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전체 42건) 제목보기제목+내용
[한정선 l 금수회의록] 큰 걸음 걷는 집토끼
가을날, 산토끼와 집토끼가 밤나무산에서 알밤을 주워 담았다. 겨울식량 준비였다. 집토끼는 알밤을 걸망에 가득 채우고 흡족한 얼굴로 허리를 폈다. 집토끼는 흘끗 자신의 걸망과 산토끼의 걸망을 번갈아 보았다.집토끼가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산토끼의 걸망은...
한정선  2017-06-08 18:35
[한정선 l 금수회의록] 벼랑을 일구는 산양
씨를 뿌리는 산양이 있었다. 산양이 씨를 뿌리는 곳은 수직으로 깎아놓은 듯한 가파른 절벽이었다. 산양이 뿌리는 씨앗은 산양이나 염소들이 즐겨먹는 풀 씨앗이었다. 산양은 바위 사이사이에 씨앗을 파묻고 옆 바위로 건너뛰다 주르륵 미끄러지곤 했다.절벽 아래...
한정선  2017-05-24 18:55
[한정선 l 금수회의록] 헛기침하는 시궁쥐와 사자
사자의 갈기를 둥지로 삼은 쥐가 있었다. 숲속 시궁창에 살던 시궁쥐였다. 시궁쥐가 사자와 한 몸이 되어 동거 동락하게 된 것은 궁지에 빠진 사자를 도와주었기 때문이었다. 사자는 초식동물들의 언덕을 빼앗아 독차지 하려다 발을 헛디뎌 컴컴한 시궁창으로 빠...
한정선  2016-11-12 23:18
[한정선 l 금수회의록] 그대가 짊어진 것
집달팽이들이 일을 젖혀두고 훌훌 여행을 떠났다.집달팽이들은 풀밭을 지나면서 자기 등에 짊어진 집속에서 자루를 꺼내 풀었다. 자루에서 나온 것은 못미더운 자식들에 관한 한탄, 재산 불리기, 그리고 원한과 미움이었다.점심을 먹을 때에는, 가슴에 얹힌 모자...
한정선  2016-10-14 11:38
[한정선 l 금수회의록] 턱걸이 시험
불볕이 지글거리는 여름날, 개구리들이 개울가에서 턱걸이시험을 보았다. 아침부터 석양까지 나뭇가지에 턱걸이를 하면서 매달려 있어야 하는 인내시험이었다. 통과하면 개울 통행증을 받고 시원한 개울물에서 살 수 있었다.한 낮을 넘길 즈음, 많은 개구리들이 도...
한정선  2016-09-30 11:31
[한정선 l 금수회의록] 혀를 잘못 놀린 도마뱀
개구리들이 도마뱀을 파면하고 방죽에서 추방도 해야 한다고 소리쳤다. 도마뱀이 혀를 잘못 날름댄 때문이었다.“절대로 본심에서 한 말이 아니었습니다. 이 혀가 잠시 실수를 했습니다. 피로할 땐 이 혀가 미끄러져요. 이거 보세요. 아아..”도마뱀은 느린 혀...
한정선  2016-07-16 11:59
[한정선 l 금수회의록] 비스켓집
어떤 집의 문이 여닫힐 때마다 삐걱거렸다. 돌쩌귀에서 나는 소리였다. 문이 시끄런 소리를 내는 돌쩌귀를 야단쳤다.문은 점점 잘 여닫히지 않았다. 문과 문틀 사이가 버름했다. 날이 갈수록, 문과 문틀과의 사이는 크게 벌어지고, 억지로 세게 밀어 여닫는 ...
한정선  2016-06-09 21:04
[한정선 l 금수회의록] 개구리들이 뛰어가는 이유
황개구리들이 줄지어 우르르 뛰어가고 있었다. 풀밭에 엎드려 있던 초록개구리가 벌떡 일어나 뒤따르며 함께 가자고 소리쳤다.그러나 황개구리들은 눈 돌릴 틈도 없고, 멈추기도 힘든지 주먹을 그러쥔 채 앞만 보고 미친 듯 뛰어갔다. 맨 앞장을 선 황개구리는 ...
한정선  2016-05-30 18:47
[한정선 l 금수회의록] 우리를 잡을 생각도 하지 마
어느 봄, 온 마을이 확성기 소리로 떠들썩했다. 세상의 일꾼이 되겠다고 후보로 나선 사람들이 '두 마리 토끼 잡기 공략'을 벌이는 중이었다.그 무렵, 산토끼가 집토끼친구를 찾아 안부를 물었다. 토끼장 안에 엎드려 있던 집토끼의 대답이 심...
한정선  2016-04-06 13:08
[한정선 l 금수회의록] 기특한 학습
어떤 농가의 황소와 말이 티격태격했다. 마구간과 외양간은 흙벽을 사이에 두고 붙어 있었는데, 흙벽이 자잘한 구멍투성이였다. 말의 습관적인 뒷발질과 화가 나면 벽을 들이박는 황소의 뿔질로 인해 생긴 것이었다.말은 밤에 잠이 오지 않고 따분하거나, 무슨 ...
