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 33개 사회단체, “정부에 진상규명 촉구”
환경부, 26일 주한미군과 공동조사단 구성 논의

경북 칠곡에 이어 경기 부천 소재 미군기지에서도 고엽제 등 다량의 화학물질이 매립됐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의혹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또 커지는 의혹만큼 국민들의 분노도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환경연합 한숙영

(가)주한미군 고엽제 매립 진상규명 및 원상회복 국민대책회의'는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 미국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군의 캠프 캐럴기지 내 고엽제 매립을 규탄하며 진상조사와 사후대책마련을 촉구했다.

24일, 재미 블러거 안치용 씨가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1960년대에 부천 미군기지인 ‘캠프 머서’에서 근무한 뒤 퇴역한 레이 바우스 씨가 미국 참전용사 모임 홈페이지인 ‘한국전 프로젝트’를 통해 ‘부천 캠프 머서에 화학물질이 매립됐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같은 매몰 증언이 잇따르자 시민사회단체는 “모든 국내 미군기지와 주변 지역 환경오염 실태를 전면 조사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녹색연합과 대구경북 녹색연합은 25일, 성명을 내고 “고엽제 매립 의혹 장소에 대한 빠른 현장조사 실시와 주민대표와 환경단체, 지자체의 민관합동조사단 참여를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녹색연합은 “지난 23일 주한미군 부대인 캠프 캐럴측이 공개한 내용은 오히려 국민적 불안과 의혹만 더욱 증폭시켰다”며 “정부의 늑장 대응으로 칠곡군민은 생명과 안전에 대한 불안감 증가와 더불어 지역경제의 위축으로 이중의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녹색연합은 “미군측이 1978년 부대 내 유해화학물질의 이동,매립 시인과 외부 반출 후, 기존 매립지를 대상으로 고엽제의 주요성분 3가지(2,4,5-T · 2,4-D · 다이옥신)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 왔다고 공개한 점으로 미루어 사실상 고엽제 매립가능성에 대한 의혹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정부 인사와 전문가 중심의 한미합동조사단이 아닌 지자체, 주민, 환경단체 등을 포함한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녹색연합은 ▼고엽제 매립의혹 현장조사에 대한 구체적 계획과 일정 공개 ▼주민대표와 환경단체, 지자체의 “민관합동조사단” 참여 보장 ▼미군기지 캠프캐럴 내 고엽제 매립지 의혹장소에 대한 현장조사 조속 실시 등을 요구했다.

칠곡군, 비상대책위 구성...환경오염 실태조사 착수

미군기지 캠프 캐럴이 소재한 경북 칠곡지역 민간단체와 주민들도 고엽제 매립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칠곡군협의회와 재향군인회 등 칠곡군 소재 33개 사회단체는 24일, 칠곡군 물자원확보실천시민연대 사무실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캠프 캐럴 고엽제 매몰 진상 규명을 위한 민간대책협의회’를 발족했다.

이들 시회단체는 성주군와 고령군 등 낙동강 인근 지역과 연계해 경북도와 정부에 정확하고 신속한 조사와 의혹 규명을 촉구하기로 했다.

또 칠곡군(군수 장세호)은 부군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고 고엽제 관련 주민들의 피해 접수 및 환경오염 실태 조사에 나섰다.

한편 정부는 캠프 캐럴의 고엽제 매립 의혹과 관련, 26일 미국과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환경분과위원회를 열고 한·미공동조사단 구성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빠르면 26일경 한·미공동조사단이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의회 “고엽제 대책마련 촉구” 24일 긴급대책회의...“공동조사에 도의회 참여 요구” 민주당 대구시당, “전 미군기지 환경조사 실시” 촉구 경북도의회 경북도의회 문화환경위원회(위원장 장세헌)는 24일, 미군기지 고엽제 매립의혹 관련한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정부와 경북도에 대응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경북 칠곡 소재 미군기지 캠프 캐럴 내 고엽제 매립 의혹이 불거지면서 국내 전 미군기지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경북도의회(의장 이상효)가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정부와 경북도에 대응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경북도의회 문화환경위원회(위원장 장세헌)는 24일,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경북도로부터 고엽제 매립과 관련해 그동안의 추진상황을 보고받은 뒤, 진상파악과 실효성 있는 대책수립을 위해 도의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의결했다. 이날 회의에서 의원들은 한·미간 합의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공동조사가 신속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지고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도록 중앙정부와 경북도에 촉구하고 정부와 미군의 공동조사에 도의회가 참여하도록 요구키로 했다. 또 의원들은 이번 사건이 주민들의 건강문제와 직결된 중대한 사안이고 고엽제 뿐만 아니라 다른 독극물도 매립했다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만큼 주민들의 의혹과 불안감을 조기에 해소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줄 것을 경북도에 요구했다. 이와함께 중앙정부와 미군 측의 실태조사와 대책마련이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도의회 차원에서 강력히 대응하기로 의결했다. 장세헌 도의회 문화환경위원장은 “고엽제 문제가 조기에 투명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경북도와 공조체제를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히고 “정부와 미군측의 실태조사와 대책마련이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도의회 차원에서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구시당도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번 사태는 캠프 캐럴의 문제만이 아니라 모든 미군부대의 문제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특히 캠프캐럴 사태는 250만 대구시민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일련의 미군부대 독성물질 매립 여부에 대해 국정조사를 실시할 것과 전국 모든 미군기지에 대한 환경조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남효선 기자

남효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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