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영덕 주민들이 광화문에 모인 까닭은?

수몰민 만들고 주민 쫒아내는 댐 건설 그만 ‘울분’ 안철l승인2011.12.2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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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지속가능한 수자원정책에 의구심...댐 건설로 물·법적 분쟁 예고
“주민·시민단체와 협의해야”

영하 2도의 날씨. 서울 도시 한복판 광화문 앞 정부중앙청사에 영양군 주민과 영덕군 주민 45명이 모였다. 왜? 정부가 추진하는 영양댐과 영덕군 달산면에 건설하는 달산댐 때문이다. 주민들은 댐 건설이 자신들의 의사를 물어보지 않고 정부 혼자서 결정하고 추진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환경연합
달성댐대책위와 영양댐대책위, 그리고 환경연합은 지난 15일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수몰린 만들고, 생태계 파괴하는 불법 댐 추진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들에게 댐 건설 의사를 물어보지 않고 정부가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추진하고 있는 댐 건설 추진을 그만두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건의 요지는 이렇다. 정부가 2009년부터 영양댐과 달산댐 건설을 추진했다. 지금도 가장 큰 환경사안 중에 하나인 4대강사업에 가려져 댐 건설을 영양주민들도 몰랐고, 영덕군 달산면 주민들도 몰랐다. 환경사안에 가장 관심이 있는 환경단체도 몰랐다.

그런데 2011년 10월, 영양댐과 달산댐 예비타당성을 마쳤다는 언론보도를 확인하고, 당장 댐 건설의 최상위 계획인 ‘댐건설장기종합계획’을 확인했다. 영양댐과 달산댐은 2007년 댐장기종합계획에 명시돼 있지 않았고, 영양댐비대위와 달산댐비대위를 만나 이 댐 건설을 추진했던 추진세력을 검찰에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고발한지 일주일만에 국무총리실에서 댐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무총리실의 ‘기후변화 대응 재난관리 개선 종합대책’을 살펴보면 “한강·금강·낙동강 일대 홍수대비 치수대책이 시급한 14개소(달산댐, 영양댐, 문정댐 등) 우선 추진(3.2억㎥ 저류공간 확보)”을 외쳤다.

현재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 달산댐과 영양댐만 해도 문제가 심각한데, 문정댐(지리산댐)과 더불어 11개의 댐을 추진하겠다는 점은 무책임하다 못해, 근시안적인 정책이고 지속가능한 수자원이 아닌 자연의 순환을 끊는 정책이라 심각한 문제다.

요즘 전 세계적인 흐름은 수자원 개발이 아닌 수요관리를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물이 부족하지 않다. 다만 관리를 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존 노후 관로로 인한 물 손실양은 7억톤으로 노후 관로를 교체한다면 달산댐으로 비교하면 달산댐 13개 이상, 영양댐으로 비교하면 영양댐 10개 이상 건설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어떤 것이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일까?

영양댐이나 달산댐 건설로 수몰되는 지역에 약간의 보상비로는 그들이 당한 피해를 다 배상하지 못한다. 삶터의 상실과 역사, 문화, 정신생활까지 다 박탈당당하고 지역주민들과의 감정, 지식, 가치체계에 대한 혼란을 겪을 것은 자명하다. 생태계는 흐르는 강이 아닌 호수로 변할 강에서 베스와 같은 어종이 늘어나며 하천 생태계는 급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군다나 영양군과 영덕군 달산면은 사향노루, 산양, 수달, 수리부엉이 등 각종 천연기념물이 즐비해, 어떤 피해를 입을지 상상하기 곤란하다.

지난 2000년 소양강댐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댐 건설로 인한 편익(전력 판매, 용수 공급, 홍수 조절 등)은 최대 540억 이었지만 피해액은 973억으로 피해액이 편익보다 400억이나 차이가 났다. 하지만 댐 건설로 인한 편익은 대부분 도시주민들이며, 피해는 댐 인근의 농촌지역 주민들이다. 농민들은 수몰로 인한 지역생산량 및 지역소득 감소, 교통불편, 지방세 감소, 기상변화로 인한 농업생산량 감소 및 근골격계 질환, 폐질환 등 각종 피해를 감내하고 있다.

산림조성과 홍수터 복원으로 홍수대책은 충분하며, 불투수층 도시화로 인한 도시홍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울러 물 절약기기 보급, 대체 수자원 개발도 필요한 일이다.

피해는 주민들만 입는 것이 아니다. 관련 지자체까지 피해를 입는다. 올해 11월 10일에 댐이 건설된 지자체장들이 피해를 입었다며 모임을 가졌다. 댐 있는 18개 지자체장들이 ‘댐 소재지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를 만들었다. 이들 협의회는 댐 건설로 인한 문제점을 집중 부각하겠다는 것이다.

댐건설로 16년 동안 수자원공사와 논쟁을 벌이고 있는 지자체가 있다. 바로 호반의 도시라는 춘천시다. 소양강댐 하류에 취수장을 설치해 방류하는 물을 무상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이 춘천시의 입장이며, 수자원공사는 물을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라는 입장이다. 댐 건설로 인한 대표적인 지자체와 수자원공사의 분쟁이다.

댐과 관련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우리나라는 대형 댐의 수는 세계 7위라는 불명예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대형댐이 늘어날수록 피해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1970년대와 2005년을 홍수피해액을 비교해봤을 때 100배가 늘어났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정부는 댐 건설로 홍수도 막고 가뭄도 해결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둘 다 해결하기는 어렵다. 홍수를 막으려면 물을 비워야 하고, 가뭄을 막으려면 물을 채워놔야 하기 때문이다.

2000년 ‘세계 댐 위원회(WCD)는 댐 찬성론자와 반대론자의 회의결과 댐 건설 편익은 생각보다 크지 않고, 예상보다 많은 피해를 가져온다고 밝혔다. 댐 건설은 억제해야하며 필요한 경우 주민들과 협력을 통해서만 건설할 것은 권고하고 있다.

정부는 또 밀실에서 댐 건설계획을 발표하면서 '닥치고 건설'이라는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동강댐의 사례와 2001년 댐반대운동의 사례에서 보듯 지역주민과, 시민단체와의 협의없는 댐 건설은 반드시 실패 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논란은 거셌다. 정부의 독단적인 결정과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달산댐과 영양댐 주민들, 환경단체는 댐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댐 건설로 편익은 거의 없으며, 댐 인근 주민들의 일방적인 피해만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밀실에서 중앙정부 독단의 댐 건설은, 지속적이지도 않고 장기적인 수자원정책도 아니며 더 큰 비용으로 더 많은 희생만 초래하는 결과일 뿐이다.


안철 환경연합 정책국

안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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