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위한 녹색혁명을 되새기다

요시다 타로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이 들려준 이야기 남성우l승인2012.02.2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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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건 중심 반생태적 활용 집착 반성하고 21세기 인류 생존법 모색을

쿠바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실험을 시도했다. 그 결과, 220만명이 거주하는 쿠바의 수도아바나는 최악의 식량위기를 벗어나 '미래 생태도시'라는 세계적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그들의 실험은 아사 직전의 쿠바를 10여년 만에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자급자족 환경도시로 일궈냈다. 작은 섬나라 쿠바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쿠바생태농협.

요시다 타로의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은 도쿄 농림수산부에 근무하는 저자가 1999년에 아바나를 한 달간 머물면서 체험한 현장보고서다.

쿠바 '녹색혁명'의 핵심은 도시농업에 있다. 개인이 가진 자투리땅을 이용해 시작한 텃밭가꾸기는 개인농장, 기업농장으로 확대되었고, 약 8000여 곳에서 3만 여명이 진행한 도시농장이 220만 아바나 시민들의 먹을거리를 해결했다. 이들 아바나 시민들은 순전히 채소의 자급자족을 위해 텃밭가꾸기를 선택했으며, 인구 밀집지역인 도시적 특성을 고려해 ‘도시이기 때문에 유기농으로’라는 소박하면서도 소중한 생태적 영농방식을 일상화했다.

아바나가 일군 경이로운 생태혁명의 중심에는 화학비료와 농약을 투입하지 않고 지렁이, 퇴비, 천적과 미생물, 바이오기술등을 이용한 100% 유기농법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시농업의 시작은 그들의 배고픔에서부터 비롯되었다. 1980년대 후반 쿠바의 원조국이었던 소련의 붕괴, 미국의 봉쇄정책 등으로 쿠바의 경제 시스템은 완전히 몰락한다. 특히 수도 아바나의 상황은 더욱 열악했다. 생산을 위한 가장 본원적 자원인 석유 공급의 단절은 지방 농산물 수송의 단절을 낳았고 결국 도시 사람들은 굶주리기 시작했다. 이 무렵, 쿠바인들의 평균체중이 9kg씩이나 떨어졌다.

생태혁명이 그들에게 남긴 것

이처럼 라틴아메리카 1위, 세계 11위(1989년도 생활수준 통계)였던 쿠바가 붕괴한 까닭은 정치경제적으로 절대적인 원조국이었던 소련의 붕괴에 따른 것이다. 식료품 등 쿠바 내에서 소비하던 먹을거리의 절대적이자 최대 원조 국가였던 소련의 붕괴는 쿠바를 비롯한 동구권의 몰락을 야기했다. 소련의 붕괴와 석유자원의 단절은 쿠바 경제의 시스템을 붕괴시켰으며, 이는 결국 농산물의 가격을 떨어뜨리고 도시 공업 생산마저 마비시켰다. 결국 벼랑 끝에 내몰린 그들은 호미와 낫을 들었다.

쿠바인들은 국가와 국민들이 함께 공존할 상생의 길을 모색했다. 처음에는 당장 굶지 않기 위해 쓰레기로 뒤덮인 도시의 땅을 경작했다. 그들은 오이, 강낭콩, 가지, 피망 등을 심었다. 이렇게 하여 도시 주변에 버려져 있던 땅은 벽돌과 베니어합판으로 둘레를 친 뒤 퇴비를 섞은 흙을 넣고 채소를 재배하는 '오가노포니코'(상자텃밭의 원리를 이용)로 탈바꿈했다.

배곯는 아이들이 사라졌을 뿐 아니라 화학비료와 대규모 농업으로 황폐화된 땅이 다시 원기를 되찾았고, 석유 공급 중단에 따른 대안으로 그들이 중국에서 들여온 100만 여대의 자전거는 매연과 이산화탄소로 가득한 도시의 대기환경을 되살리는 역할을 했다. 또 바이오 기술의 도입으로 고질적인 생활쓰레기 문제와 오·폐수 문제도 해결했다. 약초 재배를 통해 종전 화학적 의약품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던 생활 관행을 일소하고 ‘대체의약’이라는 ‘생태 의학’의 발전을 가져왔으며, 이로써 의약품 부족을 해결했다.

하지만 이들이 이룬 성과 중 가장 의미 있는 것은 그들의 식습관이 육식 위주에서 채식으로 전환되었다는 점이다. '녹색 혁명' 이후, 쿠바의 모습은 경제몰락 당시에 비해 엄청난 변화를 보여준다. 그들은 도시경관은 물론 일상생활과 함께 정신까지도 탈바꿈시켰다. 쿠바의 진보는 시민의 노력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부단히 이뤄졌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33곳에 달하는 농업관련 연구소 연구원들은 현장에 적합한 맞춤형 기술을 개발, 시민들에게 공급했다. 이는 마치 우리나라 조선시대의 '이용후생'을 강조한 정약용 선생의 정책을 연상케 한다. 또 정부는 쿠바인들에게 토지 무상대여와 농업기술전수, 유통혁신을 강력하고 정확하게 지원했다. 바로 이 점이 쿠바의 생태적 사례가 왜 중요한지, 필연적으로 성공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바나'를 바라보는 우리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소수의 농민이 월등하게 많은 도시민들에게 먹을거리를 공급해 왔다. 그러나 농업정책이 약화되고 대신에 자본집약적, 대규모 농업구조로 개편되면서 이는 필연적으로 단위면적당 생산량의 증대와 상시적 공급이라는 경제적 욕구 확대로 이어져 결국 토양환경을 황폐화시키고 나아가 생태환경을 파괴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도시인 1000만 인구의 서울은 한 평의 땅이라도 있으면 어김없이 화학적 공업생산시설이나, 대규모 아파트 건설 따위의 토건 중심의 반생태적 활용에만 집착하고 있다. 저자는 말한다. 21세기 인류의 생존법이 이 ‘아바나에 담겨있다’라고.
여러분에게 아바나는 어떻게 다가오는가?


남성우 시민기자(지혜학교 6년)

남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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