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가 옆으로 걷는 이유

한정선의 금수회의록 한정선l승인2015.05.13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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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림한정선 그림

게가 거품노래를 부르며 바다 밑을 느릿느릿 걷고 있었다.

“아무래도 넌 비정상이야.”

가재가 게걸음을 트집 잡았다.

“뭐가?”

게가 눈을 길게 빼고 물었다.

“눈은 앞에 달렸으면서 옆으로 걸으니까 그렇지. 모두가 앞으로 향해 걷는데 말이야. 저 물고기들을 봐. 앞을 향해 달리고 있잖아.”

가재는 무리지어 몰려가는 물고기 떼를 가리켰다.

“모두가 앞으로만 달리니까 난 옆으로 비껴가는 거야. 옆으로 벗어나 보면 못 봤던 걸 보게 되어 신나. 너도 요렇게 한 번 걸어봐.”

게가 집게발을 들고 옆으로 총알같이 쌩 달렸다.

가재는 게걸음을 따라 하다 발딱 몸이 뒤집혀 집게발 춤을 추었다.

한정선  helimse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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