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권력화 심각성을 우려한다

사설 시민사회신문l승인2011.03.29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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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형교회의 상징처럼 돼온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가 정부 여당이 추진하던 이슬람 채권법에 대해 “대통령 하야 운동하겠다”는 발언을 하며 강력반대하자 정부 여당은 물론 야당까지 법 제정 추진을 슬그머니 중단했다.

정치권력이 종교권력에 굴복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이같은 사태에 대해 종교인과 종교지도자의 정교분리 행동이 필요하다는 국민정서가 들끓었지만 종교지도자들의 행보에는 오만함이 여전하다.

조목사의 발언 일주일쯤 뒤인 지난 3월 3일 여야 지도자 뿐 아니라 대통령도 참석시킨 국가 조찬기도회에서 참석자들을 무릎꿇고 기도하게 해 종교권력의 카노사의 굴욕을 연상시켰다는 비난을 불러 일으켰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정치학)는 이슬람채권법 무산에 대해 “개신교계는 이슬람채권법 사태에서 정교분리 논란을 넘어 한국 사회 다른 어떤 부문보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방식으로 요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정치권도 이런 개신교계와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놓고 진지하게 토론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개신교계와 정치권력의 탈선을 지적했다.

한국 사회에서 대형교회의 권력화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당회장 목사의 아들에을 후계자로 임명하는 일이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있고, 여성들에게는 목회일을 하지 못하게 하거나 기독교 단체의 총회 선거, 피선거권과 의결권을 주지 않는 성차별적 권한 제한도 남발하고 있는 게 법원 판결로 지적됐지만 고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

또 대형교회 건물을 신축하거나 개축할 때 수백억이나 수천억원의 공사비가 들어가는데도 회계장부를 공개하는 일을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게 한국교회의 현실이다. 1년 헌금의 규모나 예산이 수백억원이 넘는 대형교회의 회계장부가 세무당국에 공개되지 않는 것은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비영리 법인으로서 법인세를 낼 필요는 없지만 비영리법인이기 때문에 회계장부는 공개하도록 의무화돼 있는데도 이를 지키는 교회가 없는게 비리의 온상으로 비쳐지기 십상이다.

이같은 부정과 비리의 온상으로 비쳐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종교법인법 제정 추진 시민연대’가 법제정을 주장해왔지만 국회의원들이 외면하는게 정치현실이다. 국회의원들로서는 지역구 대형교회의 눈치 때문에 낙선할까 두려워 법제정에 나서지도 못하고 있다.

봉은사 명진스님과 성남 봉국사 효림스님의 주지직 박탈 사태도 사찰의 임면권을 두고 조계종 중앙에 정치권력의 압력과 개입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기도 했다.

이 두 스님의 행보가 정치권력에는 눈엣가시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주변에서 흘러나왔지만 당사자와 불교계에서는 현 정부와 불교계의 갈등이 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비판적 입장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2011년 한국 종교권력의 힘이 커졌다. 종교권력화 현상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국회에서 하는 법 개·제정에 개입해 법제정을 막거나 무산시킨다면 국민들의 비판 대상자가 된다.

근심 걱정을 위로해야 할 종교기관들이 오히려 국민들에게 근심과 걱정을 끼치고 있는 권력으로 변하고 있다.

교회 재정과 회계 과정의 투명성을 보장하지 못하고 외면하거나 소득세나 재산세 등 납세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는 종교지도자가 있다면 시민들은 그들을 외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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