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이사국 제도 폐지입니다”

NGO단상/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께 한상진l승인2011.07.2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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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평화운동을 하는 한상진이라고 합니다.

당신이 한국에서 외교부장관을 할 때, 평화운동가로 이라크에 들어가 당신을 골치 아프게 만들었던 적이 있기에 아마도 제 이름을 기억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당신의 유엔 사무총장 5년 임기가 벌써 끝나가고 있군요.

임기 초기에 유엔의 입장과 다른 ‘사형제에 관한 개인적 소신’을 피력하는 등 위태롭게 시작했던 임기가 별다른 사고 없이 마무리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 다행스러운 마음입니다.

특히 미국이 당신의 지도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는데... 아마도 전임 사무총장과 달리 미국을 견제하는 데 거의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것과 관계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코피 아난 전 사무총장도 1기 임기 때는 미국을 향해 직접 목소리를 높이지는 못했었습니다. 연임이 확정된 후 더 이상 미국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지면서 이라크 전쟁 등에서 본격적으로 미국을 향한 목소리를 높였었고 결국 노벨 평화상까지 수상하게 되었었지요.

물론 뜻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당신은 임기 초기에 유엔 개혁을 부르짖으면서 유엔 사무국 개혁과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수를 늘리고자 시도한 적이 있었습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기구는 사실 유엔에서 가장 비민주적인 기구입니다. 개혁이란 이름으로 이를 확장하겠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상당히 당혹스러워 했던 기억이 납니다.

유엔 최고의결 기구인 총회의 결의마저도 거부할 수 있는, 몇몇 강대국의 거부권과 종신의 임기... 이러한 권한은 회원국과 국제사회가 그들에게 부여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만들어서 차지하고 앉은 것입니다. 그래서 유엔을 개혁하고자 한다면 안보리 상임이사국 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가장 먼저 이뤄져야만 할 것입니다.

다행히 이번에 당신의 연임이 확정되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강대국의 눈치를 볼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이제야말로 당신이 진정한 유엔의 개혁을 위해서 나설 수 있는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말했듯이 그 개혁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제도의 폐지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당신 임기 안에 이의 폐지를 이끌어낸다는 것은 불가능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를 유엔 총회의 공식 안건으로 올려서 논쟁거리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습니다.

논의가 시작되고 이런 논쟁이 격화된다면 정당성과 민주성을 결여한 상임이사국 제도는 언젠가는 폐지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뜻있는 회원국이 상임이사국 제도의 부당성과 비민주성을 계속 지적하게 될 것이고, 그 것 만으로도 유엔에서 지금까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왔던 소위 강대국의 횡포를 상당히 견제할 수 있게 될 것이고, 그 결과는 제3세계 국가들의 발언권 및 영향력 확대로 돌아올 것입니다. 단지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만으로도 유엔을 상당히 민주적이고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조직으로 바꿀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만약 당신이 2기 임기 중에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기구의 폐지를 유엔 총회의 공식 안건으로 만들 수 있다면, 그 것 만으로도 당신은 역사에 남을만한 커다란 업적을 남긴 사무총장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당신의 성공적인 2기 임기를 기원하면서...



한상진 평화활동가

한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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