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기초노령연금 2배 인상’ 공약뿐만 아니라, ‘4대 중증질환 100% 국가 보장’, ‘경제민주화’, ‘쌍용자동차 국정조사’, ‘고교 무상교육 등 교육공약’, ‘0-5세 무상보육’, ‘철도, 가스 등 공공부문 민영화’, ‘장애등급제 폐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공약들이 박근혜 정부 출범이후 7개월도 지나지 않아 줄줄이 파기되거나 대폭 후퇴되고 있다.

공약이 파기된 영역을 대표하는 노동·민중·시민사회단체가 1일 서울 광화문에서 “국민을 기만해 온 박근혜 정권의 본질을 만천하에 공표하고자 한다”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에 대해 관련 시민사회가 발끈하고 나섰다. 책임 있는 누구도 이러한 진실을 국민들에게 전하지 않고 있다는 판단이다.

공약이 파기된 영역을 대표하는 노동·민중·시민사회단체가 1일 서울 광화문에서 “국민을 기만해 온 박근혜 정권의 본질을 만천하에 공표하고자 한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초연금 공약후퇴를 중심으로 박근혜 정부의 공약파기 문제가 사회·정치적 쟁점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주의와 삶의 권리를 위해 집중·포괄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에 공감했다”며 “박근혜 정부의 공약파기와 민주주의·노동탄압에 대한 공동 대응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기초노령연금 2배 인상’ 공약에 대해 시민사회는 노후빈곤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국민연금 제도의 신뢰성까지 훼손하는 개악안으로 최종 결정되었다고 보고 있다. ‘4대 중증질환 100% 보장’ 공약 역시 의료비 부담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3대 비급여는 제외됐고, 오히려 영리병원 허용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철도 등 공공부문 민영화 정책도 마찬가지다. “국민적 동의나 합의 없이는 철도 등 공공부문을 민영화하지 않겠다”는 약속은 파기되고,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을 통한 철도 분할 민영화 정책이 강행되고 있다.

시민사회는 “박근혜 대통령이 24명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원인을 밝히고 그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쌍용자동차 국정조사를 수차례에 걸쳐 국민들에게 약속했다”며 “그러나 새누리당과 박 대통령은 대선 직후 손바닥 뒤집듯이 그 약속을 깨버렸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약속도 ‘무기계약직 전환’에만 초점을 둔 나머지, 실질적인 비정규직 차별 개선 조치와 간접고용 노동자에 대한 대책이 빠져 있음으로 인해 기만적인 미봉책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민사회는 이와함께 무상보육과 무상교육 공약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0-5세 전면 무상보육을 약속했지만, 무상보육에 소요되는 중앙정부의 재정책임을 외면하고, 영유아보육비에 대한 국고지원 비율을 확대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의 통과를 반대하고 있다. 또한 고교무상교육과 반값등록금은 이미 유보되었으며, 초등 무상돌봄교실 확대운영은 국고편성 없이 지방비에 전가하고, 방과후학교 무상운영 공약은 관련 예산을 전혀 편성하지 않았다.

장애등급제 폐지 약속은 지켜지지 않은 채, 중증과 경증으로 장애등급을 단순화시키는 방식으로 장애민중들을 기만하고 있다는 시각도 팽배하다.

시민사회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을 통한 빈곤의 사각지대 완화 약속도 결국 공염불이 되었다”며 “가장 근본적인 독소조항인 부양의무자 기준은 그대로 둔 채 통합급여를 개별급여로 쪼개고 급여량을 삭감해 대상자를 늘리는 조삼모사식 개악으로 국민들을 우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사회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 완전하지 않으며, 오히려 대단히 미흡하다고 판단한다”며 “그럼에도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복지, 교육, 노동, 경제민주화, 장애, 빈곤 분야 등의 공약은 한국 사회가 더 이상 불평등하고 야만적인 사회로 전락하지 않고, 그나마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민사회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한 약속을 반드시 이행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만약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필연적으로 범국민적인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도 엄중 경고했다.

아울러 시민사회는 “공약 파기는 단순히 선거 때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을 넘어, 한국 사회 전체의 공감대를 파괴하고, 나아가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정치적 프로세스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지지율이 높다는 이유로 현 상황에 대해 오판하지 않기를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설동본  @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