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내생적 발전 원동력 ‘그린투어리즘’ 대안모델

김준호l승인2011.09.29 13:22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일본 시민사회를 가다(2)
관광농원 부도우노키(葡萄の樹)-“바르게 가는 것이 지름길”

관광농원 입소문 타고 인구 3만 지역에 연간 30만 방문객 끌어들이는 중요한 자원
지역 농산물 사용…환경·건강 측면 유익성과 지역경제 순환시킨다는 점에서 중요
연령제한 없는 기업을 추구해 현대 사회 노인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동시에 제시
우리나라의 사회적기업·커뮤니티비즈니스·마을기업 같은 개념에 대안될 수 있어

이 글은 지난 7월 19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해외연수 기간에 방문했던 방문지에 관한 글이다. 이번 연수는 “열린 소통 및 거버넌스 구축”을 주제로 일본 큐슈지역의 사회적기업, 사회복지법인, NPO, 커뮤니티비즈니스, 도시재생 등의 사례 등을 다양하게 살필 수 있었다./필자
“당신 아들과 손자에게 먹이고 싶은 농산물을 생산해 주시오!”
부도우노키가 다른 지역에 프랜차이즈를 창업할 때 인근 농민들과의 계약 조건이다. 이 외에도 관광농원 부도우노키는 지역의 재료로 음식을 만든다던지, 지역 사람을 고용한다던지, 지역의 자원을 활용함으로써 지역 경제의 순환을 만들어내는 일종의 사회적기업이다.

관광농원 부도우노키는 후쿠오카시에서 약 1시간 정도 떨어진 토오가군 오카가마치라는 작은 농어촌에 위치해 있었다. 버스에서 내려 주변을 보니 온통 녹색밖에 보이지 않았다. 안내하시는 분은 우리를 멋진 나무숲 길로 인도했다.

부도우노키는 연수팀의 사례답사 장소인 동시에 숙소였기 때문에 다들 많은 기대와 관심이 컸다. 현장 견학 전에 우선 숙소를 배정 받고 짐을 풀었다. 숙소는 작은 단독주택형식의 건물로 약 6~7동이 있는데 각 동에는 1~2인용의 노천탕이 있었고 건물이나 내부 가구 등은 대부분 원목을 사용해 만들었다. 그야말로 가족끼리 주말에 조용히 와서 쉬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멋진 시설이라고 해서 우리나라처럼 국적없는 팬션형태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건물들은 주변 경관과 어울리게 지어져 조화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인구 3만 지역에 연간 30만 방문

관광농원 부도우노키의 탄생은 198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업자인 코야크마루씨의 어머니는 여관 야하타야(八幡屋)를 운영했고 아버지는 채석장에서 일을 했는데 건강이 악화되어 고향으로 돌아와 포도원을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여행으로 뉴질랜드에 가게 되었는데 거기서 사과를 재배하면서 바비큐를 먹을 수 있는 관광농원을 보게 된다.

그것은 기존 일본의 1차 또는 2차 산업으로서의 농업이 아닌 6차산업(1차산업인 농업, 2차산업인 제조업(가공), 3차 산업인 서비스업을 합친 말)의로서의 농업이었고 그는 그것을 도입하기로 결심한다. 이런 아버지의 결심을 코야크마루씨가 이어받아 시작된 것이 바로 부도우노키다.

그래서 기존의 포도농원 내에 바비큐 레스토랑 ‘부도우노키’를 창업한 것이다. 뒤이어 2만8천㎡나 되는 넓은 농지에 웨딩홀 ‘유쾌한 과수원’, 레스토랑과 피로연회장 ‘한 그루 포도밭’, 베이커리숍 ‘보리키친’, 카페 ‘카페드 후루르’, 교회당이면서 웨딩홀인 ‘르레브’, 별장형숙박시설 ‘모리노 나나쿠사’, 일식집 '소락노노암' 등의 시설을 오픈했다.


이렇게 시작한 관광농원은 입소문을 타고 퍼져나가 인구 3만인 이 지역에 지금은 연간 30만 명의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중요한 자원이 되었다. 방문객의 경우 약 90%가 큐슈 내 후쿠오카나 키타큐슈에서 사는 도시민들이고 나머지 10%는 큐슈 이외의 지역에서 온다.

최근에는 중국 상하이에서도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다. 부도우노키는 숙박업과 요식업을 병행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방문객이 인근 도시에서 오다 보니 주요한 수입은 요식업에서 발생한다.

부도우노키 안에는 예배당 형식의 웨딩홀(일본에서는 교회를 다니지 않더라도 결혼식은 예배당에서 한다고 한다)과 옛 포도원이었던 피로연장이 있는데 이곳에서 연간 250쌍이 결혼한다. 이는 우리와 달리 가까운 지인들과 하루 종일 결혼식을 지니는 일본 결혼문화의 특수성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특히 피로연장 내부에는 포도나무가 있는데 여전히 포도가 열리기 때문에 피로연을 즐기며 나무에 달리 포도를 따 먹는 독특히 광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이런 성장세를 타고 <야생 포도 (野の葡萄)>라는 뷔페 레스토랑 20여 개가 후쿠오카, 도쿄, 오사카 등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 사업은 2001년 여관 야하타야에 입욕시설과 식당 공간을 확장하면서 시작했는데 이 레스토랑의 평판이 좋아 키타큐슈시에 1호점을 오픈하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이 외에도 레스토랑에서 생산되는 햄, 소세지, 두부 등의 가공식품을 제조해 노인, 요양 중인 사람에게 배달해 주는 택배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현재는 관광농원, 프랜차이즈 등 사업의 규모가 커져 (주)그라노24K 라는 회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 상근하는 직원은 약 100명,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직원은 약 400명 정도가 된다고 하니 상당히 큰 규모다. 또한 현재 연간 30억엔 (약 4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부도우노키의 성공 요인

부도우노키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는 데에는 멋진 시설이나 서비스 말고도 몇 가지 중요한 특징이 있었다.

