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경향신문은 “정부 출연 연구기관서도 4대강 등 환경평가 부실” 제목으로 환경영향평가의 부실 문제 기사를 실었다.지난 11일 환국환경영향평가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전동준 박사가 발표한 논문을 소개한 것이다.

전동준 박사가 문제로 지적한 것은 같은 시기에 남한강 상류의 동식물 현황을 조사하면서 영산강의 현황도 조사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환경영향평가서에 기재된 조사 일수를 집계해보니 사업을 가장 많이 수주한 생태계조사 업체의 조사일수는 최대 569일에 달한다는 것이다.

지난13일자 국민일보도 한 업체가 같은 날에 전국에 산재한 5군데까지 조사를 동시에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지난 14일 보도 해명자료를 통해 많은 자연환경조사업체의 경우 석박사급 책임조사원 이외에 수생태, 식생, 어류, 조류 등 자연생태 분야별로 다수의 실무급 현지조사 보조원 등을 활용하여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므로 같은 기간 복수의 사업지에 대해 현장조사 수행은 가능하고 적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같은 환경부의 해명은 전국에 산재한 5군데의 현장을 같은 날에 조사를 한 것에 대한 것으로는 부족하다. 환경부의 해명대로라면 어떤 현장은 석박사급 책임조사원이 참여하지 않고 보조원만 참여한 경우도 있었다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도 있어 부실 논란을 잠재우기는 힘들어 보인다.

제대로 된 현황조사 없이 미래의 영향을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대단히 심각한 상태임을 알리는 연구결과다. 환경부는 학회에서 지적하는 문제점에 대해 서둘러 논란을 잠재우려 하기보다는 원인을 진단하여 근본 대책을 세우는 성찰의 자세가 필요한 때다.

필요하다면 환경영향평가서를 사업자만이 작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제도의 근본까지도 개편해야 한다. 현황조사가 부실하여 멸종위기종이 사라져버린다면 회복이 불가능한데 이런 결과를 노정하는 제도를 고집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한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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