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타워 민심이반

이승훈l승인2013.10.29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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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롯데월드타워 123층’을 해부한다

교통개선·수질환경·지역상권 대책 전무…‘국유지 사유화’ 논란까지

핵심구조물 균열·낙하사고 안전성 불구 건물 쌓기에만 몰두
인근 지하수 마르고 썪어 악취까지 나는 심각성에도 안하무인
주민여론 “건립 후 교통·환경 악화될 것” 부정적 인식 지배적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들어설 롯데월드타워 신축공사 현장.
뜨거운 감자 ‘롯데월드타워’가 논란의 꼬리표를 여전히 떼지 못하고 있다. MB정권 특혜 의혹이 다시 화두로 떠올랐고 특히 착공 전부터 우려했던 문제점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 지켜만 보던 민심도 요동치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 깨달은 자치단체·의회가 바삐 움직이며 대책모색에 나서고 있지만 쉽게 풀릴 기미가 안보인다.

롯데의 숙원 사업이었던 제2롯데월드타워가 지금 그 위용을 서서히 뿜어내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역 부근에 지상 123층 지하 6층의 메인 빌딩과 함께 주변 명품관(8층), 쇼핑몰(11층), 문화레저시설(11층)이 세워지는 대규모 공사가 한창이다. 내년 5월 명품관 에비뉴엘동 개관을 필두로 2016년 완공될 123층 타워까지 단계적으로 오픈할 예정이다. 이처럼 국내 최대 마천루 신축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롯데월드타워 사업 추진은 애초 순조롭지 못했다. 성남 공군비행장 활주로 각도까지 변경하게 만드는 특혜까지 받았지만 시민사회와 환경단체의 강한 반대에 부딪어 난항을 겪기도 했다. 그런데 상황이 변해 송파구민의 동조가 큰 힘이 되어 실마리를 풀어줬다.

이랬던 민심이 ‘공사 중지까지 불사하겠다’는 말도 나올 정도로 다시 급변했다. 롯데 측이 사전에 제시한 공약은 지켜지지 않았고 지역주민들 의견은 무시한 채 오로지 빌딩 짓는 것에만 열중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종 문제점이 양산되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이미 알려진 롯데월드타워 메가 기둥(핵심 구조물) 표면에 균열이 발생한 것과, 지난 6월 거푸집 낙하사고(인명피해 6명 발생) 등 안전성 문제는 계속 제기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교통개선 대책, 석촌호수 수질환경 문제, 지역상권 대책이 더욱 큰 문제로 대두됐다. 예전부터 여러 시민사회·환경단체에서 지적했던 문제점들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고질적인 교통정체 구간인 잠실사거리 교통개선 사항은 뚜렷한 대책이 없다. 교통량 분산 목적으로 계획된 탄천변 동측도로 확장사업과 올림픽대로 하부도로 미연결구간 개설 등도 언제 착공될지 미지수다. 또 대안 중 하나였던 잠실 지하도로 개설은 오로지 롯데를 위한 대책사업으로 ‘국유지 사유화’라는 논란만 불러왔다.

심각한 문제는 타워 지하공사로 인한 인근 석촌호수의 지하수가 고갈되면서 부패돼 악취까지 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송파구가 조사한 ‘롯데월드타워관련 주민여론조사’를 보면 타워 건립 후 교통과 환경은 ‘악화될 것이다’라는 반응이 지배적으로 많았다. 주민 대부분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내비친다. 상황이 이러한대 여전히 언론은 롯데월드타워와 관련, 각종 미사여구를 동원해 찬사 기사만 쏟아내고 있다.

주민 78% “롯데월드타워, 기업만 배불리기”
LWT 건립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적어 전전긍긍
문제점 ‘속출’ 해결책 ‘미궁’…타워 높이만큼 속터지는 송파
무늬만 ‘민원수렴공동협’, 주민 공감·신뢰 정책대안 마련 시급

송파구는 지난 9월 26일 롯데월드타워(LWT) 건립과 관련 송파구 구청 공무원, 주민 대표자, 롯데물산 직원 등 총 20명으로 구성된 ‘민원수렴공동협의회’를 발족해 공청회를 열었다. 송파구청이 의뢰한 <롯데월드타워 연구용역 보고회> 자료를 토대로 열띤 공방이 이뤄졌는데 서로 간 의견차만 있을 뿐 합의점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지난 17일에 2차 회의도 마찬가지였다.

<시민사회신문>이 입수한 <롯데월드타워 연구용역 보고회> 자료를 보면 송파구 주민의 여론조사도 포함되어 있다. △타워 건립에 대한 송파구민 인식 △타워 건립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 △주민들이 공감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 등 3대 핵심 사안을 놓고 송파구 9개동 주민들(1,212명)의 의견을 들어봤다. 분석결과 대다수 의견은 ‘회의적’이었다. 이 자료를 토대로 신축 롯데월드타워 건설에 따른 문제점들을 파헤쳐본다.

