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고리1호기 정밀점검...원전종합점검단이 맡는다”
점검 후 결과 투명하게 공개...고리1호기 재가동 여부 결정

원전안전성 우려의 중심에 서 있는 고리원전1호기가 마침내 정밀안전점검을 받는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1일 “원전 운영주체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요청한 고리 1호기에 대한 정밀 안전점검을 수용해 곧 정밀검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교과부는 “정밀점검은 지난 달 말 구성된 전국 21개 원전 종합점검단이 맡게 되며 KINS(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전문가가 함께 참여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구성된 원전종합점검단이 이미 고리원전1호기를 포함한 고리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점검을 실시한 바 있고, 특히 시민사회단체와 지역 정치권에서 주장해 온 ‘제3국 전문기관 조사’와 ‘시민단체 참여’ 요구가 수용되지 않음에 따라 점검 결과에 대한 신뢰성 논란이 야기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의 이같은 결정은 지난 20일, 김종신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고리 원전 1호기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을 교육과학기술부에 요청하면서 밝힌 ‘점검단 구성에 시민단체 포함과 국제원자력기구 전문가 파견 요청’ 입장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 점검단 구성을 놓고 상당한 진통을 겪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교육과학기술부는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고리1호기 운영 주체인 한국수력원자력이 20일 교과부에 고리원전1호기에 대한 정밀점검을 요청해 옴에 따라 이 같이 결정했다”며 “안전성을 철저히 확인하되 가능한 이른 시일 안에 점검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교과부는 “정밀점검이 완료되면 그 결과를 즉시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교과부는 시민사회와 원전 인근 지역정치권에서 요구해 온 ‘시민단체 참여와 제3국 점검’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정부와 한수원이 고리1호기 전면 정밀점검실시를 밝히면서 수명연장 우려에 대한 범국민적 우려 불식에 안간힘을 쏟고있으나 ‘고리1호기 폐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수그러들지 않고 오히려 꼬리를 물고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부산 지역 시·구의원 63명은 21일 오전 부산시의회 3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리 원전 1호기의 폐쇄와 부산 핵단지화 중단을 요구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윤철호 KINS원장, 시민단체 점검 참여 일축
'고리1호기 설계 오류' 보도 관련조목조목 반박

이와관련 윤철호 KINS(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세부 점검 계획이 세워지면 분야에 따라 새로운 전문가가 참여하는 경우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시민단체 등의 점검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세계 어느 나라도 원전 안전 규제 당국의 점검을 시민단체와 함께 하는 경우는 없다. 점검 결과 보고서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므로 이견이 있다면 그때 충분한 토론이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윤 원장은IAEA(국제원자력기구) 점검 의뢰설과 관련해 “이미 수년 전 고리 1호기 ‘계속 운전’ 심사 때 7개국에서 파견된 IAEA 전문가들이 현장 확인까지 했고 당시 자기들이 언급한 부분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 메일까지 최근 보내왔다”며 “따라서 (IAEA에) 또 점검을 해달라고 요청할 수는 없다”고 답해 일각에서 제기된 IAEA 점검 의뢰설을 일축했다.

윤 원장은 또 최근 일부 언론의 ‘고리 1호기 설계 오류’ 보도와 관련, “현실과 동떨어진 지적”이라며 구체적인 설명과 함께 강하게 반박했다.

특히 윤 원장은 고리 1호기의 수소제어장비인 PAR(피동촉매형 수소 재결합기)이 신고리 3~4호기용이라 호환성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 “이 장비는 캐나다의 AECL이 고리 1호기용으로 제작한 것”이라며 “더구나 고리 1호기의 수소와 신고리 3~4호기의 수소가 다른 것이 아니므로 어디에 갖다 놔도 다 제 기능을 한다”고 강조했다.

또 증기발생기 세관이 지진에 취약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증기 발생 효율을 위해 가능한 한 얇아야 하는 부품으로, 얇다고 지적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특히 이 부분은 철저하게 내진성 검사가 이뤄지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고리원전1호기에 대한 정밀점검이 결정됨에 따라당초 이달 말로 예정됐던 ‘전국 21개 원전의 안전성 검사 결과 발표’는 상당기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또 고리 1호기의 재가동 여부도 정밀검사 결과가 나온 이후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는 고리 1호기 정밀검사가 끝난 뒤 이를 전국 원전 검사 결과와 함께 원자력안전위원회 심의를 거쳐 종합 발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고리원전1호기에 대한 정밀점검은 24일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달 말 구성된 전국 21개 원전 일제 점검단 중 내진 분야 등의 전문가를 제외한 인력과 중요 분야 국내외 최고 수준의 외부 전문가 5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효선 기자

남효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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