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위와 시민사회의 과제

사설 시민사회신문l승인2011.10.1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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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월가에서 시작된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도 분노를 참기 어려워 나선 행동들이다. 월가시위는 미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번지더니 이제는 캐나다는 물론이고 유럽과 아시아 등 전세계적으로 나서고 있다. 월가 첫 시위에 나선 이들은 ‘고학력 저임금 세대’였다.

탐욕스런 금융가들은 부실한 경영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퇴직금을 챙겨 떠나지만 꼬박꼬박 세금 잘내던 자신들은 대학졸업후에도 취직할 자리가 없자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렸다. 금융자본 체제의 모순과 금융가들의 탐욕에 비해 자신들의 일자리와 자산은 줄어든 현상에 들끓는 분노를 참지 못해 나선 것이다.

월가점령 시위는 오바마 대통령까지 두둔하고 나설 정도로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다.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와 부채 감축을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 부진한 경제 지표만으로도 미국인들이 분노할 이유가 충분하다는 인식을 전국적으로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언론자유 천국인 미국에서 그동안 금융인들의 탐욕스런 거액의 퇴직금 탈취가 비판보도되지 않아서 월가시위가 발생한게 아니다. 민주 공화 양당의 정치인들이나 오바마 대통령과 정부가 금융가들의 탐욕을 제재하거나 정책과 세금으로 규제하거나 관리하지 못해서 시위가 발발한 것은 아니다.

이들 정치인과 정부도 하지 못하는 자본주의의 맹점, 부자는 일을 하진 않고도 갈수록 잘살고 가난한 사람은 뼈빠지게 일해도 갈수록 가난해지는 경제 사회적 양극화현상의 원흉을 금융자본주의의 수혜자, 금융가들의 탐욕에 있다는데 문제의 본질을 꿰뚫고 있다. 가장 선진화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에서, 그것도 월가에서 반금융가(금융자본주의) 시위를 하고 있다는 점은 오늘날 금융자본주의가 어떤 폐해를 주는지 보여주는 상징적 이벤트가 아닐수 없다.

IMF이후 대기업과 공공기관, 민영화를 통해 외국 자본에 넘어간 금융기관의 현실. 구조조정으로 양산된 실업자의 한탄과 자살 현상. 비정규직 1000만명시대(김진숙 크레인 고공농성, 희망버스시위), 장기화된 청년실업, 대학등록금 1000만원시대, 전월세값급등, 치솟는 기름값-식품값, 주식시장 위기 등으로 서민과 젊은층의 고통은 심각하다 못해 막다른 벼랑끝 생존의 위기에 내몰려있다.

시민들이 분노를 표출하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시위는 당연하다고 인정하는 소통의 민주주의 사회는 건강하고 젊다. 대한민국은 분노는 하지만 속으로만 하고, 표출하려고 해도 경찰차로 길을 막고 살수차로 시위대 진로를 방해하는 불소통 비민주 사회의 늙고 건강하지 못한 사회다.

한국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과 일자리 창출, 재정-경제위기를 해소하지 못하는 정당과 정치인, 정부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포기하고 절망한채 거리로 나온지 오래됐다. 답답한 마음을 비정치인에게 새로운 변화와 새로운 정치라는 희망을 기대한 것이 안철수 바람이었다. 정당정치에 대한 기대의 포기, 안철수 바람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찾으려고 한 국민들의 심정을 받아 안아야 한다.

시민운동 영역과 시민사회가 새로운 희망을 만들고 제시해야 한다. 정치세력화같은 정치 영역에서의 활동도 중요하다. 그러나 정치와 정부와 기업들이 저지른, 실패한 영역들을 찾아 시민들의 불만과 불안, 위기들을 해소하는 역할과 대안을 시민사회가 창조적으로 발굴하고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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