교통개선책 교착상태

먼저 ‘롯데와 지역주민 중 이익이 더 큰 집단’에 관한 질문에 응답자의 78.4%가 신축 타워 완공으로 인한 롯데의 이익이 주민의 이익보다 크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는 사업을 추진할 때부터 “타워 조성으로 인한 송파구에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내세웠지만 정작 주민들 생각은 정반대였다.

특이한 사항은 삼전동(83.7%), 잠실6동(82.9%), 방이2동(82.9%)에서 지역대비 더 높게 나왔다는 것이다. 이들 3개 동은 타워가 세워지는 인근 지역이다.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이곳 주민들 생각이 이렇다는 것은 롯데가 제시한 장밋빛 공약이 공허한 기대감만 주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역사회 각 분야별 타워 건립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악화될 것이다’라는 대답은 교통(92%), 환경(79.6%), 주변물가(51.7%), 지역사회 치안(38.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좋아질 것이다’라는 것에는 문화관광(84%)과 고용창출(65%) 등으로 응답했다.

타워 완공이후 주민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교통과 환경이다. 롯데월드가 포함된 송파구 잠실일대는 지난해 3월 외국관광객 유치 및 관광 활성화 목적인 관광특구지역으로 지정됐다. 제2타워가 생기면 관광수익이 연간 약 2억달러 이상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취지는 좋지만 문제는 가뜩이나 교통체증 유발지역인 이곳을 찾는 인원이 늘어날 경우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문제다. 여론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교통문제를 가장 우려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대책은 가장 미흡하다.

시민단체인 ‘녹색교통’ 자료는 현재 잠실사거리 출근시간 통행차량이 1만여대 정도인데 제2타워 완공 후 6만여대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교통개선 일환으로 계획된 것이 잠실길 지하차도, 잠실사거리 지하광장, 잠실역 지하 버스환승센터 조성과 함께 탄천변 동측제방도로 확대 및 올림픽대로 하부도로 연결 등 연계교통망 개설이었다.

우선 잠실사거리 교통량 증가에 따른 대책은 총체적으로 난항이다. 서울시가 주관하는 탄천변 동측제방도로와 올림픽대로 하부도로는 여러 문제가 걸려있어 착공도 되지 않고 있다. 특히 논란만 불러온 잠실길 지하차도는 쉽게 설명해서 제2타워 출입구를 만드는 것인데 지하도로를 개설해 연결된다. 문제는 원활하게 진출입을 할 수 있도록 기존의 지상도로를 폐쇄할 계획인데 잠실길 교통개선안이 아닌 온전히 롯데에 편의만 제공한 꼴이 되었다.

결론적으로 잠실일대 교통문제가 현재도 심각한 수준인데 앞으로 더욱 악화될 것은 누구나 알지만 지금까지도 롯데나 구청에서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한정된 면적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수요량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어 “앞으로도 효과적인 교통 대책이 나오기 힘들다”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다.

“환경 악화될 것”

신축 타워로 인한 환경분야에 대한 전망에서 전반적으로 ‘악화될 것이다’에 주민 79.6%가 역시 회의적이었다. 단순히 주민들 기우가 아닌 것이 실제로 타워 공사 시작과 함께 벌써부터 인근 주변의 여러 환경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석촌호수의 수질이 악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산책로 등 주민들이 가장 많이 애용하는 석촌호수는 2001년부터 송파구가 명소 사업대상지로 선정해 꾸준히 정화사업을 통해 국내 인공호수 가운데 수질이 가장 좋은 호수로 평가받은 곳이다.

하지만 석촌호수는 지금 수위가 점점 낮아지고, 심지어 수질이 오염돼 악취까지 풍기고 있다. 그 시점이 타워 공사이후부터 시작되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타워 지하공사로 인한 마구잡이식 파헤침으로 인근 석촌호수 수량이 상당수 유실되고 지하수 재생 능력도 떨어져 수질 악화에 이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직 구체적 증명은 없지만 롯데 측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송파구의 기후변화대응 전략은 향후 2020년까지 BAU대비 40%를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그게 가능하겠냐’는 문제도 제기된다. 제2타워가 건립되면 기하급수적으로 온실가스가 증가할 것이 불 보듯 뻔한데 이에 대한 대책이 없다. 송파구 행정정책 계획도 상당수 수정보완해야 될 상황이다.

끊임없는 안전사고 논란

지난 2010년 타워 공사 시작부터 안전사고 문제는 끊임없이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작업용 거푸집 추락사고로 근로자 6명의 인명 피해가 있었고 급기야 건물 메인기둥에 균열도 발생하는 등 안정성 논란까지 야기되고 있다. 최근 이러한 사고 원인이 “예초 시공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타워 가운데 우뚝 솟은 부분을 ‘코어월’이라 하는데 승강기 통로로 이용되고 있다. 이 코어월 부분과 균열이 발생한 주변 메가 기둥의 높이 차이가 3층~5층 이상 벌어지면 안되는데 지난 6월 거푸집 사고 당시 이미 두 부분의 높이 차이는 약 20층 정도 벌어진 상태였다.

