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대한민국은 무역규모 1조달러를 달성했다. 세계 9위의 경제강국이 됐고 세계7위 수준의 무역대국이 됐다. 여기에는 역대정부가 추진한 대기업위주의 수출드라이브 정책이 먹혀들었고 대기업들도 공격적인 세계시장진출에 앞장서 이같은 경제 성장에 발판을 만드는데 적극 거들었다.

근대화와 경제성장정책에 있어 선택과 집중의 효과를 대기업 위주 수출정책이 성장수치를 높이는 가장 효율적임을 대한민국 경제성장이 수치로 말해준다. 수출로 생긴 이익이 개개 국민들에게 이익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트리클(낙수(落水))효과를 기대해 대기업지원 성장정책을 했지만 경제성장은 이뤄졌으나 고용 창출로 연결이 되지 않아 고용없는 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현실이다.

대기업의 곳간에 쌓아 놓은 현금더미들이 위기의 재정-경제상황과 세계경제위기 등의 불확실성과 불안, 미래전망의 불투명 때문에 투자처를 찾지 못해 잠자고 있는 사이 신규고용은 늘지 않고 실업은 증가하는 청년실업장기화, 비정규직 양산 등의 나쁜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실업은 늘고 장기화되고 경제는 풀리지 않는 사이 서민경제는 더욱 열악해져 빈익빈부익부의 소득양극화 현상이 심도를 더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이 복지정책의 하나가 된지 오래됐지만 정부와 대기업이 주도하지 않으면 구두선에 불과한 게 일자리 창출이다. 일자리도 국민들의 능력과 수준에 맞춰 임시방편 땜질하듯이 저기능 저임금의 나쁜 일자리가 아니라 질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제공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일자리창출 정책이 실패하지 않는다.

지방자치단체들이나 고용노동부 차원에서 일자리 창출과 창업독려를 위한 명분과 실익을 도모하기 쉬운 정책이 사회적기업지원 정책이다. 1개의 사회적기업이 최소한 몇 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공식은 나와 있지는 않지만 1개의 사회적기업이 창업하면 이 기업을 유지 발전시키려면 최소한 3~5명의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전제하에 고용인력에 대한 임금지원과 경영컨설팅등을 지원했다.

사회적기업은 복지와 고용 등 사회적가치를 구현하면서 동시에 이익도 추구하는 영리목적의 기업이다. 영리 목적과 함께 사회적가치를 동시에 추구해야 하기 때문에 영리추구 경영과 사회적가치 추구경영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상존해 있다. 거기에다 대부분 사회적기업은 신규의 중소기업인데다 경영, 마케팅능력, 자본규모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한해 사회적기업에 대한 열풍은 정부와 자치단체들의 적극지원등에 힘입어 2000년대초 벤처열풍처럼 창업과 인증지원에 몰렸다.

대기업들도 기업의 사회적책임 요구가 커지는 시대적 분위기를 외면하기 어려워 사회공헌과 함께 사회적기업설립과 지원등에 앞장서고 있다. 대기업의 사회적기업 참여와 지원형태를 보면 초기에는 대기업의 사업내용과 관계없는 재정기부를 중심으로 하는 지원이 주였다.

그러나 현재는 대기업이 사회적기업을 직접설립하거나 사업을 위탁하거나 공동수행같은 파트너십 계약, 그리고 우선구매와 같은 형태의 사회적기업지원을 늘리고 있다. 교보생명의 ‘간병인파견사업’같은 사업은 사업성격상 적자가 불가피하지만 유료사업도 병행함으로써 질을 높이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그동안 그룹의 경영노하우와 체험에서 나온 실전노하우가 대기업의 인적 자원과 경영자원등의 지원이 가능했기 때문에 성공할수 있었다.

최근 열린 대기업의 사회적기업 지원정책 관련 세미나에서 대기업들의 지원사례가 소개됐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대기업들의 사회적기업 지원 활동은 대부분 직접설립 운영하거나 사회적기업 경영진에 대한 경영교육, 컨설팅에 그치거나 특정분야에 집중해 그 분야 사회적기업을 선정, 후원하는 형태에 그쳐 있었다. 한 발표자의 말을 통해 그 원인을 파악해볼수 있었다. “대기업이 사회적기업을 지원함으로써 일자리 창출과 기업의 사회적책임을 한다는 긍정적 이미지를 얻을수 있다는 고용노동부의 권유가 있어 그룹차원의 사회적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했다”는 부연설명이었다.

그동안 대기업 사회적기업지원정책과 운영은 자발적 지원보다는 정부 정책의 수행자 역할을 맡는 소극적 지원에 그침으로써 ‘누이좋고 매부좋은’ 홍보효과에 만족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사회적기업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고용정책의 하나로 시작된게 어쩌면 잘못 일수 있다. “고용=복지=사회적가치”임은 틀리지 않지만 ‘일자리창출=복지’라는 사회적기업의 단면만이 부각되는 것은 우려할만하다. 사회적기업을 통해 정부와 시장기능이 담당하지 못하는 장애인과 고령자, 여성, 청소년 등 복지와 문화 교육 등의 서비스가 만들어지고 제공될 수 있어야 한다.

대기업의 선순환 사회적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종합적 지원을 위한 접근이 필요하다. 창업교육 프로그램과 사회적기업 제품의 판매와 유통, 구매지원 등의 프로그램, 경영, 회계, 인사 등의 교육지원, 컨설팅 등의 종합프로그램에 대한 새로운 플랜이 필요하다.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하는 대기업들이지만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공헌 프로그램차원에서 사회적기업의 선순환 생태계 조성 차원의 종합적 접근이 사회적기업 5년차를 내닫는 2012년을 앞두고 심도있게 고민해야 할때다.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차원에서 보다 기업과 사회전반의 새로운 사회적가치를 공유하는 공유가치창조(CSV)를 큰형인 대기업이 작은 사회적기업을 위해 솔선수범해야 한다.

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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