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공동점검기구 구성 · 국정조사 요구”
부울반핵대책위 6일, 고리원전 앞서 긴급 기자회견

노후 원전 안전성 논란에 휩싸이면서 전기계통 고장으로 가동 중단과 함께 정밀점검에 들어간 고리원전 1호기(58만7000kw)가 8일, 재가동에 들어갔다. 가동을 중단한 지 26일만이고, 정밀점검에 들어간 지 16일만이다.

한국수력원자력(주) 고리원자력본부(본부장 정영익)는 정부로부터 정밀점검을 받은 뒤, 재가동 승인을 받아 8일 오전 7시에 발전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또 정영익 본부장은 단계별 출력증강을 통해, 9일 오전 10시 전후하여 100％ 출력에 도달, 안정적으로 전기 생산에 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환경련

부산울산반핵시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6일,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월내리 고리원전 정문 앞에서 정부의 고리원전1호기 정밀점검 결과를 반박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원전 안전을 담당하는 교육과학기술부가 그동안 형식적인 안전점검을 했다”며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환경운동연합을 비롯 부산과 울산 지역 환경단체들은 고리원전 1호기의 재가동 결정에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이들 환경단체들은 당초 정부가 5월 20일까지 정밀점검을 실시하기로 밝혔으나, 열흘만에 점검을 끝내고 재가동에 들어간 것은 사실상 면죄부를 얻기 위한 형식적 점검이라며 점검 결과 불수용 입장을 밝혀 이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울산반핵시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6일,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월내리 고리원전 정문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원전 안전을 담당하는 교육과학기술부가 그동안 형식적인 안전점검을 했다”며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또 대책위는 ‘형식적 안전점검, 재가동 강행하는 원자력마피아들, 국정조사를 요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이번 교과부의 점검결과 발표는 첫 단추부터 어긋난 것으로 정당하지도 납득될 수도 없다”며 “정부는 더 이상 꼼수와 짜맞추기식 일정으로 국민을 속이지 말고 일방적 점검과 진단이 아닌 민관 공동점검기구 구성을 통한 투명한 점검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교육과학기술부는 당초 20일까지 예정된 고리1호기 정밀점검을 열흘 만에 마치고 재가동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며 “그러나 이는 핵산업계를 중심으로 핵관련 전문가들, 관련 관료들로 만 구성한 그들만의 점검과 결정이다. 기존 제기됐던 문제들까지 포함한 진정한 의미의 '안전'을 위한 제대로 된 점검이 아닌, 면죄부를 얻기 위한 형식적 점검"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책위는 전국 원전 일제 점검과 관련, “한 달 만에 끝낸 안전점검 내용을 들여다 보면 점검과정이 얼마나 형식적이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며 “이번 점검 결과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주장해 오던 기존 주장을 합리화 해 준 데 더해 단기적인 대책 몇 가지를 끼워 넣은 정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책위는 “고리 1호기 수명연장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한 점검 내용은 전무하다”고 지적하고 “안전성평가보고서 등 안전과 직결된 평가서조차 정밀 검토를 할 수 없도록 부실로 공개했다”고 비난했다.

대책위는 “객관적이고 투명한 점검과 진단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회가 국정조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시민사회의 역량을 모와 이를 반드시 관철시키겠다”고 밝혔다.

에너지정의행동 “안전하다는 말만 반복한 예정된 결론”

에너지정의행동(대표, 이헌석)도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의 고리원전1호기 정밀점검 결과 발표는 ‘안전하다’는 말만 또다시 반복한 예정된 결론”이라며 “형식적인 점검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또 성명은 “정부는 이번 발표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핵발전소의 안전성 논란을 매듭지으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더 이상 핵산업계의 이해에 따라 국민들에게 안전하다는 계몽을 할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국민들이 믿을 수 있는 결과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너지정의행동은 11일부터 13일까지 대구, 경주, 부산, 창원지역에서 「고토 마사시 (일본 원전 격납용기 설계자)」 「사와이 마사코 (일본 원자력자료정보실)」씨를 초청, ‘일본 핵발전소 설계자에게 듣는 후쿠시마 핵사고의 진실’이라는 주제의 순회강연을 갖는다.

한편 이에 앞서 6일, 정부는 “고리 1호기의 주요 기기와 설비의 안전성이 계속 운전에 적합하고, 불시 정지 원인이 된 일부 부품도 교체해 재가동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며 “고리원전1호기 재가동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점검결과는 의미없다” 김영환 국회지식경제위원장 “고리1호기, 철저히 재검증해야” 수명연장 논란에 휩싸인 고리원전1호기 정밀점검과 관련 정부가 6일, 당초 계획과는 달리 10여일만에 점검결과 발표와 함께 “8일부터 재가동 승인”을 밝히자 김영환 국회 지식경제위원장(민주당)이 "원자로 압력용기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다시 실시할 것“을 촉구하고 나서 이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환 위원장은 6일, 논평을 통해 “고리1호기에 대한 검사는 불과 열흘간의 서류 검토 및 직원 면접조사만으로 시늉만 내고 마무리됐다”며 “이번 정밀검사는 의미가 없다”고 정부 측의 점검결과를 정면 부인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이 기회에 고리1호기의 수명을 20년이고, 30년이고 더 연장하기 위한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정부가 재가동을 승인하며 내놓은 대책은 원자로 용기 용접부위 검사주기를 현행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한다는 것이 고작”이라며 “진단도 처방도 모두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또 김 위원장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의 교훈을 깡그리 무시하는 정부의 태도가 놀랍다”며 “정부가 여전히 안전 불감증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남효선 기자

남효선  @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