한정선  2016-03-21 18:21
[한정선 l 금수회의록] 입 무거운 토끼
토끼는 입가에 추를 매단 것처럼 말 수가 적었다. 개가 고양이를 구박해도 나무라지 않았고, 오리가 닭장 안의 모이를 훔쳐 먹는 것을 뻔히 보고도 닭한테 이르지 않았고, 수탉이 오리를 쪼아대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엔간해선 입을 열지 않아 누군가와...
한정선  2016-03-15 13:44
[한정선 l 금수회의록] 도토리 한 말
다람쥐들의 야산이 야단법석이었다. 홀로 앓다 죽은 늙은 땅다람쥐의 고목나무집 뒤꼍에서 나온 도토리 한 말 때문이었다. 늙은 땅다람쥐의 조카다람쥐와 청설모, 그리고 땅다람쥐의 이웃다람쥐가 그 도토리를 서로 자기 것이라 주장하며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도...
한정선  2016-02-17 16:37
[한정선 l 금수회의록] 가윗날과 사북
한 가윗날이 자신은 매일같이 날 끝이 시리도록 일하는데 누군가는 옆에서 팅팅 놀기만 한다고 투덜거렸다. 다른 가윗날도 뭘 하는지 날마다 바짝 엎드려 있는 사북을 곁눈질하며 하는 일도 없이 자기들한테 얹혀사는 누군가는 팔자가 좋다고 맞장구를 쳤다.두 가...
한정선  2016-02-03 14:56
[한정선 l 금수회의록] 공존의 이유
사마귀 두 마리가 잎사귀에서 한참 몸을 섞고 있었다. 꼬리를 붙인 채 공중회전하던 잠자리들이 하필 사마귀들이 교미중인 잎사귀 끝으로 달라붙었다.사마귀들이 잠자리들을 돌아보고 왜 꼽사리를 끼냐고 성을 냈다.“정신없이 여기로 온 거야. 우리 금방 떠나. ...
한정선  2015-09-18 16:38
[한정선 l 금수회의록] 잘생긴 코끼리
코끼리나라의 암컷코끼리들이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최고로 잘생긴 수컷’을 뽑기로 했다.암컷코끼리들이 정한 잘생긴 수컷의 으뜸조건은 큰 몸집과 긴 코였다. 수컷의 큰 몸집은 맹수를 물리치는 데 유리하고, 긴 코는 무거운 것을 나를 수 있으니까.수컷코끼...
한정선  2015-08-24 17:58
[한정선 l 금수회의록] 주먹 큰 원숭이
주먹 큰 아비원숭이가 나무 위에 앉아 한 다람쥐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다람쥐는 쪼르르 달려와 두리번거리더니 큰 나무 밑동 옆에 구멍을 파고 무언가를 집어넣은 다음 낙엽으로 덮고 사라졌다.아비원숭이가 펄쩍 뛰어 내려가 다람쥐의 구멍을 털어 올라왔다. 그...
한정선  2015-08-17 16:01
[한정선 l 금수회의록] 민달팽이 집
민달팽이는 집이 없었다.민달팽이는 비바람을 피하기 위해 집달팽이의 헌 고둥 집을 빌려 살았다. 여기 저기 옮겨 다니지 않아도 될 내 집을 갖고 싶었지만 달팽이세상의 집은 민달팽이가 평생 벌어 모아야 살 수 있을 만큼 비쌌다.그런데 집을 빌리는 값이 껑...
한정선  2015-08-11 13:32
[한정선 l 금수회의록] 게들의 천국
돌섬에 게 수가 부쩍 줄어 갯벌이 묘지처럼 괴괴했다.밀물 썰물에 쓸리며 사는 게들은 앞날이 막연해 아기를 낳지 않았고, 살림살이가 팍팍한 나머지 짝짓기마저 기피했다.“일꾼이 없으면 우리 게 나라는 망합니다. 출산율을 높일 대책이 시급합니다.”대표 게들...
한정선  2015-07-28 11:23
[한정선 l 금수회의록] 맛보기하는 염소
바람에 콩밭이 파도처럼 일렁거렸다.아비염소가 걸음을 멈추고 콩잎을 따먹었다. “밭주인이 알면 어떻게 해요?”새끼염소가 물었다. “몇 잎만 살짝 맛을 본 것이다.”아비염소의 대답에 새끼염소가 새순과 넝쿨손을 끊어먹었다.아비염소는 논귀에서 어린 벼를 맛보...
한정선  2015-06-30 10:40
[한정선 l 금수회의록] 보아 뱀을 우러러보는 오리들
오리들이 불룩해진 보아 뱀의 배를 보고 뱃속에 무엇이 들어 둥둥한 거냐고 물었다.“하늘이 들어와서 그래.”보아 뱀은 하늘을 향해 혀를 널름거렸다.보아 뱀의 대꾸에 아무 말이 없던 오리들은 잠시 후, 보아 뱀 속의 하늘도 파란색일 거라고 떠들었다.오리들...
한정선  2015-06-23 11:40
여백
시민사회신문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8290 서울 구로구 새말로 60 (구로동 산1-3번지) 10층  |  대표전화 : 02-3143-4161  |  팩스 : 02-838-5225  |   ingopress@ingopress.com
등록번호 : 서울 다 10706  |  등록일자 : 2013년 8월 26  |  발행·편집인 : 설동본  |  후원계좌 : 국민은행 7788-01-04-375819 (시민사회신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설동본
Copyright © 2007 시민사회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