의 ‘독단과 아집’을 가장 커다란 특성으로 한다. 여기에 ‘네 탓’ 타령과 거짓말이 가미된다. 시민사회와 종교계가 반대하는 ‘4대강 죽이기’ 사업은 ‘녹색성장’으로 포장돼 삽질이 강행되고 있다. ‘친 서민’을 부르짖으면서도 부자와 재벌을 위한 성장위주의 경제정책을 포기하지 않는다. 서민의 삶은 파탄에 이르고 사회양극화는 더욱 심화했다. 병역기피와 부동산투기로 온갖 특권을 누린 사람들을 고위직에 앉혀 ‘불공정 사회’의 극치를 보여주면서도 걸핏하면 ‘공정사회’를 부르짖는다.

“내가 선택했지만 참 싫다”

이 대통령은 입을 뗄 때마다 ‘서민을 위한 공정사회’를 내세우지만 한국사회는 이미 ‘부자들만을 위한 불공정 사회’로 전락했다. 이 대통령은 걸핏하면 재래시장을 찾아 오뎅과 떡볶이를 먹는 ‘생쑈’를 펼치지만, 이제 어느 누구도 진정성을 믿지 않는다. 이 대통령의 말은 이미 조롱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한 누리꾼이 트위터에 올린 ‘대통령과 남편의 공통점’을 꼽아보자는 글에는 수백건의 댓글이 달렸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이 ‘내가 선택했지만 참 싫다’였으며 ‘아직도 내가 자기를 사랑하는 줄 안다’는 경귀도 눈길을 끌었다. 대통령에 대한 누리꾼의 인식을 잘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방송을 장악하고 온라인의 비판여론을 봉쇄하기 위해 온갖 무리수를 두었다. 그 수법이 군사독재정권의 언론통제를 떠올린다는 지적도 많았다.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가 구속되고 수많은 언론인이 해고되거나 징계처분을 받았다. 방송사 PD 등 비판적 프로그램을 제작한 언론인들은 법정에 불려가야 했다. 인터넷 상의 정부비판에 대해서는 사실상 검열이 단행됐다. 반면 친정부적인 논조를 보이는 일부 보수언론에게는 TV가 선물로 안겨졌다. 오죽하면 유엔이 인권과 표현의 자유가 후퇴했다고 우려를 표명하겠는가. 이명박 정부에 의해 장악된 언론은 ‘MB 바이러스’를 유포하여 우리사회를 ‘좀비화’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MB 바이러스가 ‘GH바이러스’로 변이하고 있는데...

MB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들은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전세값과 물가, 등록금 때문에 허리를 펴지 못한다. 생활필수품 52개로 구성된 ‘MB 물가지수’가 지난 3년 동안 20.42% 폭등했다. 소비자 물가지수 증가율(11.75%)의 2배 가까이 된다. 특히 먹고 사는 데 반드시 필요한 배추(114%), 마늘(89%), 고등어(74%), 파(70%), 돼지고기(62%) 등은 30% 이상 올랐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은 “물가문제는 기후변화, 국제원자재 가격상승 등으로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많고 세계 모든 나라가 고통을 받고 있다”며 ‘네 탓 타령’을 되풀이하고 있다. 서민은 빚더미에 올라 앉아 가계빚만 무려 800조원에 이른다.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들어 젊은이들은 거리를 배회한다. 평생 동안 부모품을 떠나지 못하는 ‘캥거루 좀비’가 되어 버렸다. 이 대통령은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로 끝난 G20정상회의를 자화자찬하며 이들을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G20세대’라고 부른다. 방송을 통해 G20세대란 말을 퍼뜨리지만, 그저 MB바이러스일 뿐이다. 젊은이들은 그저 먹고 살기 위해 아르바이트 전선에 내몰리고 있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올바른 방향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민사회의 단합된 힘과 노력이 필요하다. 시민사회가 중심이 되어 MB바이러스를 퇴치할 백신을 개발하고 접종하여 우리 사회에 더 이상 MB 바이러스가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쉽게 퇴치하기 어렵다. 바이러스는 워낙 변이가 빠르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MB바이러스는 ‘GH바이러스’로 변이하고 있다. GH바이러스는 더 치유하기 어렵다. 웬만한 백신으로는 좀비를 인간으로 되돌리기 어렵다. 시민사회의 뼈를 깎는 각성이 필요한 지점이다.


김주언 편집인

김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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