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양성제도가 사법시험 제도에서 로스쿨 제도로 변경됨으로 인하여 여러 측면에서 커다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관한 전반적인 검토와 충분한 논의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로스쿨에 관한 논의는 온통 총입학정원에 관한 문제 뿐이어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로스쿨 총 입학정원에 관한 무수한 논의는 일단 교육부의 첫해 2천명 선발 확정으로 일단락되었다. 법조계와 법학계라는 양 집단에 휘둘리고 ‘적정 변호사 수’를 국가가 통제해야 한다는 국가후견주의에 입각한 교육부의 결정은 타당하지 않다고 보여진다.

변호사는 단순히 금전적인 이익 추구만을 하는 상인이 아니라 변호사법 제1조에 명기되어 있듯이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하고 있는 ‘공공성을 지닌 법률전문직’이다. 변호사는 법률전문가로서, 법을 다룸에 있어서 법이 추구하는 이념인 자유와 평등, 그리고 사회정의가 실현할 사명을 변호사 자격 자체로 부여받고 있는 것이다. 변호사의 사명과 법의 이념이 그러하므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권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은 일부 ‘인권’변호사나 ‘공익’변호사의 활동에 그칠 사안이 아니라 모든 변호사들의 기본적인 정신과 덕목으로 기능하여야 한다.

따라서 변호사의 양성을 담당하게 될 로스쿨에서는 그와 같은 변호사의 사명에 부합하고 법의 이념이 실현될 수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할 책임을 진다고 할 것이다. 일각에서 제기되어왔던 로스쿨 제도로의 전환을 반대하는 강력한 논리가 고비용의 로스쿨 교육으로 인하여 부가 대물림되고 신규 변호사들이 공익과 인권은 도외시하고 영리만을 추구할 소지가 있다는 점이었음을 감안하면 정부와 로스쿨에서 이에 관한 심도있는 고민과 대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로스쿨 설치와 운영의 근거법령인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3조에는 로스쿨의 교육내용 중 ‘실습과정을 통하여 학생에게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떠한 실습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을 것인지는 로스쿨만의 몫은 아니다. NGO들 또한 로스쿨에서의 외부 실습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 제공하여야 하고, 이를 통해 학생들이 진정 ‘공공성을 지닌 법률전문직’으로서의 변호사로 배출될 수 있도록 기여하여야 한다. 법조인 양성이 사법시험에서 로스쿨로 바뀌는 것은 NGO들에게 위기이자 기회인 것이다.

로스쿨에서 다양한 경험과 능력을 더욱 전문화시킨 변호사, 세계화 시대에 부응할 수 있는 변호사 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권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할 수 있는 변호사를 양성할 수 있도록 NGO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염형국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변호사

염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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