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성 석면피해 기업에 책임 묻다

법원, 부산 석면공장 지역주민 건강피해 최초인정 한말l승인2012.05.1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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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일본기업 책임은 기각

법원이 부산 석면공장 지역주민 건강피해에 대해 주변 공장에 책임이 있다고 최초로 인정했다.

부산지방법원 제6민사부(재판장 권영문)은 지난 10일 1969년부터 1992년까지 부산시 연제구 연산동 소재 석면방직공장 제일화학(현 제일E&S) 부근에 살다 석면암인 악성중피종암에 걸려 사망한 지역주민 2명의 유족들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석면공장의 책임을 60% 인정한다고 판결했다. 그동안 석면방직공장에서 일했던 전직노동자들에 대한 손해배상이 결정된 경우는 있었지만 지역주민의 환경성 석면피해에 대해 기업의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판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환경성 석면피해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손해배상을 인정받은 주민피해자는 2006년에 사망한 김모씨와 2004년에 사망한 원모씨 2명이다. 김씨의 경우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인 1980년대 석면방직공장에서 1.5km떨어진 곳에서 10여년 동안의 거주력이 있다. 김씨는 2006년 4월 석면암인 악성중피종암이 발병했는데 6개월만인 2006년 10월 4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법원은 김모씨의 부인과 자녀 셋 등 4명의 유족에 대해 2164만원(부인)과 3168만원(자녀)씩 모두 1억1천6백68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원씨의 경우 1970년대 초 석면방직공장에서 2.1km떨어진 곳에서 4년간 거주했다. 원씨는 석면방직공장에서 1km가 채 안되는 곳에 직장이 있었다. 원모씨는 2002년 악성중피종이 발병했고 2004년 72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법원은 원씨 자녀 3명의 유족에 대해 각 488만원, 모두 1천4백64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소송은 2008년에 제기되어 3년6월개월만에 판결이 나왔다. 소송 진행중인 2011년부터 시행된 석면피해구제법에 의해 피해가 인정되어 3천여만원의 구제금 지급이 결정된 바 있다.

재판부는 “1970년대 당시 석면방직공장으로부터 외부로 석면먼지가 상당이 비산되었다”며 “공장내 집진시설도 미흡하여 주민들에게 발생한 악성중피종암이 공장으로부터 비산된 석면먼지에 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2008년 부산대 강동묵 교수 등의 조사결과 부산지역 석면방직공장 반경 2km이내에 거주한 주민들에게서 발병한 악성중피종암이 2km밖에 거주한 주민들에 비해 10배나 많다는 연구결과 등을 적극 참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당시 기업이 석면문제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했을 수 있고, 석면에 노출된 모든 사람이 병에 걸리는 것이 아니라는 점 등을 들어 기업의 책임을 60%만 인정한다”고 강조했다.

원고들은 석면방직공장 외에 국가와 석면방직기계를 들여와 합작회사를 설립한 일본석면기업 니치아스(Nichias)에게도 책임을 물었으나 재판부는 이들에 대한 소송은 기각했다. 이번 판결에는 주민피해 이외에도 석면폐에 걸려 산재인정을 받은 전직노동자 3명이 손해배상을 제기했는데 기업의 책임을 90% 인정했다. 전직노동자들에 대한 손해배상결정은 이번이 4번째다.

이번 소송을 담당한 변영철 변호사는 “일본석면기업 니치아스에게 책임을 묻지 않은 것은 의외고 니치아스는 석면방직기계를 단지 수출한 것이 아니라 합작기업을 세워 이익을 회수해갔다”며 “부산 노동자들과 주민들의 건강피해는 한국기업보다 일본의 니치아스에게 책임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해 항소할 뜻을 밝혔다.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는 “이번에 주민과 노동자들의 건강피해에 대한 책임이 물어진 석면방직기업 제일E&S는 1990년대초 석면공장을 인도네시아에 수출하여 아직도 현지에서 합작회사를 운영하고 있어 인도네시아 현지에서의 주민과 노동자피해가 재연될 경우 국제적인 책임을 요구받는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부산에는 전국 석면방직공장 14개 중 9개가 밀집해 있었기 때문에 주민피해가 많았을 것으로 보이고 유사한 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한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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