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캠프캐럴 고엽제 의혹 재조사하라”

공동조사단 중간발표 “의혹만 증폭” 남효선l승인2011.08.09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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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녹색연합 “중간발표 신뢰못해”...“직접 땅 파서 확인하자”
“토양샘플도 당초 10개에 못미치는 4개만 조사”
대구경북녹색연합
왜관 캠프캐럴 미군기지 고엽제 매몰 의혹과 관련한 한미공동조사단의 중간발표에 대해 대구경북녹색연합 등 시민단체는 일제히 성명을 내고 "납득할수 없는 방법으로 조사한 결과는 신뢰할 수 없다'며 "재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은 지난 5일 칠곡군청에서 있은 중간발표 모습.

왜관 미군기지 캠프캐럴 고엽제 매몰 의혹 관련, 한미공동조사단의 중간발표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대구경북녹색연합은 8일 성명을 내고 “고엽제 매몰 의혹이 있는 경북 칠곡군의 미군기지 캠프캐럴에 대해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재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또 대경녹색연합은 “이번 조사결과가 마치 고엽제 의혹을 완벽하게 밝힐 수 있는 결정적인 내용처럼 발표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구경북녹색연합은 “이번 공동조사단이 수행한 지구물리탐사는 조사 깊이가 10m에 불과해 사실상 더 깊은 곳을 확인하지 못했으며, 더구나 토양시추조사(10m마다 1m씩) 샘플도 당초 제시한 10개에서 4개의 토양샘플만 채취, 조사했다”고 지적했다.

조사 개시 전 한미공동조사단이 제시한대로 1m단위로 토양샘플을 만들었으면, 의혹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4개의 토양샘플만 만들고, 깊이도 5m에서 암반층까지 1개의 토양샘플을 만들어서 조사함으로 조사의 신뢰도를 낮추었다는 지적이다.

실제, 한미공동조사단은 중간발표를 통해 ‘지표에서 50cm까지’, ‘50cm에서 2m까지’, ‘2m에서 5m까지’, ‘5m에서 암반층까지’ 총 4개의 토양샘플을 조사한 결과를 제시했다.

토양샘플채취 주체의 문제도 지적됐다.

대구경북녹색연합은 “토양샘플을 주한미군 공병단에서 채취했다”며 “국민들은 (중간결과를)더욱 신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구경북녹색연합
대구경북녹색연합 이재혁 위원장 등 시민사화단체 관계자들이 캠프캐럴 기지를 방문, 고엽제 매몰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 환경단체는 “납득할 수 없는 방법으로 조사된 결과로는 ‘캠프캐롤에서 고엽제가 없다’는 증거가 될 수 없으며, 특히 토양시추조사 시 한미공동조사단에서 주장하는 암반층의 존재가 확실한지는 땅을 파보지 않고는 확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국민적 의혹을 풀기 위해서는 땅을 파서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엽제대책위, "고엽제 유입 경위, 이동, 저장 등 전 과정 규명" 촉구

대구경북진보연대도 이날 성명을 내고 “최초 고엽제 매립을 증언한 퇴역군인 스티브 하우스씨의 방한으로 한미공동조사단이 종전과는 달리 신뢰할만한 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기대되었으나, 사실상 그 기대가 무너졌다”며 “이번 중간발표 결과는 조사과정에 대한 불신과 함께 오히려 고엽제 매립에 대한 의혹만 증폭시켰다”고 비난했다.

특히 대구경북진보연대는 “기지내의 지하수에서 발암물질인 TCE(트리클로로에틸렌), PCE(페트라클로로에틸렌), 린단 등이 발견되었다는 것은 수십 년 동안 캠프캐럴 기지는 고엽제 뿐 아니라 수많은 화학물질로 오염되었으며 왜관 지역 주민들은 결국 이러한 화학물질에 오염된 지하수를 수십 년 동안 먹어왔다”면서 “정부와 환경부는 즉각 왜관주민 전체에 대한 주민역학조사를 실시,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한미군 고엽제 등 환경범죄 진상규명과 원상회복 촉구 국민대책회의(이하, 고엽제대책회의)’도 8일, 서울 용산 미8군 2번 문 앞에서 한미 공동조사단의 중간결과 발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신뢰할 수 없는 발표”라며 “제대로 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엽제대책위는 “이미 고엽제가 캠프캐롤에 묻혀 있다가 기지 밖으로 이동했다는 미군 자료가 있는데도 고엽제 드럼통이 발견되지 않아 매립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은 억지 주장”이라고 지적하고“한국에 고엽제가 유입된 경위와 이동, 저장, 사용, 폐기 전 과정을 규명할 것”을 촉구했다.

