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7개 금융공기업 기관장들이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탈퇴를 선언했다. 그런데 금융노조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이들 7개 금융공기업들의 사용자협의회 탈퇴를 종용했다고 한다. 금융산업협의회가 열리기 전날인 29일에 금융위원회가 대표자들을 불러 사용자협의회 탈퇴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산별노조와의 교섭거부 행위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며 금융위원회는 이를 사주한 꼴이 된다.

불법행위를 서슴없이 자행하면서까지 산별교섭을 무력화시키려는 금융위원회의 작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산별교섭제도는 동일산업 동일 근로조건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차별을 없애고 사회적 갈등을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한다. 금융산업 노사는 지난 2000년부터 산별교섭을 시작해 올해로 17년째 산별교섭을 진행해 오면서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등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그동안 힘들게 정착시켜온 노사관계를 금융위원회가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번에 금융공기업 대표자들은 현재의 산별교섭 형태로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강제하는 “성과연봉제의 기한 내 도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협의회를 탈퇴하고 개별 협상을 통해 성과연봉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강제하는 성과연봉제로 말미암아 금융 노사가 극심한 노사갈등을 야기하고 있는 것이니 그 책임은 정부에게 있다.

금융공기업들이 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하더라도 임단협의 노조측 교섭권은 금융노조에 있기 때문에 금융노조가 교섭권을 지부에 위임하지 않는 이상 개별협상을 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 이를 모를리 없는 기관장들이 이번 탈퇴를 기획하고 실행에 옮긴 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금융위의 압박 때문이다. 노사간 자율로 결정할 문제에 금융위가 개입하는 것은 관치금융의 전형이며 단체교섭권을 침해하는 행위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산업 노사에 대한 산별교섭 방해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정부 또한 금융·공공기관에 대한 성과연봉제 강제도입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 금융공기업 사용자들은 성과연봉제 강제 도입을 중단하고 성실히 산별교섭에 임하라. 한국노총은 금융공기업을 비롯한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강제도입에 맞서 전 조합원과 함께 총력 투쟁 할 것이다. (2016년 3월 31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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