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시간 축소가 무슨 말인가

사설 시민사회신문l승인2012.02.0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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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올초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들이 이수해야 하는 봉사활동 시간을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학교에서 채울 수 있는 봉사활동을 강화하고 학생 개인이 계획을 세워서 하는 개인 봉사활동은 줄여 학생·학부모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 시교육청의 입장인데, 형식적인 점수따기식 봉사활동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는 대내외 의견이 작용했을수도 있고, 공부할 시간도 모자란데 봉사 일감도 잘 찾을 수 없는 형편에 그런데 시간을 허비해야되겠냐는 학부모들의 의견이 작용했을수도 있다.

여하간 이에 따라 교육과정에 의한 봉사활동과 개인 봉사활동이 통합되고 고등학생의 경우 연간 25시간에서 20시간으로 이수시간이 줄어드는데, 얼핏보면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이 자원봉사 시간 축소에 대해 좀 따져봐야 할 필요가 있다. 청소년들의 창의와 인성교육을 강화하겠다며 창의적체험활동을 정식 교과시수로 편성까지 하는 마당에 아이들의 인성을 풍부하게 할 수 있는 자원봉사 시간을 축소한다는 것이 적절하냐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자원봉사를 할 일감이나 수요처를 잘 찾지 못하는 것은 입시위주로 편중된 기형적 교육시스템 때문이지 청소년들 탓은 아니다. 정규수업에 보충수업, 학원으로 이어지는 청소년의 생활패턴이 교육적으로도 분명 문제가 있으니 최소한의 인성교육적 측면에서 자원봉사활동 시수를 확보하는 것인데, 교육당국이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부담스러워 한다는 이유로 그마저도 축소해 버리면 이는 교육당국이 청소년들보고 그 시간에 학원이나 한군데 더 다니라는 말로도 해석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각적 문제다.

형식적인 봉사, 자율이 아닌 타율로 이루어지는 봉사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한다면 이는 교육당국이나 정부가 자신들의 의무를 방기해 왔음을 스스로 자인하는 꼴이기도 하다. 수요처와 일감을 청소년들이 잘 찾을 수 없고 형식적인 봉사가 대부분이라 봉사시수를 축소하겠다는 발상이라면 이는 오히려 문제점을 보완하고 의미있는 봉사 내용으로 편성하고 운영될 수 있도록 제도를 다듬을 일이지 시간을 축소해 버리는 것은 교육적이지도 않고 행정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

예를 들어 학교밖 개인 봉사활동 권장시간 8시간을 투자할 대상도 없고 찾기도 어려워 봉사시간마저 축소하는 사회라면 이건 시간의 문제를 떠나 이 나라가 과연 정상인 나라인지 아닌지 심각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자원봉사에 처음 참여하는 청소년들이 처음에는 별 생각없이 시작하다가 그안에서 점점 의미를 찾아가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학교와 학원으로 대표되는 이 비뚤어진 교육시스템안에서 그나마 자원봉사활동은 그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의미와 가치가 있는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아이들의 계속된 죽음으로 청소년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서울시교육청의 자원봉사 시간 축소는 마치 청소년들의 짐을 덜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참으로 교육적이지 못한 내용이다. 서울시교육청의 재검토가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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