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했으면 행동으로 보여야

사설 시민사회신문l승인2012.09.2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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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논란이 됐던 5.16, 유신, 인혁당 사건 등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박 후보는 이날 "저는 오늘 한 아버지의 딸이 아니라 새누리당의 제18대 대통령 후보로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과거사와 관련해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 섰다"며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박 후보는 "5·16, 유신, 인혁당 사건 등은 헌법 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 정치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후보는 “이로 인해 상처와 피해를 입은 분들과 가족들에게 다시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저 역시 가족을 잃은 아픔이 얼마나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공식적인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또한 "과거사 논쟁으로 사회적 논란과 갈등이 지속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맘으로 많은 고뇌의 시간 가졌다"며 "우리나라에서 자녀가 부모를 평가한다는 것, 더구나 공개적으로 과오를 지적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아시리라 믿는다"며 자신의 심정을 토로했다. 박 후보는 아울러 “그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저의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아픔과 고통 치유를 위해 모든 노력하겠다"면서 '국민대통합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가 유신독재에 책임이 있는 전직 대통령 가족이라는 사적인 관계를 떠나 공직선거 입후보자라는 공적인 입장에서 늦게나마 잘못된 우리 헌정사에 대해 전향적인 의견을 밝히고 관련 유가족들에게 공식 사과한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자 한다. 시민사회 일각에서도 박 후보가 5.16이나 유신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전보다 진일보한 역사적 견해를 표명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모습도 보인다.

하지만 시민사회는 이번 사과가 대선 국면에서 잘못된 역사관에 대한 비판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기자회견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떨치지 않고 있다. 박 후보가 이전에는 5·16과 유신, 인혁당 사건 등에 대해 가족이라는 사적인 관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반복해서 이들 잘못된 역사적 사실을 옹호하고 민주화 운동을 왜곡하는 역사관을 보여 주었다. 이로 인해 박정희 정권하의 민주화 운동과정에서 희생당한 사람들과 그 가족 등 동 시대를 살아온 많은 국민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안겨준 것 또한 사실이다.

논란을 부른 자신의 인혁당 사건 판결 관련 발언이나 유신시대 권력의 한 축이었던 퍼스트레이디로서 자신의 행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나 사과는 하지 않았다. 박 후보 ‘사과’의 진정성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박 후보의 ‘사과’에는 아버지 박정희에 대한 것만 있지 본인에 대한 반성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다.

박 후보는 74년부터 현재의 대통령 임기와도 같은 5년동안 ‘퍼스트레이디’로서 유신권력의 한 축을 맡고 있었다. 1975년 인혁당 재건위 사법살인이 벌어졌을 당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던 당사자의 반성없는 화해 제스처는 결국 희생자와 유가족을 우롱하는 것에 불과하다. 박근혜 후보는 정수장학회 사회 환원과 박정희 미화 기념관 등의 논란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조치에 나서야 한다. 그래야만 그의 사과가 진정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유신 퍼스트레이디의 반성없는 화해제스처라는 말도 들린다. 박 후보는 국민들에게 진정성을 보여주려면 말이 아닌 앞으로 이와 부합하는 행동을 구체적으로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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