또 고엽제대책위는 “이번 조사는 기지 내 지하수와 기지 외부 토양의 고엽제 및 다이옥신 성분 조사가 주를 이뤘는데도 중간결과에는 토양시추 결과와 지하수 조사결과가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조사 결과 역시 미군의 일방적인 입장만 반영됐다”고 비난했다.

고엽제대책위는 “기지 주변의 환경오염과 지역주민의 건강피해까지 포괄하는 전면 조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발암물질 TCE 기준치 초과 검출...고엽제 성분은 없다”
5일, 한미공동조사단 중간결과 발표
지역 주민, 조사방법 의혹 등 질의 잇따라 제기

한편 지난 5일, 한미공동조사단은 칠곡군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지내의 지하수 이용관정과 관측정에서 맹독성 발암물질인 TCE와 PCE가 기준치를 초과한 양이 발견되고 농약성분이 기준치 이상 발견되었지만, 고엽제의 주성분인 2,4-D나 2,4,5-T를 비롯해 고엽제 불순물인 2,3,7,8-TCDD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한미공동조사단은 또 “이번 조사에서 검출된 TCE나 PCE는 기름을 제거하는 용매로 과거 군부대에서 많이 사용된 적이 있고 현재도 많은 전자기업이 회로기판을 세척할 때 사용하는 화학물질”이라며 “TCE나 PCE는 발암물질로 분류돼 있으나 고엽제에는 사용되지 않아 고엽제 매몰 의혹과는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또 한미공동조사단은 “TCE나 PCE가 어디에서 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공동조사단은 “미군기지 내 랜드팜과 D구역, 헬기장 지역에서 지구물리탐사를 벌인 결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며 “그러나 이상 징후가 소규모여서 고엽제 매몰 의혹을 처음 제기한 스티브 하우스씨가 말한 것처럼 250개 이상의 드럼통을 매몰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공동조사단의 중간발표가 끝나자 지역 주민들의 의혹성 질문이 잇따랐다.

대구경북녹색연합 이재혁 운영위원장은 “찰흙이나 진흙층을 고려해서 조사를 진행했는지 의문”이라며 “찰흙층이나 소금기가 있다면 비파괴 검사가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고 조사방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이만호 왜관 동부발전협의회 추진위원장은 “캠프 캐럴 내에서 지게차로 운반했다는 사람도 있고 1주일간 불도저로 파서 묻은 것을 봤다는 (전망대에서 근무한) 사람도 있는데 미군측은 왜 이런 증언을 묵과하느냐”고 질타했다.

장세호 칠곡군수는 “그동안 조사 결과로도 기지 안팎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위험물질이 나왔다”고 지적하고 캠프 내 41구역 밖에 있는 주민에 대한 건강 위해성 조사를 위해 소파(SOFA 한미주둔군 지위협정) 환경 논의를 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또 김하연 칠곡군 농업경영인회장은 “부대에 근무했던 분이 지목한 지점도 있는데 그 부분부터 왜 조사를 하지 않느냐”고 의혹을 제기하고 “주민이 원하는 분을 조사에 참여시킬 것”을 요구했다.

최원철 이장(왜관읍 석전5리)은 “미군이 캠프 캐럴 내에 있던 드럼통과 오염된 흙을 다른 곳으로 보냈다고 하면서 어디로 보냈다고 하는 서류가 없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며 “매립 의혹을 제기한 스티브 하우스씨를 왜 직접 초청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의혹성 질문이 잇따르자 공동조사단장을 맡은 버치마이어 주한미군사령부 공병참모부장은 “하우스씨가 지도 상에서 확고하게 지목한 부분이 있어 조사를 하고 있으며 하우스씨 말만 절대적으로 믿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또 버치마이어 단장은 “빠뜨린 증언자가 있다면 인터뷰와 함께 조사하겠으며 건강 위해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오면 소파 환경위원회에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미공동조사단이 발표한 중간조사결과는 6월 8일부터 16일까지 캠프캐럴 기지내의 6개 지하수 이용관정과 16개의 지하수 관측정에서 시료를 채취하여 조사한 분석결과와 기지 외부 토양 22개소, 퇴적토 5개소에 대해 시료 채취 분석한 결과다.


남효선 기자

남효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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