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복지 민주를 최대 가치로

2013년 출범하는 새 정부가 지향하는 가치의 화두는 무엇인가? 한마디로 <평화, 복지, 민주>로 축약될 수 있다.

첫째, 분단국가로서 평화의 가치는 한반도에서 무엇보다도 제일 소중하다. 한반도의 평화는항상 불안전했고 따라서 확고한 평화구축 없이는?미래의 한반도와 남북한 각자의 전반적 발전을 기약할 수 없다.

주지하다시피 지난 4년 동안 MB정부는 한미동맹만 강조하고 남북관계는 거의 무시했다. 이전 민주정부 10년 동안 쌓아온 남북한 합의(615 남북공동선언/10.4남북공동선언)를 무시하고, 핵문제에 모든 남북관계를 경직되게 연계시킨 결과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가 모두 동결되어 버렸다. 이로 인해 남북화해는 실종하고, 갈등과 전쟁의 공포 속에서 소모전을 거듭했다.

특히 지난 2010년 3월 천안함 사건, 2010년 11월 연평도 무력충돌은 한반도의 평화가 언제든지 깨어질 수 있음을 극명하게 말해주었다. 분단국가에서 분단체간의 소통과 교류협력이라는 정상적관계가 모두 깨어지고, 군사적 긴장이 지속되면,?외교는 없어지고 국제사회에서 완전 고립 되어버린다.

그 결과 북한은 그 동안 경제적으로 약83% 정도가 중국에 기울어져 있을 정도로 중국과의 관계가 가까워졌다. 이제 미국조차도 MB정부의 경직된 강경대북정책을 부담으로 생각할 정도가 되었다. 즉, MB정부의 대북강경책은 남북관계와 한미관계는 물론 나아가 한반도의 전체 평화에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한 것이다. 그러므로 2013년 출범하는 새로운 정부는 평화의 가치를 국정의 최상위의 가치로 실천해야 할 것이다.

둘째, 2013년 새 정부는 복지를 두 번째 주요한 국정지표로 삼아야 한다. 현재 한국의 가장 심각한 삶의 질의 문제는 인구의 노령화, 양극화 현상 그리고 비정규직 문제다. 인구의 고령화 현상으로?경제활동인구는 주는 반면 노인인구는 급격히 증가하고, 출산율은 세계에서 1,2위를 다툴 정도로 낮다.

신자유주의의 영향으로 대기업은 성장하는 반면 중소기업은 점점 쇠퇴하고, 중산층은 붕괴되어, 내수기반이 약화되는 등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800만명에 이르는 비정규직 문제 또한 심각하다. 모든 산업의 경영합리화와 고도의 지적 산업의 강화로 일자리는 급격히 축소하고 있다. 단순 노동자가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다문화 가족문제도 새로운 사회의 문제로 함께 고민해야한다. 그러므로 2013년 노령화, 양극화, 비정규직 문제 해법을 포함하는 복지정책을 두 번째 국정지표로 삼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셋째, 민주를 국정지표로 삼아야 한다. 2008년 3월 이명박 정부 들어 기본적 자유와 인권 존중문화의 퇴행, 법치주의의 퇴행, 바른 역사인식의 퇴행등이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국가 공권력에 의해 도청당하고 통제받는 현상은 70-80년대 군부시대로 다시 회귀한 듯하다. 우리가 70-80년대 어럽게 구축한 민주주의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민주주의문화의 확실한 복원 없이 대한민국은 내공이 없다. 민주적 절차에 기반을 둔 국민적 신뢰를 받지 않은 정부는 미래가 없다. 퇴행한 절차민주주의를 다시 복원해야한다.

그러면 활로는 없는가? 그러나 희망은 있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을 평화통일로 연결시키는 원대한 전략으로 새로운 국운을 여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지난 7월8일 평창이 2018년 겨울올림픽의 개최지로 결정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한·일월드컵, 그리고 지난해 자동차경주인 F1 그랑프리, 여기다 9월에 열리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에 이어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5대 세계 '빅5' 국제 스포츠이벤트를 모두 치르는 영광을 안게 됐다. 이것은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이다.

이념분쟁으로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1984년 LA올림픽이 반토막 올림픽이 되었었는데, 1988년 더구나 분단국에서 열리는 서울 올림픽이 제대로 치뤄질 것인가가 당시에는 전세계인의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러나 우리는 무사히 해냈다. 그리고 이 올림픽을 통해 한국전쟁으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의 하나였던 한국이 자유 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함으로써 지난 50년 동안 이루어낸 것을 남김없이 보여줬다.

이후 소련의 고르바초프 서기장의 개방개혁정책으로 그렇지 않아도 비틀거렸던 동구권의 사회주의체제는 1989년 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기화로 와해됐다. 2002년 월드컵에서 우리는 우리 사회가 다문화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7백만명의 붉은 악마라는 응원단을 통해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을 아우르는 한민족이 아닌 21세기형 대한민국 민족주의의 저력을 보여줬다. 현재 우리나라에 사는 외국인은 126만 여명으로 2015년에는 250만명 정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1988년 서울올림픽으로부터 꼭 30년, 한 세대이후에 열리는 평창겨울올림픽에서 과연 우리는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꿈꾸어야 할 것인가. 2020년이면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이 된다. 한 사회체제의 모순이 70년을 넘기기는 상당히 힘들다. 1917년 러시아 혁명을 일으킨 소련조차도 70여년 밖에 그 체제를 유지하지 못했다.

우리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꾸어야 할 꿈은 바로 한반도의 평화통일이다. 이 꿈이 어떻게 현실화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1988년의 서울올림픽이 동구권 와해의 기폭제가 될 줄을 누가 알았으랴. 이제 2013년 새 정부를 출범시키는 우리는 한반도 평화통일과 평창 동계올림픽을 연계시키는 원대한 전략으로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21세기형 대한민국민족주의 저력으로 절차적 민주주의를 회복하면서 평화통일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