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 4대강사업이 원인

환경부장관은 환경영향평가법 41조 발동해야 한말l승인2012.08.1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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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녹색연합은 낙동강 중상류를 향해 급속히 북상 중인 대규모 녹조현상이 구미 인근까지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선 지난 4일 대구와 고령 일대에서 발견된 독성 남조류가 강정고령보와 칠곡보를 넘어서 8월 6일 구미와 칠곡군 경계 지점에서도 발견되었다. 이와 같은 추세로 북상한다면 녹조를 정수하는 시설이 갖추어있지 않은 구미정수장까지 다다를 수 있다. 수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먹는 물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녹색연합
낙동강 녹조현상과 폐사한 물고기.

녹색연합은 지난 7월 29일부터 8월 3일까지 진행한 낙동강의 수질 모니터링 결과, 과거 낙동강 하류에 국한되어 나타났던 대규모 녹조현상(남조류 대량 발생 현상)이 낙동강 중류일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8월 3일까지 녹조 현상을 확인한 지점은 경남 합천군에서부터 대구시 달성군, 경북 고령군 일대다.

그런데 지난 7일 녹색연합은 녹조현상이 훨씬 더 상류로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8월 3일 발생 지점에서 상류방향으로 약 37km 떨어진 경상북도 칠곡군 석적읍 중리에서 강물이 푸르게 변한 녹조현상을 발견했다. 이곳은 경상북도 구미시와 경상북도 칠곡군 경계 지점이다. 녹조가 강정고령보와 칠곡보, 무려 2개의 보를 뛰어넘어 상류 쪽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녹색연합이 직접 채수한 강물을 인제대학교 환경공학부 이진애 교수에게 맡겨 분석한 결과, 8월 6일 녹조가 발견된 지점의 조류는 남조류의 일종인 마이크로시스티스와 아나베나로 나타났다. 이 지점의 강물은 초록색의 색깔을 띠고, 그 안에 녹색의 작은 알갱이가 부유하고 있었다. 가장 많은 종류는 8월 1일 대구 인근에서 확인한 것과 같이, 간질환 독성물질 마이크로시스틴을 함유한 마이크로시스티스였다. 또한 마이크로시스티스 외에도 아나톡신이라는 독성 함유 가능성이 있는 아나베나도 발견되었다.

남조류의 개체수는 조류경보 기준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 aeruginosa)의 개체수가 7,900cells/㎖, 아나베나(Anabaena)가 1,500cells/㎖로 확인되어, 두 종류의 개체수를 합치면 약 9,400cells/㎖이다. 이것은 남조류 세포수만을 봤을 때, 조류경보제상 두 번째 상위단계인 “조류경보” 단계(5,000세포/mL이상)에 해당하는 심각한 수준이다.

녹색연합이 확인해본 결과 8월 6일 남조류 발생 지점으로부터 상류방향으로 약 10km 떨어진 지점에는 구미정수장이 자리하고 있다. 구미정수장은 수자원공사가 운영하며, 시설용량이 46만톤이 넘는 대형정수장이다. 해평취수장에서 취수한 물을 정수하여 구미, 김천, 칠곡 일대의 식수로 공급하는 시설이다. 문제는 이 구미정수장에는 남조류의 독성을 정수할 수 있는 고도정수처리시설이 없다는 점이다. 남조류의 북상이 구미정수장에 미친다면, 이 일대 주민들의 안전한 식수공급이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남조류가 번성하는 데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먹이가 되는 영양염류, 광합성을 위한 햇빛, 적정 수온, 그리고 정체시간 등이다. 정부에서는 이번 녹조의 원인을 이상고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에는 문제점이 많다. 우선 기온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물의 온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같은 기온에도 물이 흐를 때와 정체되어 있을 때는 차이가 있다. 빠르게 흐르는 계곡물이 여름에도 시원한 것과 같은 이치다. 만일 낙동강이 예전과 같이 흐르는 상태였다면, 최근의 고온현상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달랐을 것이다.

그리고 녹조현상은 거의 대부분이 호수와 같이 정체된 수역에서 발생한다. 녹조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대청호, 팔당호, 낙동강 하구 등이 모두 댐이나 하구둑에 가로막힌 지역이다. 수질오염관련 교과서에도 녹조현상은 하천 파트가 아니라 호수 파트에 포함되어 있다. 호수와 같은 정체수역이 녹조발생의 전제사항이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낙동강을 호수로 변화시킨 8개의 보가 녹조현상의 근본원인일 수 밖에 없다. 낙동강의 정체시간은 실제로 엄청나게 길어졌다. 예전에는 안동에서 바다까지 걸리는 시간이 약 18일이었으나, 지금은 그것의 10배인 180일 정도이다.

정부는 4대강사업을 추진하면서 “수질개선”을 목표로 내세웠다. 보로 물그릇을 키우면 희석이 되어 수질이 개선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의 대규모 녹조현상은 4대강사업으로 건설한 보가 낙동강 원수의 수질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녹색연합은 주장했다.

낙동강 살리기 사업(2권역) 환경영향평가서(초안)
보 설치에 따른 영향예측.

낙동강 살리기 사업(2권역) 환경영향평가서(초안)
보 설치에 따른 수질개선대책.

한편, 낙동강 살리기 사업(2권역) 환경영향평가서(초안)에서는 보 설치에 따른 영향 예측은 3줄로 간단하게 제시했다. 정체수역 발생으로 갈수기 수질이 악화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으나 녹조현상이 이렇게 심각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예측하고 있지 못했다. 또 가동보 설치로 정체수역 최소화 및 수질오염이 방지되며, 저층수 배출장치를 통해 수질오염을 예방하는 저감방안을 계획했다. 이와 같은 저감방안은 효과가 없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환경부장관은 환경영향평가법 제41조에 따라 이번 녹조현상과 같이 환경영향평가 협의 당시 예측하지 못한 사정이 발생해 주변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승인기관의 장 등과의 협의를 거쳐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장 또는 관계 전문기관 등의 장에게 재평가를 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

만약 식수까지 위협하는 정도로 심각한 녹조현상에 직면하고서도 환경영향평가법 41조를 발동하지 않는다면 환경부장관이 직무를 유기한다는 비난이 비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말 환경전문기자

한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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