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관권선거운동 의혹 철저히 규명해야
야당은 반사이익 아닌 대안세력 확인 필요

민주당

날개 단 손학규 4·27 국회의원 보궐선거(경기 성남 분당을)에서 당선된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성남시 정자동 선거사무실에 나와 동료 의원과 당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야권 단일후보 당선은 정권교체의 초석” 야권 단일후보로 순천 보권선거에서 당선된 민주노동당 김선동 후보는 “이제 야권의 단결, 야권의 강화는 결정적 힘을 얻었다. 내년 진보적 정권교체를 민주노동당이 주도할 수 있는 것을 순천시민이 보여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4.27 재·보궐 선거가 한나라당 참패로 끝나자 시민사회는 이제라도 정부 여당이 국민의 뜻을 헤아려 전면적 국정쇄신에 나설 것을 강하게 주문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이명박 정부의 민의를 외면한 독선적 국정운영과 이로 인한 국정실패,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불법·관권 선거운동에 대해 국민들이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에 냉엄한 심판을 내린 것이라는 평가다.

경실련은 한나라당이 패배한 원인은 무엇보다 정부와 한나라당의 잘못된 국정 운영과 민생실패에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재벌 대기업 중심의 성장논리에 집착해 고환율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 물가 폭등을 자초하고, 전월세 폭등·실업문제 등 서민들과 직결되는 민생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무능함을 보였다는 것이다.

국민적 논란을 빚고 있는 4대강 사업의 일방적 강행, 공약으로 내세웠던 국책사업들의 무책임한 말바꾸기 등 국민들과 소통을 무시한 정부의 일방적 행태로 인해 우리 사회를 끊임없는 국민적 갈등과 혼란속으로 내몰았다는 점도 패배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경실련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자신들의 국정 실패에 대해 이미 지난 6.2 지방선거 등에서 국민들의 뜻을 분명하게 확인한 바 있음에도 반성이나 쇄신 없이 국민 여론을 무시한 독단적인 행태를 계속 보여 왔고 결국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또다시 국민들의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가 선거 결과로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민사회는 이번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불법, 관권 선거 논란은 한나라당의 참패를 가져온 결정적 원인이라고 한목소리를 낸다. 이재오 특임장관이 현직 국회의원들을 모아놓고 구체적인 선거전략과 지원 방안을 모색한 것을 비롯해 선거운동이 한창 진행되던 김해 지역에서 유권자 접촉 내용, 판세분석, 유세 전술 등이 기록된 특임장관실 시민사회팀장의 수첩이 발견되는 등 국민들이 납득하기 힘든 이재오 특임장관실의 행태는 관권 선거 논란을 일으킬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강원도지사 선거과정에서도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 측이 강릉에서 불법 콜센터를 운영하다 적발되는 등 과거에서나 볼 수 있는 불법 선거가 재연됐다.

참여연대는 “무엇보다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불법, 관권선거에 대한 의혹은 철저히 규명되어야 하고, 특히 엄기영 후보 측의 펜션콜센터 불법전화선거운동 혐의와 특임장관실의 선거 개입 의혹은 한 치의 의혹도 없이 밝혀져야 한다”며 “2011년 벌어진 사실이라고 믿기 힘든 금권관권선거라는 구태 정치의 전형을 뿌리 뽑지 않고서 우리 정치의 발전은 없다”고 비판했다.

시민사회는 이와함께 이번 선거에서 야당이 주요 선거구에서 단일 후보를 배출해 유권자들의 심판여론을 모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호남에서 민주당이 공천을 포기하고, 민주노동당이 첫 진보정당 국회의원을 배출한 것은 향후 이 지역 정치발전을 위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을에서 총리 후보자 시절 보여준 위증과 자격미달 평가에도 불구하고 김태호 후보가 유권자의 선택을 받은 점을 곰곰이 되새겨 봐야 한다는 자성도 나온다. 참여여대는 “여전히 야당은 정부여당의 실정에 기댄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측면이 크며, 국민들로부터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극복할 대안세력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고도, 연이은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의 외면을 받았던 이유가 무엇인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설동본 기자

설동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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