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 인도적 지원 확대해야

시민운동2.0 김금옥l승인2011.09.0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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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영화 <고지전>을 보며 영화가 아닌 우리의 현실을 새삼 다시 보게 됐다. 여전히 정전체계에 놓여있는 한반도의 불안한 평화와 언제든지 이 땅은 전쟁의 위협 속에 놓일 수 있다는 사실이 지난해 연평도 사건으로 무섭게 떠올랐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강경정책은 그동안 쌓아온 남북관계와 상호신뢰를 무너뜨렸고 북의 강경대응을 자극해 왔다. 지난해 천안함 사건 이후 정부의 5.24 조치발표로 그나마 유지되던 민간의 인도적 지원의 길마저 막혀버리고 모든 교류가 봉쇄된 채 군사적 긴장만 고조 되어 왔다. 이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체제구축의 필요성이 확인되고 남북의 긴장과 군사적 대응으로 오는 한반도의 불안은 우리경제를 취약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한반도 평화체제 형성과 경제협력을 위해 하루빨리 남북관계가 개선되어야 한다.

북의 식량문제는 수해까지 겹쳐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 정치적 대립을 넘어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국제 지원기구들의 보고에도 정부는 대북 강경책으로 시민들의 자발적인 인도주의적 지원조차 가로 막고, 쌀을 쌓아두고 썩어나가도 굶주리고 있는 동포들을 외면하고 있어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왔다.

지난 3월 UN산하 기구인 세계식량프로그램(World Food Program)과 유니세프 등은 약 630만명의 북한 취약계층이 식량난으로 인해 굶주리고 있어 시급한 식량지원이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냈다. 그러나 한국정부와 미국 정부의 소극적 입장으로 국제 구호기구에 의한 대북식량지원 모금활동도 크게 위축되어 있다. 그동안 국내의 많은 종교 및 지원단체들이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모은 지원물품도 전달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행히 2011년 7월 26일 5.24 조치 이후 중단된 대북 인도적 식량지원이 부족하지만 시작되었다. 민화협, JTS, 월드비전 등이 모금한 300톤의 밀가루가 육로를 통해 개성을 거쳐 사리원으로 전달되었다. 남북 민화협은 8월 말까지 2,500톤의 밀가루를 지원하기로 합의하고 지원단체들과 함께 진행 하고 있다. 굶주림에 고통 받고 있는 북한의 어린이들과 여성을 위한 지원에 한국여성단체연합과 평화를 만드는여성회도 적지만 참여하였다. 어려운 시기에 어렵게 열린 인도적 지원의 길과 지원물품으로 밀가루를 보낼 수 있게 된 것은 다행한 일이다. 밀가루는 그동안 정부가 쌀, 옥수수와 함께 지원을 금지했던 식량물품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쌀을 주식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식량인 쌀을 보낼 수 있어야 한다. 굶주리고 있는 아이들이 특히 영아들이 밀가루만 먹고 살아 갈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다. 쌀은 생명을 유지시키는 중요한 식량으로 어떠한 경우에도 정치적 무기가 되어서는 안된다. 작지만 열린 인도적 지원의 길이 무너진 남북관계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전 물품으로 확대되고 자유롭게 보장되어야 한다. 인도적지원은 필요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물품이 필요한 때에 전달되어야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인도적 지원과 각계각층의 사회문화 교류를 허용하여 신뢰를 회복해 나가며 남북 당국의 대화를 통한 남북관계개선의 길을 열어나가야 한다.

인도적 지원에 대한 외면의 구실로 북의 분배투명성 문제가 수시로 제기되고 있다. 이는 인도적 지원을 보장하고 지원단체들의 분배모니터링을 위한 북한 방문을 보장해 주면 될 일이다. 국제구호단체들의 모니터링 평가에 의하면 북은 분배가 보편적으로 투명하게 지켜지고 있다는 평이다.

바람이 서늘해지고 햇볕이 따가운 계절 고개를 내민 벼이삭들이 영글어가는 들판을 보며 올해는 꼭 추수한 쌀을 굶주리고 있는 북의 어린이와 여성 및 취약계층을 위해 보내 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김금옥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김금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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