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개발공약 현실성 낮다

경실련 “지역주민 표 모으기 위한 현실성 없는 공약에 속지 말아야”

6.4지방선거에서 후보들이 철도개발에 대한 공약을 내걸고 있지만, 공약 대부분이 현실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후보들은 또 국비지원에만 의존, 재원조달 방안도 실혀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경실련이 6.4지방선거 광역자치단제 후보들을 대상으로 개발공약의 적절설과 가능성을 보고자 철도관련 공약들을 분석한 것에서 밝혀졌다.

경실련에 따르면, 대부분의 후보들이 제대로 된 타당성 조사 없이 공약을 제시하고 있었다. 또한 재원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수치와 조달방안을 밝힌 후보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결국 당선이후 과거 수많은 선례와 마찬가지로 지켜지지 못하는 헛공약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후보들의 경우 수도권 전철 노선의 무분별한 연장을 공약하고 있지만, 대부분 과거 타당성 조사에서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 노선으로 밝혀졌다. 사업타당성을 평가하는 비용대비편익 비율(B/C)이 과거 0.3으로 나타난 사업조차 공약에 포함된 경우도 있다.

서울시장 후보들이 공통으로 제시한 신분당선 연장의 경우, 2011년 완공 돼 올해로 3년째지만 수요예측 실패로 당초 예상했던 수익의 40%를 밑돌고 있다. 운영사의 누적손실은 2012년 말 1341억 원에 달하고 외부 차입금은 7400억 원이다. 지난해 감사원에 따르면 용산개발 무산으로 용산-강남 연장조차 타당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이러한 상황에서 노선 연장에 투입되는 세금, 민간투자와 이를 통한 승객수요 증가가 어느 정도 가능할 것인지 면밀한 판단 없이 단순히 광화문, 은평 등으로의 연장을 통해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은 추후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경기지사 후보들의 무분별한 수도권 전철 연장은 차지하고서라도, 남경필 후보의 GTX 원안 추진, 김진표 후보의 경기하나철도는 모두 수조원의 막대한 예산을 필요로 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두 후보 모두 사업성이 있는지, 재원은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없이 국비지원 만을 제시하고 있다.

인천지사들의 지하철 청라, 검단 연장도 KM당 1천억 원에 육박하는 지하철 건설비용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 아무런 언급이 없다. 국비를 제외하고도 인천시가 부담해야 할 금액은 1조원으로 추정된다.

경남지사들이 공통으로 제시한 남부내륙철도의 경우 이명박 정부 당시 B/C가 0.3이 나온적이 있다. 충북지사들이 제시한 충청신수도권급행열차, 충북순환고속화철도망도 수도권에서 조차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 GTX사업이 지역에서 사업성을 갖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부분의 후보들이 면밀한 검토없이 국비, 지방비 등 뜬구름 잡기 식으로 재원 조달을 공약함에 따라 차후 실현 가능성이 더욱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국비 지원은 B/C가 1을 넘어 타당성을 인정받아야 하지만 공약으로 제시된 대부분의 노선은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쉽지 않아 보인다. 당선 이후 예산 확보를 위해 지자체간 갈등만 초래할 위험이 높다.

경실련은 “후보자들은 자신들의 개발공약 실현을 위해 어떠한 방식으로 재원을 마련할 것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단순 국비, 시비 등 구체적 방안없는 재원조달 주장은 추후 헛공약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또 “재원 조달 계획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을 강제하고 이를 선거공보, 공약서 등에 표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실련은 아울러 “뉴타운, 경전철, 민자사업 등 수많은 개발공약은 시민들의 삶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등 그간 전문성 없는 선출직들의 장밋빛 개발 공약으로 인해 막대한 예산이 낭비되고 사회갈등이 반복되어 왔다”며 “선출직 공무원의 개발공약 금지 입법화와 전문가들이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사업타당성을 검토하고 추진할 수 있는 ‘(가칭)국책사업위원회’의 상설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