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리아 부지서 석면 검출

부산환경운동연합, 조사결과 공개

“일반페기물로 반출 가능성 의혹 제기”...“정밀조사 실시 요구”
인근 주택 및 토양 오염 등 2차 오염 우려

부산환경련

캠프 하야리야 부지 내 건축물 벽체시료 등을 분석한 결과, 작게는 2%에서 많게는 70%의 백석면이 검출됐다. 사진은 795동 벽체시료에서 전자현미경으로 확인한 백석면
지난 해 반환이 최종 확정된 후 시민공원화 사업이 추진 중인 부산 미 캠프 하야리아(Camp Hialeah) 부지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다.

또 지난 해 부지 반환과정에서 미군 측이 한국 측에 석면 관련한 정보조차 제대로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반환 관련 한국 측 기관인 국방부와 환경관리공단, 부산시도 이에 대한 조사와 관리를 제대로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이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부산환경운동연합(이하 부산환경련)은 즉각 정확한 정보공개와 함께 정밀조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부산환경련은 2일, 성명을 내고 “부산 미군기지 캠프 하야리아 철거현장에서 백석면이 2~70% 함유된 건축물이 그대로 노출된 채 방치되어 있고, 현장에서 채취한 7개의 시료 가운데 3개에서 석면이 검출됐다”고 폭로했다.

부산환경련은 또 “일부는 일반폐기물로 처리되었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현장 채취사진과 함께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했다.

부산환경련

캠프 하야리야 761동(사진 위), 문이 열린 보일러실의 단열포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백석면 70%가 분석되었다

부산환경련

캠프 하야리야 795동 벽체 시료샘플링, 분석결과 9~10%의 백석면이 검출되었다. 사진은 시료채취 모습.

부산환경련

부산 캠프 하야리야내 건물 철거현장. 부산환경련은 석면이 함유된 폐기물이 석여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부산환경련은 성명에서 “지난 3월, 반환기지 시설물 철거 과정에서 석면 함유에 대한 정확한 정보입수와 확인과정에 철저하게 이뤄지 않았다는 제보를 받고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함께 공동조사를 실시해 왔다”며 “현장 조사 결과, 기지 철거현장에서 백석면이 2~70% 함유된 석면건축물이 방치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방치된 석면이 일반건축폐기물로 반출되어 순환골재 등으로 재사용될 경우 2차 환경오염이 유발된다”고 지적했다.

부산환경련은 “한국정부는 미군 당국에 하야리아 석면 관련 정보 요구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철거과정에서 석면 함유 자재 존속과 일반폐기물로의 반출 실태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또 부산환경련은 “방치되어 있는 석면 함유 건물 주변의 토양과 대기의 석면 오염 여부와 주변 민가의 오염 여부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석면이 함유된 폐기물이 혼합되어 배출되었을 가능성이 큰 건축폐기물 처리사업장에 대한 조사도 함께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부산환경련이 제출한 현지 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하야리아 부지 내 781동 보일러실 덕트단열포에서는 백석면이 무려 70%나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으며, 795동 벽면에서도9~10% 의 백석면이 검출되었으며, 757동 타르조각에서는 백석면 2%가 확인됐다.

부산환경련은 “이번 미군 기지 내 석면 함유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석면오염 문제는 부산 하야리아에서만 발생하는 사태가 아닌 한국에 반환되는 모든 미군기지에 해당되는 문제”라고 지적하고 “유사한 발생문제에 대해 전면적 조사와 함께 SOFA(한미행정협정) 등 관련제도상 해결을 위한 내용이 적극 반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현장 조사는 부산환경운동연합이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함께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2개월 간 캠프 하야리아 및 건축폐기물 처리 운반, 중간처리장 등에 대해 진행했다.

석면 철거가 종료된 현장에서 석면 함유가 의심되는 7개의 샘플을 수거, 주사식전자현미경과 성분분석기 등을 통한 분석을 통해 이 중 3개의 샘플에서 작게는 2%에서 많게는 70%의 백석면이 함유된 사실을 확인했다.

시료분석은 '아이사환경컨설팅'이 담당했다.

하야리아 미군 캠프 지난 해 반환... 부산시 ‘시민공원화 사업 추진’
부산지역 100여개 시민단체, "부지 내 고엽제 및 유해화학물질 정밀조사 실시 요구"

부산환경련

부산시가 추진 중인 캠프 하야리야의 시민공원화 사업 계획도(사진 위)와 석면조사 시료채취 위치(아래)

부산환경련

부산환경운동연합 등 부산지역 100여개 시민단체는 미 캠프 하야리아 부지 내 석면 검출 확인 하루 전인 지난 1일, "부지 내 고엽제 및 유해화학물질 정밀조사가 시급하다"며 "정밀 재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했었다.
이에앞서 부산환경련을 포함 부산지역 1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하야리아 공원조성 시민운동본부’는 1일, “부지 내 고엽제 및 유해화학물질 정밀조사가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한미당국이 발표한 오염조사 결과는 신뢰할 수 없다”며 재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석면은 가루가 호흡 등을 통해 흡입되면 폐암이나 폐증, 늑막이나 흉막에 악성종양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1급 발암물질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특히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은 그 위험성 때문에 국내에서는 2009년부터 전면 사용이 금지되어 있으며, 환경부 폐기물 관리법에 따라 엄격하게 처리되고 있다.

한편, 부산 도심 한복판인 부산시 진구 초읍동 소재 하야리아 터는 약 54만3360㎡로,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주한 미군 부산사령부가 설치되었으며, 2006년 8월 10일 공식 폐쇄된 뒤, 2010년 1월 27일 부산시에 반환되었다. 현재 부산시는 이곳을 '부산시민공원'으로 가꾸기로 하고 건물 철거작업 등을 벌이고 있다.
남효선 기자

남효선 @

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