먼저 지역에서 나는 농수산물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그린투어리즘(Green Tourism)의 지산지소(地産地消)개념이고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로컬푸드(Localfood)라는 것이다.

부도우노키만 하더라도 지역 내 40개의 농가와 14곳의 어업가구들과 계약을 맺고 있다. 대개 이런 계약가구들의 평균연령은 50~60세라고 한다. 다른 지역에 프랜차이즈를 설립할 때도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지역농가와 계약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때 농가에게 요구하는 한 가지 조건이 있다고 한다.

지역의 농수산물을 사용한다는 것은 환경의 측면이나 건강의 측면에서도 유익하지만 무엇보다 지역의 경제를 살리고 순환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가치를 가진 로컬푸드 운동은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원주시, 평택시, 완주군 등을 중심으로 시작해 전국적으로 확대돼 나가고 있다.

또한 부도우노키는 안전, 안심, 풍요를 키워드로 한다. 즉 안전한 먹거리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1984년에 부도우노키가 설립된 것을 감안할 때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농사를 짓는 다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이런 농산물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고 그 가격을 계속 오르고 있다. 소비자의 안전을 생각했던 원칙이 결국에는 회사의 이익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리고 부도우노키는 언제까지나 일할 수 있는 연령제한이 없는 기업을 추구한다. 이로써 직원들이 안심하고 기쁘게 일할 수 있고 현대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로 등장하는 노인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동시에 제시하게 되었다.

지역과 함께 가는 지역 기업

일본에는 부도우노키 외에도 농촌에 이런 사례들이 꽤 있다. 물론 이 사례가 농촌의 모든 답을 줄 수는 없지만 하나의 대안은 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는 유행에 민감하다. 최근 우리나라를 강타한 유행 중에 하나는 사회적기업, 커뮤니티비즈니스, 마을기업 같은 개념들이다. 말 그대로 이윤을 목적으로 하기 보다는 공공의 이익, 마을의 이익을 주는 기업을 말한다.

우리가 방문한 부도우노키가 일본의 사회적기업이나 커뮤니티비즈니스 사업으로 지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부도우노키의 원칙이나 이념 또는 그 활동들을 보면 하나하나가 지역을 위한 것이고 지역에 이득을 돌리는 사회적기업이며 마을기업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왜 도시 근교에 이런 곳을 찾기가 힘든 것일까? 그것은 바로 그 출발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각종 정부의 지원으로 또는 투기 명목으로 우리의 농촌은 지역과는 전혀 상관없는 리조트나 팬션으로 가득 차 있다. 소득향상을 목적으로 농촌의 각종 사업이 진행되다보니 대부분의 사업에서 소비자나 지역을 위한 원칙같은 것을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이런 결과론적 비교 외에도 다양한 분문에서의 비교가 필요하겠지만 적어도 농촌이 농촌으로서의 지속성을 갖기 위해서는 그 정체성, 즉 지역의 역사, 문화, 자연 자원 등을 잘 보존, 발전 시켜야 한다. 또한 경제적 이득보다는 공공의 이득을 우위에 놓는 원칙이 있을 때에만 많은 사람들이 찾고 싶은 농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린투어리즘(Green Tourism)의 등장

1990년대 초반, 일본에서는 거품경제의 붕괴로 농산어촌의 리조트개발 사업이 파탄에 빠지면서 일본정부는 「새로운 식료?농업?농촌의 방향」이라는 문건을 내 놓게 된다. ‘그린투어리즘’이라는 용어는 바로 이 문건에서 처음으로 사용되었다.

‘종합휴양정비법’을 근거로 추진된 리조트 개발이 외부자본에 의한 대형시설개발을 중심축에 두었다면 그린투어리즘은 소비자 지향의 관점에서 도시주민의 새로운 라이프스트일로 제안되어 “농산촌에서 즐기는 여유로운 휴가”의 보급을 목표로 하였다.

그 구체적인 형태를 보면 지산지소(地産地消) 개념을 도입해 지역의 농림수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기 위해 직매장을 설치하거나 새벽시장을 열기도 하고 농림가공품을 직거래한다거나 농가레스토랑이나 체험민박 등이 있다. 대부분이 기존에 지역이 가지고 있는 자원들을 활용하는 하는 방식이어서 지역의 내생적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 그래서 그린투어리즘은 지역민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지역을 지켜가는 데도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김준호 희망제작소교육센터 선임연구원

김준호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준호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여백
시민사회신문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8288 서울특별시 구로구 새말로 93, 신도림태영타운상가2동 B105  |  대표전화 : 02-3143-4161  |  팩스 : 02-6737-1115  |   ingopress@ingopress.com
등록번호 : 서울 다 10706  |  등록일자 : 2013년 8월 26일  |  회장·논설주간 : 강상헌  |  발행·편집인 : 설동본  |  편집국장 : 양병철
후원계좌 : 국민은행 7788-01-04-375819 (시민사회신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설동본
Copyright © 2007 시민사회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