시공 계획대로 공사가 진행되었다면 최대 5층 높이에서 떨어져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거푸집 사고 발생이후 시공법을 바꿔 공사를 재개하고 있는데 사고에 대한 우려의 시각들은 여전하다.

“공사중지 부를 중대사안”

주민 민원제기 잇따르면 의회차원 좌시 못해

인터뷰/ 임춘대 서울시 송파구의회 부의장

“롯데가 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요. 그래서 주민들은 피해를 무릅쓰고 롯데에 많은 부분을 양보했습니다. 특혜논란도 들리지만 최종적으로 제2타워가 건립할 수 있었던 것도 구민들의 힘이 컸죠. 우려곡절 끝에 공사가 진행중에 있는데 최소한 롯데가 제시한 공약만큼은 지켜야 된다고 봅니다.”
지난 1일 롯데월드타워 건립관련 특별위원회 행정사무조사 위원장으로 선출된 서울시 송파구의회 임춘대 부의장은 간절했지만, 한편으론 단호했다.
그는 “롯데가 약속한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는 게 하나도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주민들의 민원제기가 계속 나오는 만큼 의회에서도 좌시할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임 위원장을 만나 롯데월드타워 문제점과 대책마련, 그리고 향후 위원회에서 추진할 계획을 들어봤다.

-공정률 30%도 안되는 현시점에 도출된 쟁점 사항은 뭔가.
건립이전부터 제기된 최대 걸림돌은 교통문제였다. 알려진대로 현재도 잠실사거리 부근은 극심한 정체구간이다. 앞으로 더 심화될 것이 기정사실이다. 그래서 이런 교통대란을 막고자 탄천변 동측도로와 올림픽대로 하부도로 등 연계교통망을 만들자는데 협의했다. 타워는 저렇게 올라가는데 도로 공사는 캄캄 무소식이다.
또 잠실길 지하차도를 지어 문제를 해결한다는 취지인데 대책이라기보다는 ‘석촌호수 롯데 사유화’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논란만 가중시켰다. 교통부문에서 또 하나의 문제점으로 대형버스 주차 해결책이 있다. 놀이공원을 찾은 관광버스들이 주변에 주차장이 딱히 없어 석촌호수 주변에 맴돌고 있는데 교통체증의 주범 중 하나다.

-현재 상황도 이러한데 제2타워가 건립되면 어떻게 되겠는가.
롯데 측은 이 부분에 전혀 대책이 없다. 겨우 60대 정도만 주차할 수 있는 지하주차장 건설만 생각한다. 공사가 진행되면서 생긴 문제점도 있는데 석촌호수 지하수가 고갈되어 급기야 썩어서 악취까지 난다. 이 부분은 좀더 원인분석을 해봐야겠지만 7만여평이 넘는 넓은 대지에 타워 건립에 따른 6층 높이의 지하를 파헤쳐서 옆에 있는 석촌호수 지하수가 새 나가거나 자생 능력도 떨어지다 보니 오염되고 있는 거다. 이는 시급한 환경문제로 공사 중지까지 불사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 ‘석촌호수 사유화 논란’은 무슨 말인가.
건축 공사와 병행해 석촌호수 동호 윗길 잠실길에 358m의 지하도로가 조성되는데 지상호수와 연계해 보행테크를 지을 계획이다. 지하도로는 차량이 통행하는 제2타워 진·출입로를 만들고 기존 지상도로 4차선보다 넓어진 8차선으로 조성된다. 문제는 준공되면 기존 지상도로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교통문제 해소에도 도움도 안 될뿐더러 도로는 엄연히 국유지인데 오로지 롯데 입장에만 맞춰 조성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 구의원이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 구민 불편 민원이 계속 제기되는데 송파구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다.
그동안은 송파구에서 유연하게 대처했다고 봐야한다. 때문에 잘못된 부분이 시정되지 않고 있는 것인데 구청이나 우리 의회가 이제는 강경하게 펼쳐 나가야 한다. 특별위원회를 발족한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주민 여론조사가 ‘롯데가 구민보다 이익이다’라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나왔다.
당연한 결과다. 롯데 측은 그동안 자신들이 이익을 줬던 부분만 생각하지 주민들 피해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제2타워가 건립되면 큰 혜택은 롯데와 서울시다. 국내 최고 마천루 빌딩에 비하면 송파구에서 거둬들이는 세금은 생각보다 적다. 관광객들이 많아지면 지역 내 부가창출이 늘어난다는 장점은 있지만 지금과 같이 일방적인 추진계획은 송파구와 구민에게는 자치 이익보다 피해가 더 큰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도 있다.

-건립 반대 의사가 분명히 있는가.
제2타워가 완성되면 분명히 송파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크나큰 자랑거리다. 그렇기 때문에 건립 자체를 반대할 의도는 없다. 이와 유사한 해외 선진국 사례를 보면 지역주민의 이익과 참여를 우선 고려해서 완성했다고 한다. 구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함께 만드는 것이 모두가 윈윈 관계가 되는 보다 효율적인 ‘슈퍼타워’가 탄생한다고 보면 된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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