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 한 말

한정선의 금수회의록 한정선l승인2016.02.1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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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림한정선

다람쥐들의 야산이 야단법석이었다. 홀로 앓다 죽은 늙은 땅다람쥐의 고목나무집 뒤꼍에서 나온 도토리 한 말 때문이었다. 늙은 땅다람쥐의 조카다람쥐와 청설모, 그리고 땅다람쥐의 이웃다람쥐가 그 도토리를 서로 자기 것이라 주장하며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도토리는 늙은 땅다람쥐가 나중에 먹을 요량으로 도토리 한 줌씩을 매번 구멍을 파고 숨겨둔 것이었다. 그러나 건망증이 심해 그것을 까마득히 잊었다. 땅다람쥐가 죽은 후, 그에게 자식이 없어 고목나무집은 조카 땅다람쥐에게 상속되었고, 조카다람쥐는 고목나무집을 청설모에게 팔았다.

청설모는 자신의 집 뒤꼍에서 나온 도토리이니 자기 것임이 맞다하고, 늙은 땅다람쥐가 앓아누웠을 때 단 한 번도 찾아보지 않았던 조카 땅다람쥐는 삼촌이 제사 몫으로 물려준 유산이라 설레발치고, 뭔가 가져 갈 게 없나 뒤져보러 고목나무집에 들락거렸던 이웃다람쥐는 병든 땅다람쥐의 집을 수시로 돌아봐주었던 것을 내세워 도토리 가질 자격을 운운했다.

멧돼지가 소란스런 야산으로 달려와 재판을 했다. 한참 도토리를 되작거린 멧돼지는 도토리에 누구의 것이라는 어떤 표시가 없으니 숲으로 돌려주어야 마땅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도토리를 몽땅 숲으로 가져가 쩝쩝 먹어치웠다.

한정선  helimse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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